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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불교출판의 미래와 전망 / 윤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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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출판의 미래와 전망
1. 불교출판의 현황
오늘날 불교출판은 미래가 없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한국불교의 비이성적 풍토가 출판은 물론 더 나아가 한국불교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역사 이래 한국불교는 지나치게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는 선 우월주의에 경도되어 왔다. 그 결과 ‘참선을 하는 사람은 상근기(뛰어난 기질의 소유자)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하근기나 하는 짓’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불교인들로 하여금 책을 읽지 않게 했다. 악습의 폐단이다. 심지어는 일반 신도들에게까지도 “책(불서)을 읽으면 알음알이가 생겨서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는 무차별적인 법어가 범람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일반 불자들의 불교에 대한 지적수준은 거의 무지(無知)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책을 도외시하는 이러한 현상은 결국 우리 불자들의 ‘불교에 대한 지적수준 부실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선 각 사찰에서 운영하고 있는 불교교양대학을 본다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신도교육을 하고 있다. 일반 불자들에게 불교교육은 입문 수준, 교양 수준, 종교의 대사회인 문제 수준, 응용 수준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사찰에서 운영하는 불교교양대학의 커리큘럼을 본다면 동국대 대학원과 같은 전문적인 수준이다. 유식학 등 학문적인 것은 보류하고 우선 부처님의 생애,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등 기본적인 교리를 자기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교출판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것은 결국 한국불교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종교는 과거처럼 맹신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맹신은 시대 변화에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범불교적으로 불서읽기운동을 전개하여 무작정 신앙에서 불자 개개인마다 지식층이 되는 ‘불자 지식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발전적인 대안이 없다면 바람직한 기획출판은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교출판은 겨우 현실을 지탱하는 정도에 머물게 될 것이다. 2. 불교출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대안
현재 사찰에 도서실이나 도서관이 있는 곳은 석촌동 불광사, 해인사 등 각 강원, 그리고 몇몇 종단 정도이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등 총무원에도 도서실 규모는 있을지 모르지만 도서관 규모는 없는 줄 안다. 각 강원의 도서실도 마찬가지다.
2) 불자 가정마다 108권 불서 장서 및 독서운동
현재 불자 가정을 살펴본다면 소장하고 있는 불서로는, 사찰에서 나누어 주는 법보시 책 (주로 금강경, 천수경, 불자지송 등) 몇 권이 있을 뿐, 불교에 대한 교양이나 입문서 등 지식을 습득할 만한 책은 드물다. 불자 부실화, 불량 불자의 대표적 예이다. 이것은 자신이 불교나 부처님 가르침을 알기 위하여 구입하는 책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독서를 하기 위하여 돈을 주고 사는 책은 드물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사자로서는 불교를 무작정 믿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며, 또한 한국불교로서는 미래가 밝지 못함을 말해 주고 있다. 한국불교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방안이자 불교출판 활성화 방안이기도 하다.
3) 대형 불교서점 설립 현재 서울에는 대형 불교서점이 없다. 최소한 총무원이나 조계사 주변에는 대형 불교서점이 있어야 한다. 조계사 주변은 한국불교의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서 불교문화의 1번지이다. 이곳에 대형 불교서점(100평 이상)이 없다는 것은 한국불교로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知的인 불교가 못 된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현재 조계사 앞에 있는 20여 곳의 불구 가게 중에서 불서만 취급하는 곳은 경서원(3평 정도 공간) 뿐이다. 기타는 불교용품 전문점으로서 책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 경서원은 3평 정도로서 한국불교출판의 모든 것을 보기엔 역부족이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에도 불서공간은 극히 작은 공간으로서 전체 불서의 30% 정도만 구비하고 있다. 참고로 기독교서점은 서울에만 300평 이상 규모가 30여 개나 있다. 대형 불교서점, 전문 불교서점 설립문제는 불교출판계가 앞장서고 총무원에서 장소를 제공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조계사나 전국신도회에서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4) 불교출판상을 제정
불교출판문화상을 제정하여 1년간 출판된 불서 가운데 가장 명저라고 생각되는 책에 대하여 시상하는 방안은 특히 문화부에서 검토할만한 일이다. 현재 불교출판과 관련된 상은 보리방송모니터(대표 김재일) 뿐이다. 이 상은 불교언론문화상 가운데 하나로서 저자에게 시상하며 상금은 300만원이다. 이 상은 독립된 상이 아니다. 따라서 조계종 총무원에서 주최하는 불교출판문화상과 저작상을 제정하여 시상해야 한다. 이것은 불교서적을 출판하는 불교출판사와 일반 출판사에 상당한 모멘트가 될 것이다.
5) 법회나 설법할 책을 소개
법회나 설법할 때에도 막연히 ‘악행을 하지 말고 선행을 해야 한다’ 또는 ‘마음을 찾으라’는 형식의 설법이나 법회보다는 구체적으로 불교교리 등 입문과정을 중심으로 해야 하며 일정한 책을 선정하여 그 책을 중심으로 신도교육에 임해야만 올바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기타 좋은 책을 자주 소개해야 한다. 책을 통하여 불자들을 교육시키지 않는다면 체계적인 교육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 전국 사찰에 불서판매 공간 확대
전통사찰 이상의 사찰에는 대부분 불교용품 판매처가 있다. 불서를 함께 취급하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그런데 점진적으로 불서 진열 공간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매출이 기타 불교용품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사찰경내에서 사찰에 운영하는 판매처에서 매출 때문에 불서판매 공간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불서 판매는 포교의 일환으로 생각해야 한다.
7) 기타 불교출판의 문제점으로 출판사의 열악한 재무 구조, 기획력 부족, 홍보 부족 등이 있다. 또 글을 쓰는 저자들이 읽힐 수 있는 글, 독자를 의식한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어렵게 또는 자기도취적인 어려운 글을 쓰고 있다는 데도 큰 요인이 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에서 불교출판에 대하여 논의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벌써 관심을 가져야할 일이다. 불교출판은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출판문화가 발전하지 않고 기타 문화의 발전은 지식이 빠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 이전에 불교출판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긍정적이다.
* 불교문학상에 대하여는 문학계에서 두 분이 나오셨으므로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나 보다는 그 분들이 훨씬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상이 그러하듯이 상이란 상금이 일정부분 뒷받침되어야 하고 다음은 선정이 엄격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충족된다면 권위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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