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은 1일 ‘세계 환경의 날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환경보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국가환경생태시료은행’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윤성규 국립환경과학원장은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수십 만 년 전 지구역사의 비밀을 푸는 보물창고가 되고 있다. 환경 분야의 이러한 타임캡슐이 곧 환경생태시료은행일 것”이라며 올해 착공해 2010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임을 전했다.
환경생태시료은행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질을 평가하고 기록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샘플의 기록저장소다.
또 샘플을 수집한 후 수년간 사용가능하고, 새롭고 향상된 분석 기술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과거에 중요하게 생각지 못했던 물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환경 분야의 경우 분해되지 않는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을 줄이고 규제하기 위해 과거 정부가 취한 조치들에 대한 효력을 확인할 수 있고,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주요한 장기적인 관찰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윤 원장은 또 “미국·독일·일본 등지는 이미 1970년대 말부터 국가환경생태시료은행을 건립,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오염에 의한 생태계 영향을 시대별로 역추적 해 인과관계를 규명해 냄으로서 환경보전에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해오고 있다”며 환경생태시료은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규용 환경부차관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차원의 환경생태시료은행 건립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전하고 “선진사례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세계제일의 시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환경생태시료은행 활용가치 상당
얼마 전 유엔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PC)보고서는 현 수준으로 지구기온이 상승하면 2050년 20억명 이상의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지구상 생물 가운데 20~30%가 멸종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종 멸종에 대처하기 위해 생물자원보전종합대책을 추진 중이고, 지난 2004년부터 육상 4개 지역(점봉산·지리산·남산·월악산), 담수 3개 지역(낙동강·한강·우포)을 포함한 11개 지역에 대해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환경오염과의 상관관계 규명, 생물다양성 변화를 연구하는 국가장기생태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매년 약 10만종의 화학물질이 생산되고, 이들이 생태계에 노출 돼 야생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 피해를 일으키고 있어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환경보건정책 종합계획을 수립해 정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나, 환경부가 추진 중인 다양한 정책의 효율성을 위해서도 환경생태시료은행의 활용가치는 상당할 것이라 전한다.
김명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과거와 현재의 ‘환경의 질’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분석방법의 질을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다”며 국가환경생태시료은행의 효용가치에 대해 답했다.
김 연구관은 또 “타임캡슐로서 환경영향평가사업, 계획 및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는데 기여할 것”이며 “환경생태시료 역추적 분석을 통해 환경모니터링·생태 위해성평가 및 건강영향평가의 신빙성을 향상시킬 것”이라 덧붙였다.
덧붙여 미국 해양환경생태시료은행 폴 벡커 박사는 “환경오염, 생태계 구조 및 기능의 변화, 동물 군집의 유전적 분리, 해양 동물 건강상태의 시간 및 지리적 추세 등과 관련된 문제를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연구시료 자원을 제공한다”며 환경생태시료은행의 역할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