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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ya - Orinoco Flow
★★★ 2011년 한비야와 의기투합할 '용자'를 찾습니다!
[안 기자의 '미션 임파서블'] 2011년 책 100권 읽기
프레시안. 2011-01-07(금) 오후 7:43:48
정치인도 기업인도 연예인도 '악플' 범벅을 피해갈 수 없는 인터넷 공간에서 그의 이름만은 유독 청정한 검색 결과를 자랑한다. 여대생의 롤 모델 1위이자 톱스타 이효리도 만나고 싶다는 한비야 씨. '닮고 싶은' 포인트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경력과 오지에서의 경험이겠지만, 모두가 그처럼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걸을 수야 없다.
다만 한비야처럼 '책'을 집어들 순 있다.
"독서라는 기적. 나는 기호들이 까맣게 적힌 종이뭉치 하나를 건네받는다. 나는 그 종이들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기막힌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가 이런 말도 하지 않았던가. 책 읽기가 기적이란다. 한비야 씨의 남다른 여행 경험 밑에도 독서라는 내공의 원천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1년에 책 100권 읽기 운동 본부가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본부장을 맡겠다"는 말을 달고 산다. 열일곱 고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 추천해 준 '100권 목록'을 마스터하며 현재까지 매해 그것을 실천해 왔다는 그에게 어울리는 직책이다.
금연도 다이어트도 좋지만 이번 새해, 책 100권 읽기 계획은 어떨지. 유명 인사를 '무작정' 따라 하기는 거부감이 든다면, '작정'하고 따져 보면 될 일이다. 일단 결코 손해 볼 일 없는 계획이다. 돈도 많이 들지 않으며, 공간은 내 방이면 족하다. 또 '인생 선배'들이 그토록 입 모아 추천하지 않던가. 책 좀 읽으라고.
그렇다면 100권이 적절한가. 글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순위를 그렇게나 신경 쓰는 나라에서 성인 연평균 독서량이 꼴찌 수준인 10.9권이라니, 100권은 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자칫하다 독서가 아닌 흰 바탕에 검은 글씨 구경 된다. 그러나 한비야 씨는 "권수 세는 데 매몰돼도 좋으니 일단 시작해 보라"고 등을 떠민다.
책 담당 기자가 글쎄…
마침 서평 팀 3개월 차로 접어든 기자, 매주 밀려드는 수십 권의 신간 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처음에는 신간 종이 냄새만 맡아도 쪼르르 달려갔지만, 이제는 책상을 메운 책들한테 멱살이라도 잡힐 것 같아 현기증 난다.
▲ 한 해 책 100권 읽기를 적극 권장하는 한비야 씨. ⓒ뉴시스
지난해 10월 말 선물 받은 100칸짜리 독서 일기장을 열어 보니 문제는 더 심각했다. 2개월 간 얼추 4분의 1은 채웠지만 분야는 문학과 인문·사회과학 단 두 개였고, 그마저 내용이 제대로 떠오르는 건 서평을 쓴 책뿐이었다. 2년 전도 아니고 2개월 전인데!
앞장을 칼로 잘라내고 시작 일시를 2011년 1월로 고쳐 썼다. 계획이 아니라 망상에 가까웠던 다른 새해 계획은 싹 다 잊기로 했다. 일단 이 100칸이나 '제대로' 채워보자. 트위터 모임 '소셜 북-함께 읽어요(☞바로 가기)'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입한 249명이 신앙 간증이라도 하듯 모두 "이번 해엔 꼭 읽고야 말겠다"며 2011년 처음 잡은 책 제목을 소개한다. 기자도 빌 헤이스의 <불면증과의 동침>(이지윤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을 마중물로 부으며 100권 읽기에 돌입했다.
왜 '100권'인가?
파워 트위터러 '소셜홀릭'(@Social_Holic)은 지난해 12월 31일 "2011년에 책 100권 완독하실 분은 제게 답 글 주세요~"라는 글을 남기면서 이 모임을 개설했다. 소셜 홀릭도 100권 읽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왜 100권이냐"는 질문에 그는 "100권에 도전하면 1년 동안 최소 2~30권은 읽으리라고 본다"며 "함께 읽기를 통해 다독을 장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역점 사업으로 구내 독서 문화 정착을 추진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운동 이름에도 '100권'이 붙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선거 당시 공약이기도 했던 '북 스타트 100권 읽기 운동'이 그것이다.
도서관 추천 도서를 읽은 구민들이 도서관 스태프들과 책과 관련한 간단한 대화를 나누면 도장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해 '기적의 도서관'을 벤치마킹했다. 문화과 김민호 주무관은 "책 많이 읽자는 막연한 슬로건은 너무 소극적인 행정"이라며 "100권을 완벽하게 읽어야 한다는 건 아니고, 상징적인 의미"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구랍 말 중국으로 떠난 한비야 씨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그 운동들, 더 부추겨야 한다"며 기뻐한다. 한 씨가 보는 '100권' 역시 상징적이지만 좀 더 구체적이다. 그는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 되는, 늘 책 주변에 둘러싸여있을 수 있는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만치 않은 것은 알지만, 목표를 세울 땐 약간 높게 잡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험자에게 물었더니 역시 '현실적인 목표'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씨의 영향을 받아 목록 100칸이 담긴 독서 일기장 <보물상자>(샨티 펴냄)를 펴내기도 한 '도서관친구들' 여희숙 대표는 "매일 30분 이상 읽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07년 마음먹고 인문학 관련 책읽기에 도전했던 대학생 윤원장(26) 씨도 무난하게 102권을 독파했다. 대학생 홍명교(29) 씨는 20개월 군 생활 동안 자투리 시간을 아껴가며 목표했던 200권 가운데 192권을 읽었다.
물론 야근과 회식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반 직장인에게 대학생들과 같은 처방을 내놓긴 어렵다. 다만 이들 모두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단 세워 보고 나니 달성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T 업종 종사자 유현지(35·가명) 씨는 "아무리 느슨하더라도 계획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대학생 박시열(26) 씨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숫자? 집착해도 괜찮다"
그러나 계획 독서에 대한 거부 반응도 만만찮다. 고교 시절부터 다독가로, 아직 학생이라 독서에 여유만만인 지인 A는 기자의 계획에 코웃음을 친다. '즐거운 독서'를 강조하는 그는 "그러다 나중엔 리스트 채우느라 얇은 책만 울며 겨자 먹기로 보는 것 아니냐"며 90권이 넘어가는 만화책 <더 파이팅>부터 읽으라고 야단이다. 확실히 조바심 잘 타는 성격상 숫자에 매몰될 공산이 크다.
▲ 여희숙 도서관친구들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그러나 도서관친구들 여희숙 대표는 자신도 원래 숫자를 정해 놓고 하는 독서에 거부 반응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으나, 교사로 재직하던 당시 '100권 계획'으로 독서 지도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추천 도서를 하나씩 읽어 가는 과정에서 너무도 기뻐했기 때문이다. 여 대표는 한 마디로 정리한다.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한비야 씨는 아예 "권수에 집착해 봐도 괜찮다. 무조건 시작하라"고 말한다. 숫자에 매몰되는 것도 시행착오요, 사람에 따라선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는 처음으로 100권 읽기에 도전했던 당시 "영양이 골고루 잡힌 전인적인 독서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100권을 읽는다는 목표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씨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조금도 나쁘지 않아요. '무조건 이번 해엔 100권을 읽겠다'고 결심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숫자에만 집착해서 해 보니 안 좋았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겁니다. 다독도 하고 독서 내용도 좋으면 완벽하겠지만 일단 하나를 택하세요. 어떤 방법이 하고 난 뒤 가장 기분이 좋은지, 자신이 어떻게 해야 만족하나 연구하면서 일단 시도해 보는 거죠."
"수능 시험처럼 1년 하고 말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한 씨는 되묻는다. 그의 말대로 이 '실험'은 장기적인 관찰과 판단을 요구한다. 유현지 씨는 100권 읽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은 경우다. 대학 시절 4년간 매해 100권을 읽은 그는 "달성하는 순간 뿌듯한 순간도 잠시, 단순히 숫자를 채우기 위해 읽은 것은 없었는지 점검해 보게 됐다"며 "지금은 절대적인 양이 줄더라도 한 권을 읽어도 더 천천히, 깊이 있게 읽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록이 나를 자유롭게 하리니!
사전에 작성하는 '목록'도 중요하다. 지난해 경희대학교의 한 단과대학에서 교양 필독 도서 80권을 제시하고 일종의 독서 '인증제'를 도입했더니 학생회가 "강제적인 독서"라며 크게 반발해, 회장단의 단식 투쟁으로 이어졌다. 준비 덜 된 제도를 시행하는 탁상 행정도 '인증제'도 문제였지만 단과대학 학생 전체에게 일괄적인 목록을 적용한다는 데 저항이 컸다.
그러나 자신만의 목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윤원장 씨는 오히려 자율적인 독서를 위해 "좋은 추천 도서 목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체계적인 인문학 독서에 대한 갈증이 생겼지만, 목록에 대한 공을 들이지 않고서는 '인문 경영' 유의 책밖에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홍명교 씨도 "어떤 경로를 밟아나가겠다는 계획이 있다는 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에서 200권을 읽을 때) 정신분석학, 정치철학, 건축학, 미술사 등의 지점을 정하고 지도를 찾으며 길을 찾아 나가듯이 읽을 순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간 중간 '가지치기'도 하면서 목록의 강도도 조절했다.
노하우 1 : 시작을 위한 목록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독서를 자유롭게도 지루하게도 만드는 '100권 목록', 완벽한 기준이 있을 수는 없다. 다만 무턱대고 시작했다간 매주 쏟아지는 신간 목차만 신나게 보다 2012년 강성대국이 도래할 것 같다. 여러 명으로부터 자신만의 목록을 만드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한비야 씨는 "완벽한 목록은 없다. 관심사를 파라"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어를 배우는 지금은 중국을 다룬 도서 외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중국의 내일을 묻다>(문정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마틴 자크 지음, 안세민 옮김, 부키 펴냄) 등의 제목을 줄줄이 읊었다.
그가 목록을 만드는 방법은 "네가 읽은 책 빨리 얘기해봐!"라는 협박(?)뿐이라고. 중국에 대한 책을 먼저 읽은 지인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추천 도서를 받아낸다. 거기서 쌓인 신뢰에
▲ <중국의 내일을 묻다>(문정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삼성경제연구소 따라 추천 요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려면 누가 중국에 대한 책을 읽었는지 알아야 하는데, 여기서 그의 평소 습관이 나온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요즘 어떤 책 읽었어요?"를 인사처럼, 책 권하기를 화장실 가기처럼 하는 것이다.
관심사나 주제 의식이 있으면 목록 찾기는 수월하다. '인문학 책 읽기'라는 목적이 뚜렷했던 윤원장 씨는 <교수신문>의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연재를 활용했다. 당장의 관심사가 없을 땐 매체의 서평, 그 분야 전문가의 글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것조차 잘 안 될 때는 '저자로 줄타기'도 좋다. 유현지 씨는 "한두 권 읽었을 때 마음에 든다면 그 사람의 모든 책을 찾아 읽는 '수직적 독서'를 했다"면서 "그 다음 그 사람들이 참고했다고 밝힌 저자로 수평 범위를 넓혔다"고 말했다.
노하우 2 : 편식 예방과 호흡법
한편, 당장 뚜렷한 목적이 있어 의도적인 '편식'을 하는 게 아니라면 목록은 최대한 입체적으로 짜는 것이 좋다. 과학·환경을 담당해 온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는 다양한 독서 노하우를 망라한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0>(그린비 펴냄)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한다.
그는 싫든 좋든 가장 먼저야 할 책이 '밥벌이'인 과학·환경책이다. 그러나 이 분야의 문제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저널리즘과 접목시키기 위해서 과학·환경책을 읽고 나서는 꼭 인문·사회과학 책을 집는다. 다음에는 어휘력, 문장력을 높이기 위해 소설, 에세이,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을 읽는다.
그러면서 목표에 짓눌리지 않는 목록을 짜기 위해 두 가지 팁을 더 전한다. 하나, "꼭 읽어야 할 책이지만 선뜻 읽기 어려운 책은 앞뒤로 읽고 싶은 책을 배치해 이런 책을 해치울 것." 그래서 그는 굵직한 고전, 두꺼운 사회과학 책 앞뒤로 좋아하는 판타지, SF, 추리소설과 같은 이른바 장르 소설을 배치해 효과를 보았다.
둘, "책 사이의 일촌 관계를 추적하라". 어떤 책이 다른 책을 직접 인용하거나, 다루는 소재가 겹칠 때 그는 이를 '일촌 관계'라고 부른다.
한국 아파트 문화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길혜연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과 일본의 버블 붕괴를 상징하는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 내의 미스터리를 다룬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이유>(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일촌 관계다. 이렇게 100권 읽기를 채우다 보면 트위터의 팔로우 관계 못지않은 재미있는 지(知)도를 그릴 수 있다.
노하우 3 : 시간 내기
목록의 얼개를 잡았다면 자신의 스케줄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부터 1주일에 2권, 3권의 페이스를 지켜야 안전하다. 책벌레들은 △직장 혹은 학교까지의 이동 시간, △하루 30분 이상의 혼자 있는 시간, △1주일에 한 번 정도 온전히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5~6시간가량의 '통 시간'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 '자투리 시간'엔 싫든 좋든 책을 편다.
강양구 기자는 버스 출퇴근길은 물론이요 음주 후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도 일단 책을 잡는다. 한비야 씨는 지하철 책읽기의 고수라 이동할 땐 무거운 책을, 차를 기다릴 때는 가벼운 책을 든다. 그에겐 음식을 주문해 놓고 기다릴 때도 좋은 독서 시간이다. 홍명교 씨는 군대에서 "분대장이 됐을 땐 위병소 위병조장 근무 때, 평일 아침 간부들이 회의하러 갈 때 몰래 몰래 책을 봤다"고 하니, 이제 시간 나면 거울 보는 건 그만둬야겠다.
-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책과 시간을 보낼 것!
약간의 강제성도 필요하다. 매일 의무적으로 30분 이상은 내야 한다. 한비야 씨는 "책을 애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시간이 있으면 만나고, 없으면 안 만나는 애인 관계는 멀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서 이른바 '아침형 인간'이 장점을 갖는다. 새벽에는 업무 후 몰려드는 피곤이나, 잡다한 술 약속과 같은 책 읽기의 방해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 일주일에 한 번 5~6시간의 '통 시간'을 확보하라!
주말이나 약속 없는 평일 밤은 묵직한 배를 두드리며 누워있기보다, 묵직한 책을 음미할 '통 시간'으로 활용한다. 아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가능한 한 약속을 잡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굳이 애인과 데이트를 해야 한다면, 애인의 손에도 책을 쥐어 준다. (추천 데이트 장소는 동네 도서관!)
▲ 한 여성이 북카페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노하우 4 : 노트와 스마트폰, 배낭을 활용하자
여희숙 씨는 "독서 후 리스트 작성, 좋은 글귀 옮겨 적어두기"를 100권 계획의 백미로 꼽는다. 기록은 책 한 권을 두세 번 다시 읽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보물상자>는 읽은 책 기록 칸 100개와 함께 넉넉한 '밑줄 노트'를 갖추고 있어 활용하기 편하다. 유현지 씨의 100권 읽기도 읽은 책을 기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읽은 책을 날짜와 함께 적어 두면 달마다 숫자를 결산해 하반기에 좀 더 힘을 낼 수도 있고, 예전 리스트를 보며 당시 관심사를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행사다"라고 말했다.
윤원장 씨는 "'책을 본다'와 '책을 읽는다'를 구별한다"면서 "먼저 주요 서적을 정하고, 참고할 만한 다른 서적을 정한 다음 필요한 부분은 발췌·요약하고, 서평 내지 인상들을 적는 행위를 합쳐 '읽는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작업 없이는 독서가 그저 누군가의 관점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데에 그친다"면서 "독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읽은 책 관리에 유용한 아이폰 무료 어플리케이션 'iReadItNow'. ⓒitunes.apple.com/app/ireaditnow
공책을 갖고 다니기 어렵다면, 독서 시간 단축의 '애물단지'인 스마트폰과 트위터를 거꾸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료 어플리케이션 'iReadItNow'는 제목·저자·ISBN의 검색이나 직접 등록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은 물론 읽을 예정인 책까지 관리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트위터 모임은 독서 모임을 운영할 여력이 없는 이들에게도 함께 읽기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정한 태그(#socialbook)를 붙여 읽은 책을 적어두면, 기록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중계'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엉뚱한 얘기지만 패션도 바꿔보자.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0>에서 교사 안광복 씨는 "뭐가 오늘의 관심사가 될지 몰라 늘 여러 권의 책을 챙겼고, 가방이 묵직했다"면서 "어느 날부터 '뉴요커 스타일'을 자부하며 정장 슈트에 학생 배낭을 멨다"고 말한다.
언젠가 단거리 마라톤에 도전하겠다는 내게 러닝 화를 사주며 "목적이 생겼을 때 동기 부여가 될 만한 물건을 사는 것도 좋다"고 말한 이가 있었다. 그의 말을 핑계 삼아, 그동안 미뤘던 배낭 딱 하나만 지를 생각이다.
한 스푼의 독서, 한 인생의 변화
10여 년 동안 어림잡아 3500여 권의 책을 읽은 장석주 시인은 자신이 읽은 책을 "바다에서 티스푼 분량의 물을 떠낸 것"에 비유한 적이 있다. 1년에 100권씩 읽어도, 50년을 살아도 5000권 읽기도 어렵다. 평생 열심히 퍼내도 바닷물은 티스푼에서 밥숟가락으로 업그레이드될까 말까다.
그러나 그 막막함에 짓눌릴 필요는 전혀 없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김병욱 옮김, 여름언덕 펴냄)을 쓴 프랑스 문학 교수 피에르 바야르는 "아무리 다독가라 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극히 일부를 읽을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즉, 독서는 장서 사이를 헤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헤매는 행위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얘기다.
100권 읽기를 권하는 이들도 이 사실을 잊지 않는다. '100권 읽기'엔 숫자가 들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숫자가 계획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고 경험자들은 조언한다. 박시열 씨는 "'나 100권 읽었어'라고 자랑할 것도 아니지 않나. 하지만 분명 그만큼 성장한 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부끄럽지 않은 기자 되기다. 고백하자면 고교 시절부터 원소 기호만 봐도 거품을 물었고 세계사 책 위에는 필기 대신 각종 삽화를 헌정했다. 수면으로 일관했던 시간은 기사 쓸 때마다 기초 지식 부족으로 뒤통수를 쳤다. 국제팀 시절 천안함 사건, 키르기스스탄 사태 등을 쓸 때마다 쩔쩔 맸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정도면 직업 윤리 위반이었다.
도전기는 달마다 프레시안 books에서, 날마다 트위터 모임에서 중계할 예정이다. 함께 할 여러분에게 보내는 응원은 한비야 씨의 메시지로 갈음한다.
"사람에겐 뜨거웠던 순간만 남는다. 올해 100권 읽기에 도전하는 모두에게 한 권 한 권이 뜨거운 순간이 되길 바란다!"
콘셉트에 따라 읽어보자, 2011년 '100권 계획' 도움닫기
본문에서 말했듯 최선의 목록은 없다. 다만 막막한 도전자들을 위해 시식용으로 8개의 메뉴를 준비했다. 뷔페에서 음식 골라 담는 느낌으로 자유롭게 더하고 빼라.
1. "관심 있는 것부터 종횡무진" 한비야가 추천하는 중국 관련서 10권
"현재 관심사는 오로지 OO뿐!"인 사람이라면 한비야처럼 열쇳말을 갖고 시도해보자. 그는 중국 소설가나 중국 전문가로 이름 높은 이들, 중국에서 특파원을 지낸 기자들의 책을 두루 추천했다. 분야는 하나지만 장르는 역사, 경제, 소설 등으로 다양하다. 여기서 팁 하나는 20% 정도는 관심사로부터 숨 통 트일 여유를 주는 것. 그는 소설가 김연수 씨의 광팬이라며 그의 산문집을 바람 쐬듯 어디서든 펴 든다고 말했다.
문정인의 <중국의 내일을 묻다>(삼성경제연구소 펴냄) / 마틴 자크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부키 펴냄) / 이상수의 <아큐를 위한 변명>(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양비의 <그림으로 읽는 중국 고전>(천지인 펴냄) / 니엔쳉의 <상하이의 삶과 죽음>(금토 펴냄) / 장융의 <대륙의 딸들>(금토 펴냄) /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푸른숲 펴냄) / 위화의 <살아간다는 것>(푸른숲 펴냄) / 김연수의 <우리가 보낸 순간>(마음산책 펴냄) / 김연수의 <내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 펴냄)
2. "동서고금의 만찬을 두루 맛보자" 이권우가 추천하는 다양한 10권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의 추천 도서는 고전부터 고전 해설서, 철학부터 최근의 국제 이슈를 다룬 책까지 너른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당장의 관심사는 없지만 검증된 책들을 두루 맛보면서 제대로 팔 우물을 찾고 싶다면 이 알록달록한 리스트를 추천한다. 1주일에 2권 읽기를 이 리스트를 참고해 무거운 것 하나, 가벼운 것 하나로 진행하면 좋을 듯하다.
고병권의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그린비 펴냄) /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을유문화사 펴냄) / 노자의 <현암사 동양 고전 : 도덕경>(현암사 펴냄) /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치글방 펴냄) / 안광복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진리를 위해 죽다>(사계절 펴냄) / 앤 패디먼의 <리아의 나라>(윌북 펴냄) / 조엘 안드레아스의 <전쟁 중독>(창해 펴냄) /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글논그림밭 펴냄) / 강풀의 <26년>(문학세계사 펴냄) / 커트 보네거트의 <마더 나이트>(문학동네 펴냄)
3. "고수에게 초보의 길을 묻다" 이명현이 추천하는 과학책 10권
이명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에게 물었다. "과학 낙제생이 과학에 흥미를 붙일 만한 재밌는 책들을 골라 달라"고.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책 읽기는, 연구자·교수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붙잡고 일단 여러 권을 추천받는 게 최고다. 아는 전문가가 없다면? 매체를 열심히 관찰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전문가 칼럼·서평을 스크랩하고, 적극적으로 스토킹해 보는 것! 메일을 보낸다면 친절히 답해 줄 것이다.
장대익의 <다윈의 식탁>(김영사 펴냄) / 전중환의 <오래된 연장통>(사이언스북스 펴냄)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동아시아 펴냄) / 이석영의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사이언스북스 펴냄) / 이종필의 <신의 입자를 찾아서>(마티 펴냄)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펴냄) /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 그림으로 보는>(까치글방 펴냄) /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펴냄) / 마이클 셔머의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바다출판사 펴냄) / 수전 그린필드의 <브레인 스토리>(지호 펴냄)
4. "독자로서 받은 자극, 필자로서 돌려준다" 선대인이 추천하는 경제·경영서 10권
"모든 독서는 각자의 자서전 집필을 위한 것"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책이 기적을 주었다면, 그것을 인용·비판·재해석하는 것이 모든 독자의 의무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주로 자신이 연구 분야인 경제 관련 서적을 읽으며 참고할 내용과 영감, 자극을 얻는다. 그는 자신이 몰랐던 부분의 통찰을 보여준 책들과 함께 그것들의 소화 결과물인 자신의 근간, <프리라이더>(더팩트 펴냄)도 살짝 추천했다.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현대경제연구원 펴냄) / 누리엘 루비니의 <위기경제학>(청림출판 펴냄) / 케네스 로고프의 <이번엔 다르다>(다른세상 펴냄) / 라스 트비드의 <비즈니스 사이클>(위즈덤하우스 펴냄) / 버나드 보몰의 <세계 경제 지표의 비밀>(럭스미디어 펴냄) / 오마에 겐이치의 <부의 위기>(국일증권경제연구소 펴냄) / 에릭 바인하커의 <부의 기원>(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 리처드 플로리다의 <Creative Class :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전자신문사 펴냄) / 김광수경제연구소의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프라임 펴냄) / 선대인의 <프리라이더>(더팩트 펴냄)
5. "내 아이에게도 독서 습관을" 여희숙이 추천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 10권
교사로서 독서 지도 경험이 있는 여희숙 도서관친구들 대표는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며 아동·청소년 도서 10권의 제목을 보내왔다. 당신이 부모라면 100권 읽기 계획에 아이들을 참여시켜 함께 책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쁜 일을 핑계로 소홀해지기 쉬운 자신의 독서와 아이 교육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프로메테우스 펴냄) / 배유안의 <초정리 편지>(창비 펴냄) /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민음사 펴냄) / 조정육의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아이세움 펴냄) / 비벌리 클리어리의 <헨쇼 선생님께>(보림 펴냄) / 레오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달리 펴냄) / 이세 히데코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청어람미디 펴냄) / 권정생의 <사과나무밭 달님>(창비 펴냄) / 야누슈 코르착의 <천사들의 행진>(양철북 펴냄) / 포리스터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아름드리미디어 펴냄) / 안소영의 <책만 보는 바보>(보림 펴냄)
6. "읽는 즐거움과 '차도남'의 필수조건" <GQ>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책 10권
소설가 김언수는 자신이 책을 읽을 때는 오로지 심심할 때라고 말했다. 그렇다. 아무리 거창한 목적이 있다 한들 독서는 기본적으로 심심함을 해결하기 위한, 즐겁기 위한 행위다. 마침 남성 잡지 <GQ>가 지난해 10월호에 활자를 향한 쾌락을 충실히 만족시켜 주는, '지난 10년간 한국말로 쓴 가장 아름다운 책 100권'의 리스트를 올렸다. 그 가운데 10권을 소개한다. 자신에게 상주고 싶은 날엔 커피 한 잔과 함께 이들 문장의 향미를 느껴보시라.
신영복의 <강의>(돌베개 펴냄) / 고종석의 <말들의 풍경>(개마고원 펴냄) / 황교익의 <미각의 제국>(따비 펴냄) / 전우용의 <서울은 깊다>(돌베개 펴냄) / 이문구의 <이문구 전집>(랜덤하우스 펴냄) / 박완서의 <호미>(열림원 펴냄) / 서동욱의 <일상의 모험>(민음사 펴냄) / 정성일의 <필사의 탐독>(바다출판사 펴냄) / 신현준의 <한국 팝의 고고학 1970>(한길아트 펴냄) / 김두식의 <헌법의 풍경>(교양인 펴냄)
7. "변치 않는 향기, 평생 독서 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이 추천하는 고전 20권
책이 그냥 커피라면, 고전은 'T.*.P'다. 누구나 제목은 알아도 읽지 않는 그것, 그러나 읽으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그것. 혹 'OO대 필독 도서' 목록에 질렸다면 라디오 퀴즈 쇼 '인포메이션 플리스' 진행자이자 <뉴요커>의 도서 편집자였던 재주꾼 클리프턴 패디먼의 목록을 엿보자.
그의 <평생 독서 계획>(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펴냄)은 "학부 시절 여기에 제시된 책들을 많이 만났으나 정작 읽지는 못한 대학 졸업자들을 위한" 친절한 고전 안내서다. 100여 권 가운데 20권을 골랐다. 빠진 고전들은 2012년 이후에 추가하자. 그야말로 '평생 독서 계획'이니까.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숲 펴냄) / 소포클레스의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숲 펴냄) /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문예출판사 펴냄) / 사마천의 <사기>(까치 펴냄) / <천일야화>(열린책들 펴냄) / 오승은(추정)의 <서유기>(문학과지성사 펴냄) /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서해문집 펴냄) / 몽테뉴의 <몽테뉴 수상록>(문예출판사 펴냄) / 장 자크 루소의 <참회록>(동서문화사 펴냄) / 조설근의 <홍루몽>(나남 펴냄) /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나남 펴냄) / 르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 정신 지도를 위한 규칙들>(문예출판사 펴냄) /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민음사 펴냄) /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자>(민음사 펴냄)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레 펴냄) / 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론과실천 펴냄)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민음사 펴냄) /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열린책들 펴냄)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국일미디어 펴냄)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민음사 펴냄)
8. "시대를 읽자" <프레시안> books가 추천하는 2010년 출간 도서 20권
독서는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을 해석하기 위한 것이므로 동시대 저작물에도 부단히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젠가는 반박될, 가장 최신의 진리들인 신간을 펴보자. '프레시안 books'는 아직 먼지가 내려앉지 않은 2010년의 책들을 20권 꼽아봤다. 지난해 '올해의 책'부터 그 후보들까지, 충분한 검증을 마친 양서들이다. 2011년에도 '매의 눈'으로 좋은 책을 골라 금요일 밤마다 대접하겠다.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 /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 펴냄) /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푸른숲 펴냄) / 오항녕의 <조선의 힘>(역사비평사 펴냄) / 김기협의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돌베개 펴냄) / 정세현의 <정세현의 정세 토크>(서해문집 펴냄) / 김재영의 <하우스 푸어>(더팩트 펴냄) / <좌우파 사전>(위즈덤하우스 펴냄) /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창비 펴냄) / 강유원의 <인문 고전 강의>(라티오 펴냄) / 앨버트 허시먼의 <보수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세라 블래퍼 하디의 <어머니의 탄생>(사이언스북스 펴냄) / 아서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후마니타스 펴냄) / 조너선 코졸의 <야만적 불평등>(문예출판사 펴냄) / 존 그레이의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이후 펴냄) /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한겨레출판 펴냄) / 앨리 러셀 훅실드의 <감정 노동>(이매진 펴냄) / 더글러스 러미스의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녹색평론사 펴냄) / 조안 러프 가든의 <진화의 무지개>(뿌리와이파리 펴냄) / 로베르토 볼라뇨의 <칠레의 밤>(열린책들 펴냄)
/안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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