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 연장도 좋으나 시장자정 노력시급
활개치고 있는 '대선 관련주' 일제 점검 나서야.
코스닥시장의 '테마형 작전주'도 뿌리 뽑아야.
'실용금융교육', 청소년들에게 조기교육 실시해야.
(관련내용)(머니투데이 2016.05.24)주식 매매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주가 반등 여부를 두고 기대감과 회의감이 엇갈리고 있다. 거래대금 추가 유입 여부가 주가 등락세를 좌우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1일부터 주식시장 매매거래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30분까지로 30분 연장한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3~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평균거래대금으로 환산할 경우 약 2600억원에서 6800억원이 추가 유입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해 궁극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중략)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 1일부터 주식시장의 매매종료 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 30분까지 30분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식시장의 매매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영향분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일대변혁을 맞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IFA(독립투자자문업자)제도 도입과 ‘로보어드바이저’도입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있으며, 주요 금융사들도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맞서 새판 짜기가 한창입니다. 주식시장의 매매시간이 30분 연장되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금융컨설팅의 핵심 투자상품인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지수형 상품'으로 주식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꽃인 주식시장도 물을 주고 잘 가꾸어야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물을 주지 않고 해충을 방치하면 꽃이 피기도 전에 시들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청결지수’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수준입니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장외시장(OTC)을 막론하고 모두 다 오염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실시간으로 주식시장 감시를 하고 있는 증권 당국에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을 너무 맑게 유지할 경우 시장을 위축시켜 흥행(거래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소를 자주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거래량을 늘려 증권거래세를 많이 걷어 들이려면 주식시장이 적당히 지저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공정성을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소위 ‘작전주’ 일 것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활개치고 있는 대표적인 ‘작전주’는 ‘대선관련주’입니다. 2017년 대선이 아직도 1년 6개월이나 남았는데 지금 여의도에서는 벌써부터 대선 관련주들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대선 관련주를 모두 합하면 몇 십 개는 될 것입니다.
주식시장(KOSPI)은 밴드 속에 갇혀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으나, 유일하게 활개를 치고 있는 주식들이 대선관련 ‘작전주’들입니다. ‘반기문 관련주’를 필두로 ‘문제인 관련주’, ‘안철수 관련주’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모두 다 ‘작전주’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관련주’와 ‘안철수 관련주’는 지난 대선 때도 등장했으며, 이벤트가 끝나고 결국 개미(개인투자가)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으나 또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선 관련주들의 특징은 어느 하나 유력 대선후보와 연관되는 확실한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선전에 여야 후보가 결정되거나 대선이 끝나면 한 결 같이 폭락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대선 관련주들은 유력 대선주자와 친하다더라! 친인척 관계라더라! 학교 동문이라더라! 심지어 동향이라더라! 등 전형적인 ‘카더라통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코스닥 시장에서 활개치고 있는 테마형 ‘작전주’들도 척결해야 합니다. 이들 종목의 타깃은 시장퇴출이 우려되는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들과 대주주 지분이 적은 종목들입니다. 작전세력들은 이런 종목들을 골라 매집한 후 사실 확인이 어려운 특정테마를 갖다 붙여 주가를 띄운 후 ‘카더라통신’을 통해 개미(개인투자가)들을 유혹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자주 동원합니다.
여기에 속아 개미(개인투자가)들이 대량으로 달라붙으면 그 위에 물량을 쏟아 붇고 빠져나옵니다. 세력이 이탈한 작전주들은 추풍낙엽처럼 흘러 내려 통상 고점대비 70~80% 수준까지 주가가 빠집니다.
주식시장은 ‘9대1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의 세계로 개미(개인투자가)들이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9대1법칙’이란 투자자의 90%가 돈을 잃고 10%만 돈을 번다는 주식시장의 통계적 확률을 말합니다. 이제 증권 당국에서도 건전한 투자질서 확립을 위해 ‘작전주’에 대한 감시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합니다.
한편 미국의 주요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우존스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대표종목 외에는 직접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인투자가가 직접투자를 원할시 해당 증권사는 추전종목 수를 우량종목 50개 이내로 제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나 홀로 하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시스템에도 투자가능 종목과 투자제한 종목을 구분해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모든 것은 건전한 투자자 교육이 출발점이 됩니다. 이에 좀더 체계적인 '금융투자교육'을 시군구 단위로 전국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주의 할 점은 지금처럼 증권사들의 이익대변 단체인 ‘금융투자협회’나 은행들의 이익대변 단체인 ‘은행연합회’, 보험회사들의 이익대변 단체인 ‘보험협회’등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금융투자교육'을 주도하는 관행은 탈피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강사가 각 금융회사 소속 직원으로 객관적인 금융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금융투자교육이 가능한 제3의 단체가 주도해야 하며, 강사 중에는 쓴소리를 마다않는 개혁적인 사람도 다수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도 서둘러 '실용금융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2016.5.27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