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수사, 종교 탄압·인권 침해” 브라질·동남아·일본 등지 보도 SNS 게시물 등 내부 공유 되풀이 내부 동요·여론 악화 방지 노려
신천지가 해외 언론 보도 등을 동원해 합수본 수사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고 내부 여론전에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
브라질 민영매체 보도. 독자 제공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해외 언론 보도와 SNS 등을 동원해 정부의 수사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는 여론전에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신천지의 정치 개입 및 조직운영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하자 해외 언론의 실제 영향력이나 보도 신뢰도와 무관하게 신도 내부 결속용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신천지 탈퇴자 A씨는 8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합수본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신천지 국제부 명의로 해외 언론 보도 현황을 정리한 공지가 내부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며 “해외에서 신천지를 종교 탄압의 피해자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핵심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공지들은 텔레그램 등 내부 채널을 통해 배포됐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자료에는 브라질과 일본 및 아프리카, 동남아, 북미 등지의 현지 언론 보도와 SNS 게시물이 포함돼 있었다. 신천지 측은 브라질 민영 매체와 잠비아 국영방송 등 보도들을 제시하며 한국 정부의 특정 종교 수사가 국제적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부에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 언론 엑스프레소 카리오카(Expresso carioca)는 지난달 19일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보장하는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국가 권력 남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일본 블로그에 게재된 성명서. 독자 제공
다른 공지에서는 “한국 정부의 특정 종교 수사 지시에 따른 국제적 인권 침해 논란 보도”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글로벌 리더들의 민주주의 후퇴 우려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다”고 적시돼 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성명서 공유 사례도 있었다.
A씨는 “해외는 한국 내부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종교 자유나 인권 프레임으로 접근하면 기사나 게시물이 만들어진다”며 “그걸 근거로 신도들에게 ‘봐라, 해외에서는 우리가 종교로 인정받는데 한국 정부가 무지해서 핍박한다’는 취지로 설득한다”고 설명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민영매체 보도. 독자 제공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두고 여론 악화와 내부 이탈을 의식한 방어 전략으로 보고 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국내에서는 이미 신천지의 문제를 인식하고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고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탈퇴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실체를 잘 모르는 해외를 타깃으로 한 전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언론 대응에서 일정 부분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서 신천지가 해외 언론으로 눈을 돌려 긍정적 이미지를 확보하고, 동시에 내부 신자들의 동요를 차단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합수본 수사에 대해 신천지 측은 성명을 내고 “어떠한 정당에 대해서도 당원 가입이나 정치 활동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