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재 경쟁력이 세계 33위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초·중·고교 교육이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한 데 반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고등 교육 경쟁력이 이번에도 낮은 경쟁력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인재 경쟁력 지수는 30개 항목을 평가해 작성하는 것으로 준비성(12개), 투자·개발(8개), 매력도(10개) 등 3대 부문별로도 순위를 매긴다.
대학 교육 경쟁력 특히 낮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이하 IMD) 국제경쟁력센터가 21일 발표한 ‘2018 세계 인재보고서(IMD World Talent Report 2018)’에 따르면 한국의 인재 경쟁력 지수는 62.32점이다. 조사 대상 63개국 중 33위 수준이다.
전년보다 6계단 뛰어오르면서 3년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났지만 2015년(32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이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은 인재 개발 및 투자 부문이 전년보다 18계단 상승해 20위를 기록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국내총 생산(GDP) 대비 교육 분야 재정 지출 항목이 세계 4위를 기록해 이 부문의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인재를 유지하거나 유치할 수 있는 매력도 부문은 41위에 그쳤다. 지난해보다는 1단계 올랐지만 2015년의 28위보다 13단계 낮은 수준이다.
먼저 준비성 부문 평가 결과를 보면 지난해 42 위에서 올해 34 위로 9 단계 올랐다.
준비성 부문의 세부 항목 가운데 ‘교육평가-PISA(15세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가 9위로 평가된 데 반해 경쟁력 있는 경제에 필요한 대학 교육 항목은 49위를 기록했다.
매력도 부문의 항목별 평가를 보면 ‘노동자 동기부여(Worker Motivation)’는 61위로 지난해 59위에서 2단계 더 내려갔다. 이 항목은 10점 만점에 3.95점으로 노동 의욕이 매우 낮음을 보여줬다.
생활비 항목은 57위로,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미국 뉴욕의 생활비(주거비 포함)를 100으로 봤을 때 서울의 생활비는 105.20으로 뉴욕보다 생활비가 5.2% 많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질 항목은 5.2점으로 47위에 그쳤고, 숙련된 외국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국내 기업 환경은 49위(4 .1점)로 바닥권이다. 인재 유지와 관련한 두뇌 유출 항목은 4 .0점으로 43위에 머물렀고, 개인 안전과 재산 보호 항목은 6.17점을 받아 41위로 평가됐다. 경영진 보수(13위)와 소득세 실효세율(13위) 두 항목만 10위권에 올랐다.
유럽 국가들 10위권 독차지
세계에서 인재 경쟁력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100점 만점을 기록한 스위스였다. 스위스는 교육, 직업훈련 등에 대한 막대한 투자 등을 통해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순이다. 뒤를 이어 핀란드 캐나다 스웨덴 룩셈부르크 독일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캐나다를 제외하면 유럽 국가들이 10위권을 독차지했다. 미국은 12위에 그쳤다.
아시아 국가들로만 보면 지난해 1위였던 홍콩이 싱가포르에 추월당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와 같은 13위를 기록했다. 반면 홍콩은 12위에서 올해 6단계 하락한 18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22위) 대만(27위) 일본(29위)도 우리나라를 앞섰다. 중국은 39위로 지난해보다 1단계 올랐다. 투자·개발 부문은 40위로 한국보다 20단계 낮았지만 준비성 부문은 32위로 한국보다 2단계 높았다. 매력도 부문은 한국보다 10단계 낮은 51위로 평가됐으나 격차는 지난해의 12단계보다 좁혀졌다.
한편 IMD는 매년 외부 통계수치와 기업임원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을 취합해 국가별로 국가 교육 시스템의 투자 및 개발, 외국인 근로자들이 느끼는 매력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직원 교육 능력 준비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