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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순례, 여행지 소개 스크랩 제6일 7월18일(수) 터키 다섯째 날 에페소, 이즈미르,성 폴리카르포 성당
명티나 추천 0 조회 152 07.08.06 00:5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제6일 7월 18일(수) 에페소, 이즈미르(스미르나), 성 폴리카르포 성당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무척 무겁다. 날씨는 덥고 매일 반복되는 강행군에 몸이 지쳐갔다. 이제 시작인데 이러면 안되지 하며 추스려 보았다. 시리도록 푸른 에게해를 바라보며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음이 큰 행복이었다. 그러나 또 짐을 싸들고 떠나야 하는 여행자였다. 아쉬운 마음은 두고 가야겠다.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올 수 있도록......

 

오늘 순례의 시작은 고대 에페소 유적지였다. 에페소는 초대교회 사람들이 모이고 신앙생활을 하던 곳으로 걸어서 2시간 정도 관람할 만큼 큰 곳인데 아침 일찍부터 순례객들로 붐볐다.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 듣지 못하겠지만 무척 다양한 언어들을 구사하고 있다. 햇빛이 무척 뜨겁다. 우리는 모자에 선글라스, 그리고 양산까지 썼다(우리나라 사람들만 양산을 썼다).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 옆에서 다른 그룹이 설명을 하면 도대체 어느 쪽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차례차례 밀려가듯이 순례를 해야했다. 에페소 유적지는 기원후 1-3세기 로마제국 시대의 것으로, 돌로 만들어진 도로, 높은 곳에 세워진 신전, 목욕탕, 공중 수세식 화장실, 도서관, 창녀촌, 원형극장 등이 거대한 도시의 흔적들로 남아있다. 화장실이 참 재미있게 생겼다. 우리네 화장실 개념이 아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상상이 될까? 네모난 공간의 벽을 따라 사방으로 긴 의자처럼 앉을 수 있는 높이에, 띄엄띄엄 구멍이 나있다. 마치 수세식 변기를 나란히 놓고 앉아 있는 것처럼 여러 사람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며 볼 일을 보는데, 칸막이도 없고 문도 없이 50명 정도가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라니??? 아래에는 물이 흐르고 손을 씻을 수 있는 물도 있고, 악대와 분수대도 있었다고 한다. 또 도서관 바로 앞에는 창녀촌이 마주 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원형경기장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바오로 사도가 전교하였고,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신 곳이고 5세기에 공의회가 열렸던 곳에 다녀감이 감개무량하다!!

 

양가죽 제품을 파는 곳(Naturel)에 갔다. 시원한 찻집처럼 생긴 곳에서 패션쇼를 한다. 젊은 남녀들이 다양한 가죽옷을 입고 나와 선을 보였다. 차도 한잔씩 마셨다. 그 다음 매장으로 안내되었다. 이곳의 점원들은 한국말도 정말 잘하고 상술도 뛰어나다. 사람들에게 이옷 저옷을 입혀보기도 하고 골라주기도 한다. 시원한 매장에 앉아서 한참을 구경 하였다.

 

점심은 커다란 부페 식당에서 먹었다.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끝없이 줄을 선다. 화장실에도 만원사례다. 푸딩과 샐러드 빵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출발하여 도착한 곳은 이즈미르(IZMIR)로 전에는 스미르나라고 불렸고, 터키에서 3번째로 큰 항구 도시이며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7대 교회 중의 하나이다. 사도 요한의 수제자 폴리카르포가 주교로 계시다가 순교하였다. 이즈미르에는 미인들이 많아서 미스 터키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다.

 

오늘 미사는 성 폴리카르포 성당에서 오후 3시에 드리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고속도로를 통하여 달려 오후 2시에 도착하였다. 미사시간까지 1시간 여유가 생겨서 바닷가에 갔다. 어떤 분들은 마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기도 하고, 몇몇은 카페에 가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다. 3시에 성당으로 갔다. 불란서 수녀님 한 분이 관리하고 계신 폴리카르포 성당은 천정과 벽면이 온통 성화와 성상으로 가득하고 무척 아름다웠다. 김원택 신부님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였다. 강론시간에 Good-God=0, 0+God=Good, 5-3=2, 2+2=4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난 번에 시나이산에서 해주신 강론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다시 해주셨다. 탈출기의 독서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3,12)"하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성지 순례를 망설이고 있을 때 용기를 주시던 분. 믿는 마음에 걱정이 왠 말이람,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겠다는데 말이다. 감사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 미사가 끝나고 수녀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평상복을 입으신 소박한 모습의 수녀님이시다.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미사를 드리고 가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당신의 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는 겸손한 분이시다.

 

에게해의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낮은 산 중턱까지 집들이 빼곡하다. 비킬리에 도착하였다. 오후 6시 10분 에게해가 보이는 작은 호텔(Hotel Mysia)에 들었다. 영희가 우리 방으로 옮겼다. 고맙게도 가이드께서 방배정에 신경을 써 주셨다. 항상 엘리베이터와 가장 가까운 방이다.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니 김신부님과 아가다 형님이 한 식탁에 앉아서 함께 식사를 하고 계셨다. 에게해의 푸른 바다를 닮은 파란색 원피스를 입으신 형님과 신부님은 그 옆에 만발한 유도화꽃과 멋지게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식사 후에 바다에 갔다. 해가 지고 난 뒤에도 바다와 하늘의 색갈이 자꾸 변하고 있다. 바다는 나를 침묵하게 한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라는 듯. 그러나 바다는 나로 하여금 끝없이 이야기를 하게 한다.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바다다. 김신부님께서 나와 계셨다. 신부님도 오늘은 좀 힘들어 보이셨다. 나는 신부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 기온이 42도란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기온이다. 에어컨이 없다면 도대체 숨이나 쉴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래도 그늘에만 가면 시원하니 그나마 순례를 할 수 있다. 하루종일 걷기도 많이 걸어서 어깨와 팔이 아프다(특히 손목). 그래도 친절한 사람들이 있어서 나를 기쁘게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차에 타고 내리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내게는 좀 어려운 일이다. 운전기사님은 항상 차에 오르내리기 좋게 대 주셨다. 세심한 배려가 참으로 감사하다. 임마누엘의 하느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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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8.09 22:52

    첫댓글 누군가 기사 아저씨 사진 한 장 안 박아 오셨나? 버스를 배경으로 기사님과 한 장 찰칵 하셔야지이!

  • 작성자 07.08.19 16:32

    그러게요. 사진 찍을 경황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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