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0731. 수. 맹하
칠월 끝날, 더위가 극에 달한듯하다.
極에 이르면 즉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으면 내려가야 한다.
온도가 최고에 이르면 이젠 내려가야 한다.
앞으로 십여 일, 팔월 열흘쯤이면 물에 들어가면 물이 쏜다.
이미 가을이 시작된 징조 아닐까.
우리 감각 넘어 이미 하늘의 시계는 앞질러 계절의 순서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제오늘처럼 숨 멎을 듯 더운 날이면 나만의 피서법을 행하곤 한다.
간단한 옷차림으로 타올걸레 물에 빨아 씻은 다음
'뽈깡' 짜서 이방저방 실내를 물걸레청소를 한다.
그러면 땀이 비오듯 하고 더 흐를 땀이 없다.
뽈깡 걸레 짜듯 땀도 뽈깡 흘려버려서 오히려 시원하다.
그리고 샤워를 한 후 門이란 문은 모두 닫고
선풍기를 미풍으로 틀고 돗자리에 누우면 심신이 시원해지지.
아내가 허리 불편이라서 구부리는 일은 거의 내 차지다.
진공청소보다 물걸레 청소를 해버려야 속 시원, 청소한 것 같다.
그런 후 시원한 얼음물에 밥을 말아 앞 화단 고추 하나 따서 쌈장에 찍어먹으면
뚝딱 옛 시골식 점심이 된다.
물밥을 둬 숟가락 입에 몰아 때려 넣고 풋고추를 된장 듬뿍 얹어 먹으면
없는 입맛도 새로 돈다. 맛있다.
그렇게 더운 하루를 보낸다. 늙은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