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위대한 불교 석굴 막고굴(莫高窟)
막고굴 불화(佛畫) / 사암(砂巖) 절벽에 조성된 막고굴 / 북대불(北大佛) 누각
다음은 불교 석굴유적인 막고굴(莫高窟) 관광에 나섰다.
이곳 감숙성(甘肅省)의 막고굴(莫高窟)은 하남성(河南省)의 용문(龍門)석굴, 산서성(山西省)의 운강(雲崗)석굴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석굴 중 하나이다. 모두 5세기부터 조성되었다니 1,600여 년 전 인간의 정신세계인데 규모나 보존 상태로 보아 이 막고굴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고비사막의 남단(南端), 천애(天涯)의 사암 절벽에 조성된 대 불교유적 막고굴은 모두 1,000여 개의 동굴이 있는데 탐사를 마치고 번호를 매겨 관리하는 석굴만도 499개라고 하니 그 엄청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데, 관광객에게 공개되고 있는 석굴은 그 중 극히 일부이다.
진입로 입구에서 바라보이는 거대한 7층의 누각은 96 굴로 북대불(北大佛)을 모신 석굴이다.
이 북대불 석굴은 원래는 5층까지 누각이 있어 불상의 머리는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는데 훗날 2층을 더 올려 머리 부분까지 누각 안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매표소에서 석굴 안에서는 모든 사진 촬영을 금지되어 있다고 하며 카메라를 맡겨놓으라고 한다.
이 귀중한 것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다니... 무척 안타까웠는데 여행기를 쓰며 내가 본 것들을 인터넷을 뒤져 사진을 올렸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런지....
화랑모를 쓴 신라인 / 158굴의 부처님 열반상
45굴 칠존상(七存像) / 259굴 다보여래상(동양의 모나리자)의 미소
37.5m 높이의 북대불(北大佛), 26m의 남대불(南大佛), 누워있는 10m의 와불(臥佛)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부처님이 열반에 드는 모습으로 모셔진 와불은 석굴 전체가 관(棺)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고 그 둘레에 제자들이 비통한 모습으로 둘러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237호 석굴에는 여러 나라의 왕자들이 설법을 듣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신라관(두 개의 깃털을 꽂은 花郞帽)을 쓴 신라인도 보인다.
또 ‘동양의 모나리자 미소’로 알려진 259호 석굴의 다보여래상(多寶如來像)의 잔잔한 미소, 그리고 신라 혜초(慧超) 스님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발견된 17호 장경동(藏經洞)이 기억에 남는다.
그밖에도 눈부신 채색으로 채워진 천상(天上)과 지상(地上)의 세계, 아름답고 섬세한 조각들로 채워져 있는 석굴들은 들어설 때마다 감탄을 금할 수 없다.
1500여 년을 훌쩍 뛰어넘어 우리 앞에 나타난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신앙에 대한 열망이 나에게 이처럼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