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2.26
강가에서
정진아
겨울 햇볕 품은 여울목은
어린 물고기를 안고
돌돌돌 자장가를 불렀다.
바람은
마른 풀씨를 흩어서
새들을 먹였다.
더는 나빠질 게 없는
봄이 멀지 않은
날이었다.
“더는 나빠질 게 없다”는 구절을 읽은데 문득 가슴 저리는 아픔이 느껴져요.
지난 겨울 많이 힘들었나 봐요. 맞아요. 지난겨울은 참 혹독했어요. 견디기 힘들었죠.
하지만 잘 이겨냈어요. 시련을 이겨내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가요.
맞아요. 이제 더 나빠질 건 없어요. 마침내 겨울이 가고 봄이 와요.
이젠 어떤 어려움이 몰려온다고 해도 충분히 이겨낼 것 같지 않나요.
그건 바로 내가 지난겨울, 시련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이 아닐까요? 자신을 믿어요.
그리고 힘차게 달려가요.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나 넘어져요.
다만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 그게 중요하지요. 봄은 먼저 맞이하는 사람의 것이래요.
봄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먼저 오고요. 자, 이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할까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 정진아 시인은 1988년 <아동문학평론>에 동시가 당선되었고, 동시집 ‘엄마보다 이쁜 아이’등을 펴냈어요.
※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