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간이 또 흘러갔기에 주위 환경은 더 변했을 수도 있겠다.
청소년, 청년 시절을 지나오면서 간직했던 마음의 고향 찾아보기...

불광동 팀수양관 쪽에서 올려다 본 북한산의 한 봉우리.
독바위 역에서 약 15분 쯤 걸어가면 팀수양관이 나타난다.
예전, 즉 지하철 놓이기 전에는 연신내나 불광동에서 걸어왔다.
그렇게 1970년대에는 교통편도 어렵고 또 비온 뒤에는...
산길과 논길에 푹푹 빠지면서도 수양관을 찾았다.

이렇게 수양관 옆길로 올라가면 할렐루야 기도원이 나왔는데...
한 번 되짚어보면, 낮에 이곳에 올라가기는 쉬웠으나...
저녁 혹은 거의 한 밤중에 여기를 찾아가기는 어려웠다.

수양관 옆 쪽에는 지금이나 옛날이나 이처럼 농사를 짓고...

산림공원지킴터... 물론 옛날에는 이런 지킴터가 없었죠...

암호 찾기를 하거나 해시태그(#) 풀이가 아닙니다.
자세히 보면 할렐루야라는 글씨와 화살표가 보이죠?
또 다른 바위에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성경구절(마태복음 11장 28절)이
새겨져 있었는 데, 거의 마모되어서 읽을 수가 없다.
어쨌든 이러한 돌들을 만나면 거의 다 올라 왔다는 뜻이 된다.

엉망진창... 잡초만 우거지고... 인걸은 온데간데 없고...
폐허로 변해버린... 마음의 고향같은 예배 장소...

덩그라니 남아있는 모습... 여기가 기도원이다.
자취를 알 수 있음은 건물 위의 십자가 뿐...

물이 현재는 많이 흘러가지 않지만...
그 옛날에는 발 담그고... 물장난도 하며...
삼삼오오 모여 찬송하던 시원한 장소...
옛 생각 저절로 나는 시냇가이다.

폐허의 건물 내벽에 붙어 있는 액자... 제대로 된 유일의 유물.
고린도 전서 13장 4~7절의 말씀... '1972.6.26일 김화익 목사 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아쉬운 마음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렇게 수많던 회중들, 밤새 기도하던 교인들, 즐겁게 헌신하던 봉사자들...

옛날에 한동안 유명했던 오리엔트 시계... 3시 17분에 멈췄다.
역사는 흘러가는 게 원칙인데, 이제 이곳에는 역사가 없다는 아쉬움...

건물 안쪽에서 지붕이 없어진채 어설프게 남은 벽면을 찍었다.

길은 항상 이렇게 갈라져 있다.
오른 쪽으로 가는 길과 바위 사이로 걸어가는 길...

청년 때에... 이 길 따라 땀 흘리며 올라 갔고...
내려올 때도 조심 조심 조바심하며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2008년도에 찾았던 옛 추억의 할렐루야 기도원...
불원간에 이 곳을 한 번 더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잊혀지거나 잊혀진 유물이 되지 않도록 돌보는 것도 중요하건만...
* 2008.08.19. 파란 블로그, '새로운 영토 컨벤션'에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