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일본의 아침풍경
평시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일어났다. 집에서는 보통 4시 반에 일어나 아침예배에 참석하고 6시쯤 집에 돌아와 하루를 시작하는데 6시쯤에 일어났다. 호텔의 창문이 동쪽을 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아침 여섯시면 어둑어둑한데 동경에서는 7시정도 된 것 같다. 날씨는 구름이 낀날씨 NHK의 아침 뉴스일기예보에 비올확률이 70%란다. 7시에 아침식사가 시작된다고 어제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식사시간까지 동경의 아침거리를 산책할 양이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디카를 가지고 나선다. 어제 저녁에 보았던 곳에서 반대 방향으로 걸는다. 저 만치 초등학교 학생이 곤 색 유니폼을 입고 어깨에는 내가 초등학교 때 매고 다녔던 가방과 비슷한 검정색 가방을 매고 한손에는 노란색 우산을 들고 머리엔 노란색 모자를 쓰고 반바지차림으로 조금은 쌀쌀한 아침거리를 종종걸음으로 걸고 있었다.
<니뽀리 근안초등생의 등교길>
내심 한편으로 놀랬다. 아니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올 것 같은데 저런 차림으로 학교엘 보내다니 우리나라 엄마들은 추우니까 이것입어라 저것 둘러라 이것 신어라 아침부터 부산을 털 테 인다. 아 일본의 엄마들은 하고 놀라움과 설래임의 그 무엇이 가슴을 친다. 이 초등생의 뒤를 딸라간다. 500미터쯤에서 삼거리가 나오고 건너편에 빨간 벽돌의 소학교 건물이 2층으로 보인다. 학교를 건너는 육교의 난간에는 근안 소학교 육교라고 쓰여 있다. 소학교 앞에는 선생님과 고학년인 듯한 학생들이 나와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의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때의 모습하고 같은 등굣길 모습이다.
50이 넘은 이방객의 마음한구석에는 오싹한 마음에 이 광경을 보고 일본의 정신이 무엇인가? 36년의 압박을 느끼지 못한 나지만 무섭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치게 한다. 왜 일본이 경제의 대국이 되고 지금도 대동아 공영권을 구가하듯 아세아 국가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지 이 아침에 반추해 본다. 아침의 거리는 한산하였다. 일찍부터 자기 집 앞을 깨끗이 쓸어 놓았다.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차가 다니는데 종사하는 청소원의 동작은 우리들이 군대엘 갔을 때 삼보이상이면 구보라는 말처럼 두 손을 양옆구리에 하고 뛰면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일본은 지금이 가을이라 단풍이든 가로수가 있어 낙엽이 거리에 둥글며 있어야 할진데, 낙엽들이 부지런한 시민들의 등쌀에 못 이겨 거리의 낭만을 구가하지 못한다.
이면도로의 가로수가 아름답다. 일본의 국화인 벚나무들이 가로를 형성한 조금만 이변도로를 거닐다. 나무들은 어렸을 적부터 사람의 손에 의해서 가꾸어져있다. 사오십년은 됨직한 나무들의 옆구리가 푹 패 인 자국하나 없이 고목이 되어 조금은 가냘픈 모습으로 지나는 행인의 눈길을 머물게 한다. 주택가 조금만 공터엔 소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니뽀리 미나미 공원 아라카와 라고입구엔 쓰여 있다. 공원주위에는 일찍 강아지와 산책 나온 주부들이 몇몇 보인다.
<니뽀리 미나미 공원>
골목길을 의 집들은 옛날 집들이 보인다. 내가 살고 있는 군산의 월명동 법원 뒤 골목길의 주택가에 있는 일본집들의 모양과 흡사한 것들이 있다. 거리에는 승용차들의 주차가 보이질 않는다. 거의 주택의 한켠에 주차장을 마련해 놓고 노상주차를 볼 수 없다. 차량도 우리들같이 중형차량이 아니고 소형차량이다. 고급차량을 잘 볼 수 가 없었다. 한 시간가량 거닐었을까? 니뽀리 역에서 한역쯤 왔는가 보다. 조금은 큰 역인데 전철역 주변의 공터에는 소공원이 조성되어있고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다. 한 500여대의 자전거가 있는데 이자전거를 나란히 정리하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있었다. 머리에는 녹색 모자를 쓰고 옷은 우리들의 민방위복 같은 카키색의 차림으로 자원봉사자 인가보다. 자가용의 환승이 아니라 자전거의 환승인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지구는 살리는 몇 가지 물건들 중에서 자전거가 가장 앞에 있는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 도로의 횡단보도에는 자전거의 횡단장소가 따로 구분되어 있었다. 물론 내려서 건너야 하는데 일부 학생들은 타고 건너는 것이 눈에 띠기도 한다. 자전거의 생활화를 느끼며, 오던길을 달리하여 호텔로 향하다.
<니뽀리 이면도로>
한 무리(5명 정도)의 초등학교 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이다. 처음에 본 학생들같이 제복을 입은 것이 아니고 평상복이다.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차림이다. 그런데 가방은 어깨에 메는 네모진 가방이고 모자며 손에는 우산이 들려 졌고 우리 아이들 같으면 옆으로 서서 도로를 다 점령하고 거닐 것만 한 줄로 서서 걸는다. 이렇게 어렸을적부터 공중도덕을 철저히 지키는 교육을 하는 일본의 국민성은 배워야 할 점이다. 조그만 행단보도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호르라기를 불며 신호에 따라 교통정리를 하여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학교까지 따라가 본다. 학교의 운동장은 한국같이 넓지는 안 했다. 조그마한 곳에 농구대며 핸드볼경기장 등이 있었다. 학교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데 빈 공간한쪽에 학교에 토지를 기증한 사람의 이름과 기증 평수를 기록한 빗돌이 서 있다. 사회에 헌신하는 기부문화의 일면이다. 제복을 입은 소학교는 사립학교 인 것 같고 평상복장의 이 학교는 공립학교이다. 날씨는 여전히 꾸물거린다.
첫댓글 사진이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요. 글 잘 읽고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