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화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출간!!
도서출판 초록숲
주소: 80-240 경북 경주시 형산마을안길 26호(도지동)
전화: (054) 748-2788, 010-2527-2789 팩스: (054) 748-2788,
총판: 010-4717-1994(담당 이오재 이사)
E-mail: cls2010@naver.com
문서번호 : 15-21(2015. 11. 25)
수 신 : 문화예술담당자(신간도서 및 평론가)
발 신 일 : 2015년 11월 25일
제 목 : 조동화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 보도자료
1. 귀사의 문화예술에 쏟는 드높은 안목과 관심에 감사를 드리며 이번 저희 출판사에서 조동화 시인의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를 출간하였기에 다음과 같이 보도 자료를 보내드립니다.
■ 시집형태
ㆍ도서명 :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
ㆍ저 자 : 조동화 출판사 : 도서출판 초록숲
ㆍ발행일 : 2015년 11월 20일
ㆍ판 형 : 신국변형판(200*150mm)/128쪽/하드커버/고급양장제본
ㆍ가 격 : 11,000원
ㆍISBN 978-89-98932-00-8 세트 03810
■ 표지
■ 책 소개
조동화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가 출간되었다. 1983년 윤석중 선생 선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가 당선된 바 있는 시인은, 그동안 시집은 여덟 권을 내었으나 동시집으로서는 이번이 첫 동시집이다. 이번 동시집은 시인이 최근 3,4년간에 걸쳐 쓴 동시들로 올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모집한 2015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되는 행운에 힘입어 책으로 묶게 되었다.
제목이 시사해주는 바대로 나비, 새, 풀, 나무에 관한 총 48편의 동시가 수록된 동시집이다. 따라서 제1부 우리나라 나비, 제2부 우리나라 새, 제3부 우리나라 풀, 제4부 우리나라 나무의 순으로 각각 12편씩의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미에 이준관 시인의 작품해설이 실려 있다. 일반적으로 동시집의 경우 작품의 절반 정도에 그림이 들어가는 게 상례지만 작품의 특성상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의미에서 48편의 작품 전체에 박숙희 동화작가의 정성어린 솜씨로 빚은, 시정이 넘치는 48점의 그림을 곁들여 자연도감에 가깝게 만들었다.
책머리에 밝혀놓은 대로 어린 시절 시인은 날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얼마간의 숙제하는 시간을 빼고는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자라났다. 또 여름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식물채집과 곤충채집이 과제로 주어져 방충망과 채집상자를 어깨에 메고 산과 들을 쏘다니곤 했다. 그러다 보니 나비, 새, 풀, 나무들을 대하는 일은 곧 일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자연과 벗할 시간이 별로 없다. 학교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수업에다 밤늦은 시간까지 여러 학원을 순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평소 이 점을 매우 안타깝게 여겨왔다. 그래서 미래의 이 나라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우리 국토에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의 이름들을 얼마간이라도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에 관한 동시들을 틈틈이 썼고, 마침내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라는 제목으로 동시집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낯선 존재들의 이름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가족이라는 좁은 테두리에서만 지내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 비로소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하기의 첫걸음을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그만큼 더 많은 또래들과 접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워간다. 그러나 인간의 성장은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인간은 산과 들과 강과 바다와 하늘이라는 자연 속에서 풀, 나무, 나비, 새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생명체들과 교감하고, 그것들의 생태를 배우며, 또한 그것들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오늘날의 어린이들이 피상적인 태도로 깨닫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넓고 깊은 세계이다. 따라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하는 어린이의 일상 속에서는 그 백 분의 일도 알기가 요원하다. 따라서 가장 복잡하고 난해한 신의 퍼즐인 자연을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라는 동시집을 통해서 얼마간이라도 그 이름들과 생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값진 지식이자 소중한 경험이다. 삭막한 도시환경에서 날마다 시달리며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위로받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자녀를 너무 인위적인 교육 환경에서만 키우기가 저어되는 어머니들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의 정겨운 나비이름, 새 이름, 풀이름, 나무이름들이 우리 어린이들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들려올 날을 고대해 마지않는다.
■출판사 리뷰
시인 조동화는 시, 시조, 동시 분야에 각각 한 번씩 도합 세 번이나 신춘문예에 당선한 다재다능한 시인이다. 그의 이번 동시집은 나비, 새, 풀, 나무라는 자연을 노래하고 있지만, 한 편 한 편을 읽어가노라면 그의 넓고 깊은 사물의 이해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그의 이번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는 곤충학, 조류학, 식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 없이는 묶어내기 불가능한 동시집이다. 우선 “제1부 우리나라 나비”에서 무작위로 한 작품을 골라 살펴보기로 하자.
갈구리나비 애벌레는/ 섬갯장대 잎을 먹고/ 갈구리나비가 된다// 거꾸로여덟팔나비 애벌레는/ 거북꼬리 잎을 먹고/ 거꾸로여덟팔나비가 된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애벌레는/ 기름새 잎을 먹고/ 수풀떠들썩팔랑나비가 된다//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애벌레는/ 돌나물을 먹고/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가 된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약 1만 종의 나비들의 애벌레와/ 짝을 이룬 먹이식물들// 아! 누가 언제/ 이 많은 짝들을 만들어/ 우리 곁에 살아가게 했을까?
―「나비 애벌레와 먹이식물」 전문
이것은 이 동시집의 첫 작품이다. 보는 것처럼 이 시에는 여러 가지 나비 이름과 먹이식물의 이름들이 나온다. 이런 시를 쓰자면 각 나비들의 종류와 생태에 관한 폭넓은 이해 없이는 작품을 쓴다는 것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자신의 나비에 관한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능숙하게 여러 어휘들을 구사하여 한 편의 감동적인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읽는 이로 하여금 문학으로서의 감동과 함께 어린이들이 익혀가야 할 사물에 대한 지식까지도 아울러 전달하고 있다. 흔히들 문학은 문학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성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렇다고 본다. 자라가는 어린이의 입장에서의 문학은 문학적 감동만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일도 소중하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읽는 동시나 동화에서는 문학성과 아울러 문학의 효용면도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제2부 우리나라 새”에서도 한 편을 음미해 보자.
희다고 백로/ 검다고 흑두루미// 머리가 푸르다고 청머리오리/ 부리가 붉다고 붉은부리갈매기// 배가 희다고 흰배지빠귀/ 머리에 검은 댕기가 있다고 검은댕기해오라기// 온 몸이 푸르다고 파랑새/ 머리가 붉다고 붉은머리오목눈이// 머리가 검다고 검은머리갈매기/ 뺨이 희다고 흰뺨오리
―「새 이름에 숨겨진 대조법 2」 전문
이 작품은 “색깔”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 역시 새 전체를 통찰하는 조류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쓸 수 없는 작품이다. 흰빛과 검은빛, 푸름과 붉음의 대조를 여러 가지 새 이름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읽는 어린이는 새 이름의 상당 부분이 외양적인 색깔에 의해서 붙여졌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거기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새 몸의 크기, 새가 사는 곳에 의해서도 많은 새 이름이 붙여졌다는 사실을 「새 이름에 숨겨진 대조법 1」, 「새 이름에 숨겨진 대조법 3」을 통해서도 알려 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의 동시가 이런 거시적 통찰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 반대 기법인 미시적 궁구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참새」, 「곤줄박이」, 「울도큰오색딱따구리」 등 사물에 배율이 높은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는 작품들이 바로 그 예다.
시인의 사물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풀과 나무에서도 해박하고 깊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풀이름에는/ 아득하고 아득한/ 할머니의 할머니 적/ 바느질 기구가 들어 있어요// 바늘꽃/ 가위풀/ 골무꽃// 우리나라 풀이름에는/ 아득하고 아득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적/ 도구 이름이 들어 있어요// 절굿대/ 장구채/ 갈퀴나물// 우리나라 풀이름에는/ 서럽고 고달픈 삶을 살다간/ 그 옛날 엄마들의/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며느리밥풀/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우리나라 풀이름 1」 전문
보다시피 시인의 시는 식물학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여러 가지 풀이름들을 통해 옛 사람들의 바느질 기구 이름, 도구 이름, 서러운 어머니들의 이야기까지 놓치지 않고 보아내고 있음이 그것이다. 풀이름 나무이름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속에는 사물을 형용하는 조상들의 범상치 않은 눈썰미는 물론 옛 사람들의 생활상과 역사적 시련까지도 들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인의 눈길은 공시적인 세계와 통시적 세계를 두루 아우르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지식과 역사와 지혜들을 찾아내 보여준다.
“제4부 우리나라 나무” 가운데서도 한 편을 보자.
나무속에/ 수많은 박쥐 떼가 살고 있지요// 긴 겨울 지나 봄이 오면/ 그 초록 박쥐들/ 일제히 밖으로 날아 나오지요// 아직 어릴 때 그 박쥐들을/ 남방잎이라 부르는데/ 해마다 엄마가 수백 마리씩 잡아/ 장아찌를 담그면// 이번에는/ 한 마리씩 밥숟가락에 덮여// 입 안으로 들어가/ 상큼한 맛의 박쥐가 되어/ 혀끝에서 포르르 날아오르지요
―「박쥐나무」 전문
어떤가. 박쥐나무라는 한 대상을 통해 공감각이라는 미세한 부분까지 능수능란하게 펼쳐내는 솜씨가 놀랍지 아니한가.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다시피 시인은 사물에 망원경과 현미경을 자유자재로 들이대며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 부분 부분의 세미한 곳까지 살펴 알아야 할 것들을 놓치는 법 없이 샅샅이 찾아내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 이 나라의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교육이라는 제도 속에 갇혀서 신음하고 있다. 마치도 헤르만 헤세의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의 소년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처럼 거의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르렀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 나라의 후세들을 위한 교육이 언제까지나 궤도 수정 없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생활의 장(場)인 자연을 나비, 새, 풀, 나무라는 네 가지 사물들에 담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동시집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는 지친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공기로 막힌 숨통을 터 줄 뿐만 아니라, 잔뜩 눌려 찌든 폐활량을 늘려주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 이준관 해설 「시인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자연의 이야기로 가득한 동시집」에서
♣
영국의 시인이면서 평론가인 C. D. 루이스는「시학입문」에서 수선화를 보는 두 가지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 “세계를 이해시키는 데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우리의 머리를 통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가슴과 감정을 통해서입니다.”라고 하면서 수선화를 예를 들어 수선화에 대한 식물학의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적인 설명과 위즈워스의 시 「수선화」를 통한 시적인 설명 중에 시적인 설명이 수선화에 대한 가장 만족스런 설명이라고 말했다.
C. D. 루이스의 말처럼 자연도감에 나오는 과학적인 설명보다는 시를 통한 설명이 더욱 효과적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과학적인 설명은 머리를 통한 이해지만 시적인 설명은 가슴과 감정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조동화 시인은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를 시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시인은 친절한 선생님이나 자연 해설사처럼 동식물을 생김새, 크기, 색깔, 냄새, 사는 곳 등 생태적 특성에 따라 분류하여 기억하고 암송하기 쉽게 전래 동요처럼 말의 반복과 리듬을 살려 흥겹게 시로 풀어냈다.
가래가 어디 있나
가래나무
부채가 어디 있나
부채싸리
작살이 어디 있나
작살나무
딱총이 어디 있나
딱총나무
화살이 어디 있나
화살나무
―「우리나라 나무이름 4」전문
전래동요처럼 말의 반복과 흥겨운 리듬이 있는 이런 동시를 읽다 보면 나무 이름이 저절로 머리에 기억된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 풀과 나무와 나비와 새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이런 면이 이 동시집이 갖는 신선한 매력이자 개성적인 특징이다.
♣♣
시인은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들이 우리들과 닮았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나비가 우리의 아이들과 닮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길이가 길고/ 대부분이 산악지대에다/ 3천여 개의 섬까지 딸려 있어” (「여름방학이 되면」) 나비 종류가 풍부하고 다채로워 250종이나 되는 많은 종류의 나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시인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비를 보면서 그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런 모습이 영락없이 아이들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꼬마나비는
모두 일곱 가지
정도가 살지요
까마귀처럼 검은
꼬마까마귀부전나비와
흰 점이 있는
꼬마흰점팔랑나비
전체적으로 검은색의
산꼬마부전나비와
표범무늬가 있는
산꼬마표범나비
줄이 있는
줄꼬마팔랑나비,
수풀에 많은
수풀꼬마팔랑나비,
제주도에 사는
제주꼬마팔랑나비
이렇게
일곱 종류인데
크기가 모두
28밀리미터 정도의
귀염둥이들이랍니다.
―「꼬마나비들」 전문
28밀리미터 정도의 꼬마나비라니! 상상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작고 귀여워서 꼬마 이름이 들어가 있는 꼬마나비들은 팔랑팔랑 나는 모습이 귀염둥이 아이들과 영락없는 닮은꼴이다. 그리고 일곱 종류의 꼬마나비들이 마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야기에 나오는 숲속 오두막집에 사는 작은 꼬마 난쟁이 같은 생각이 들어 우리를 동화와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 마을에
어린 시절 분답하게 나대는 바람에
‘분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할아버지 한 분이 있지요
꼭 그처럼
나비 가운데도
유난히 떠들썩하게
법석을 떠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검은테떠들썩팔랑나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수풀떠들썩 팔랑나비,
이렇게 세 종류가 바로 그들인데요
모든 나비들이 팔랑팔랑 날지만
그 중에 특별히 신명이 많아
어딜 가든 한바탕
떠들썩하게 날아야 직성이 풀리는
참 특별한 나비들이지요
―「떠들썩한 나비들」 전문
나비 가운데 유난히 팔랑거리며 법석을 떨어서 떠들썩팔랑나비라는 이름이 붙은 나비를 소개하고 있다. “특별히 신명이 많아/ 어딜 가든 한바탕/ 떠들썩하게 날아야 직성이 풀리는 “ 떠들썩팔랑나비 종류는 신명이 많아 유난히 법석을 떨며 떠들썩한 아이를 닮았다. 떠들썩하게 팔랑거리며 나는 나비에서 개구쟁이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읽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검은 칠판에 흰 분필로 “여덟 팔 거꾸로 겨우 써 놓고 여덟 팔 맞지 하고 우기는 개구쟁이“로 묘사하고 있는 「거꾸로여덟팔나비」, 적을 만나면 잠깐 겁을 주어 적이 잠깐 주춤하는 사이 달아나기 위해 뿔을 가진 「뿔나비」도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
이 동시집은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에 대한 유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시로 쓴 자연도감이다. 시인은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님이나 자연 해설사처럼 아주 이해하기 쉽게 우리나라 나비와 새와 풀과 나무를 종류 별로 분류하여 그들의 이름과 생태적 특성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시로 풀어서 들려준다. 그래서 시를 즐겁게 읽다보면 그들의 이름을 쉽게 기억하고, 구별하기 어려운 복잡한 것들도 한눈에 쉽게 식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잘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는 ‘아하 그랬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비와 새와 풀과 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와 왜 그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생태적 특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친근감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동시집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 방학 때면 으레 했던 식물 채집, 곤충채집 숙제가 생각났다. 풀이나 나뭇잎을 채집하여 두꺼운 종이에 붙이고 풀과 나무 이름을 적던 추억, 그리고 곤충 채집을 하려고 “포충망이 달린/ 긴 장대를 어깨에 메고/ 꽃처럼 고운 무늬를 가진 나비“ (「여름방학이 되면」)를 쫓아 들녘을 쏘다니던 아름다운 추억도 떠올랐다. 그 당시 그들의 이름을 몰라 안타까웠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그 때 이런 동시집이 나왔으면 쉽게 종류를 구별하고 이름을 알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시적 감성과 생태적 특성이 잘 조화를 이룬 재미있고 흥미롭게 시로 쓴 자연도감과 같은 동시집이 바로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이다.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자연 풍경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나비와 새와 풀과 나무도 아름답고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우리나라 나비와 새, 풀과 나무 이름과 생태적 특성을 흥미진진하게 시로 풀어 쓴 이 동시집을 읽고 이름과 특성을 자연스럽게 익혀서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욱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기를 바란다.
■ 책갈피 엿보기
막 한자를
익히기 시작한
개구쟁이
검은 칠판에
흰 분필로
‘여덟 팔’
거꾸로 겨우 써놓고
“엄마, 이것 봐
이거
여덟 팔 맞지?” 한다
“아냐.
아니래두.”
해도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아냐, 엄마
이게 틀림없어.” 하며
자꾸만 우기는
개구쟁이
―「거꾸로여덟팔나비」 전문
사람은
하늘 땅 바다를
나누어서 살아도
새들은
무엇 하나
나누는 법이 없다
온 세상
하늘 땅 바다
오고 싶으면 오고
온 세상
하늘 땅 바다
가고 싶으면 간다
―「새」 전문
방울새난초에 사는
예쁜 부리의 방울새를
보았다고?
잠자리난초에 사는
네댓 마리씩의 흰 잠자리들도
보았다고?
제비난초에 사는
재잘대는 은빛의 제비 떼까지
다 보았다고?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보자
해오라비난초에 사는
눈부신 해오라비들의 날갯짓을
너는 본 적 있니?
―「너는 본 적 있니?」 전문
겨우 구구단
3단까지만 배워
봄 마중 나온 개구쟁이
삼일은 삼
삼이는 육
삼삼은 구…
여기에서 그만
더 외우지 못하고
막혀 버렸다
세 개의 팔,
팔 하나하나마다
세 개씩의 손바닥을 들고
뭐더라?
다음이 뭐더라?
이윽히 생각에 잠긴
삼지구엽초
―「삼지구엽초」 전문
사시나무는
바람의 감시꾼
개구쟁이 바람이
뒤꿈치를 들고
가만가만 겨드랑이 밑을
지나가려하면
사시나무는
쥐죽은 듯 섰다가도
“어딜! 안 되지.” 하고는
잎들을 흔들며 막아선다
“아이쿠! 또 들켰네.”
개구쟁이 바람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빙 돌아 다른 곳으로 간다
―「사시나무」 전문
■ 시인소개
조동화
1948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되었다. 시집에 『낙화암』, 『낮은 물소리』, 『영원을 꿈꾸다』, 『나 하나 꽃 피어』 등 8권이 있으며,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통영문학상(김상옥상) 등을 받았다.
시인의 블로그 http://jodonghwa.blog.me/130157152855
메일 :jodonghwa@naver.com
첫댓글 부부의 사랑이 담뿍 담긴 동시집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쪽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점 많은데도 사랑의 눈으로 보아주세요.^^
체크해서 1분기도서관책으로 구입하겠습니다. 보고싶어요.
주소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