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전설 -한려수도 물길따라 오동도에서 돌산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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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0.13. 03:33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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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전설
한려수도 물길따라 오동도에서 돌산도까지
멀고 먼 옛날 오동숲 우거진 오동도에
금빛 봉황이 날아와
오동 열매 따먹으며 놀았더래.
봉황이 깃들인 곳에는
새 임금이 나신다는 소문이 나자
왕명으로 오동숲을 베었다네.
그리고 긴 세월이 흐른 후 오동도에는
아리따운 한 여인과 어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도적떼에 쫓기던 그 여인
낭벼랑 창파에 몸을 던졌다네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 소리소리 슬피 울며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는데
북풍한설 내리치는 그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인 무덤가에는
여인의 붉은 순정 동백꽃으로 피어나고
그 푸른 정절 시누대로 돋았다네.
여수 자산(紫山)에서 본 오동도 원경
여수 앞바다 오동도의 전설을 시로 읊은 전설비의 전문이다. 자기 고장 전설을 이렇게 돌에 새기는 정성을 보이는 곳도 드물 듯하다. 오동도에 대한 여수인들의 애정, 그들의 애향심을 보는 듯하여 매우 흐뭇하다.
지금은 방파제로 인해 뭍과 연결되어 있지만 오동도는 여수시의 동쪽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있는 이 고을의 보물섬이다. 전설비에서 언급한 대로 본래 이 섬은 오동나무가 무성하여 오동도(梧桐島)라 했으나 지금은 오동나무 대신 동백꽃으로 더 유명한 관광섬이 되었다.
오동나무가 없어진 데는 고려 공민왕 때의 요승 신돈(辛旽)의 전설과도 관련된다. 풍수지리에 밝은 신돈은 전라도의 전(全)자가 ‘사람 인(人)’자 밑에 왕(王)자를 쓰는 데다가, 또 오동도에 봉황이 깃드는 것을 보고 이는 좋지않은 징조라 하여 전(全)자를 ‘들 입(入)’자 밑에 왕(王)자를 쓰도록 했다. 그리고 이 섬에 자생하는 오동나무를 전부 베어내게 했다고 한다.
전설도 세월의 흐름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르나 보다. 오동나무 이름을 가진 섬에 여인의 정절을 상징하는 동백꽃이나 시누대(표준말로 ‘식대’)의 전설이 묻어 들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수를 대변하는 오동도는 30여 년 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발점이 되었다. 비록 작은 섬이긴 하지만 상록수로 덮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해안 주변은 용굴·소라바위 등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언제 또다시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오동도 본래 이 섬은 오동나무가 무성했으나 풍수지리에 밝은 고려 공민왕 때의 요승(妖僧) 신돈이 오동도에 봉황이 깃들이는 것을 보고 좋지 않은 징조라 하여 섬에 자생하는 오동나무를 전부 베어내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오동나무 대신 동백꽃으로 더 유명한 관광섬이 되었다. 비록 작은 섬이지만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해안 주변은 용굴·소라바위 등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
여수의 자산
해뜰 무렵 산봉우리가 온통 자색으로 물드는 산으로 토끼와 거북의 전설이 있다. 오동도 쪽 방파제에서 올라오는 꼬불꼬불한 산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오동도에서 여수 쪽으로 보면 방파제 초입에 자산(紫山)이란 산이 가깝게 자리한다. 척산(尺山) 또는 동산(東山)이라 불리는, 이 산은 여수시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해뜰 무렵이면 산봉우리가 온통 자색(紫色)으로 물든다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여수의 구항(舊港)과 신항(新港)은 물론 오동도가 코앞에 내다보이는 이 산에는 예로부터 토끼와 거북에 대한 전설이 있다. 그 옛날 자산에 살던 토끼는 항상 오동도에 가 보고 싶어했다. 내 생전 저 섬에 한번 가 보았으면······ 이런 토끼의 꿈은 가로놓인 바다로 인해 뜻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알을 낳으러 바닷가로 나온 거북를 꾀어 오동도를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토끼와 거북의 전설이 으레 그렇듯 토끼의 교활함이 항상 문제가 된다. 토끼는 거북에게 자신을 등에 태워 바다를 건너게 해 주면 자산에 숨겨 놓은 값비싼 보물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구경을 마친 토끼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평소 어질기로 소문난 거북도 토끼의 속임수를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었다. 토끼가 해변으로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던 거북은 놈을 붙잡은 대로 사정없이 털을 몽땅 뽑아 버린다. 껍질이 홀랑 벗겨진 토끼는 아프고도 추울 수밖에. 한겨울 추위에 떨고 있는 토끼를 보고 토신(兎神)은 어서 억새 풀밭에 가서 뒹굴라고 일러 준다. 토신의 말대로 토끼는 억새밭에 가서 뒹굴자 새로운 털을 얻게 되었다. 이로써 고통과 추위에서는 벗어났으나 대신 말 못하는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토끼가 비록 좋은 털옷을 입었으나 평생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은 이처럼 거북을 속인 죄업이라는 전설이다.
자연경관이 아름답다고 할 때 대개 산자수려(山紫水麗), 또는 산자수명(山紫水明)이라 한다. 이 숙어를 지명과 연관시켜 보면 여수(麗水)의 자산(紫山)은 이 산자수려(山紫水麗)를 그대로 뒤집어 놓은 것이어서 매우 흥미롭다. 신라 때부터 해읍(海邑)이라 불리던 여수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법, 경관이 아름다우면 이를 탐내어 다투는 무리가 있게 마련이다. 여수는 예로부터 왜구의 침탈이 잦았고 임진왜란 때는 해전의 격전지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여수는 풍수지리상 삼룡쟁주형(三龍爭珠形), 곧 세 마리의 용이 하나의 여의주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형국이라 한다.
구항 한가운데 떠 있는 장군도
여수의 지형을 삼룡쟁주형(三龍爭珠形)이라고 하는데 이 장군도가 바로 그 여의주라고 한다. 장군도란 연산군 때 이량(李良)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여수의 여의주는 중앙동 구항 한가운데 자리한 장군도(將軍島)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장군도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용은 그 첫째가 종(‘종고산’을 일컬음)을 치는 타봉처럼 생긴 예암산이요, 둘째가 돌산대교로 이어지는 돌산도이며, 셋째가 대교 앞으로 멀리 보이는 경호도라는 것이다. 자산에 올라 구항 일대를 내려다보면 이런 풍수설이 매우 그럴듯하다고 여겨진다.
장군도란 왜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수중제를 쌓았던, 연산군 때 이량(李良)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장군도는 본래 대섬〔大島〕이라 불렀는데 둘레가 총 6백미터에 불과한, 이 작은 섬을 대섬이라 이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대섬은 대가 많은 섬, 즉 죽도(竹島)란 뜻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대머리라고 할 때의 ‘대〔禿〕’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장군도 위로는 국내 최초의 사장교인 거대한 돌산대교가 드리워져 있다. 그 형세는 여수의 여의주인 이 장군도를 에워싸고 서로 다투는 무리들을 당장이라도 결판내려는 듯한, 그런 모습이다. 이 거대한 사장교를 건너면 갓〔芥〕김치로 유명한 돌산도(突山島)가 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장군도 여수는 풍수지리상 삼룡쟁주형, 곧 세 마리 용이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형국이라 한다. 그 여의주에 해당하는 것이 장군도이다. 장군도는 왜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수중제를 쌓았던 연산군 때 이량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으로 본래는 대섬〔大島〕으로 불렸다고 한다. 장군도 위로는 국내 최초의 사장교인 돌산대교가 드리워져 있다. |
돌산도 남단의 향일암
이 암자에서 보는 일출·일몰의 광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이곳의 산세가 경전을 등에 진 거북이 용궁으로 들어가는 형상이어서 영구암(靈龜庵)이라고도 불린다.
돌산도 초입에서 남쪽으로 얼마쯤 내려가면 굴전리와 평사리 사이에 자칫하면 허리가 끊어질 듯한 좁디좁은 목을 만난다. 이름하여 무술목, 이곳이 바로 임진란 막바지에 충무공이 왜선을 모조리 수장시킨 바로 그 승전의 목이다. 이곳의 이름은 승전 당시 전사한 왜적의 피로 물들었다 하여 ‘피내’라 불렀고, 그 핏빛이 가시자 점차 ‘무서운 목’이라 하여 무실목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가 마침 임진란이 끝나는 무술년(戊戌年)이어서 다시 무술목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무술목을 지나 더 이상 갈 수 없는, 이 섬의 남단에 이르면 해돋이로 유명한 향일암(向日庵) 절벽에 다다른다. 거북 형상을 닮은 금오산 낭떠러지에 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비경이 마치 불국(佛國)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선 눈앞에 잡히는 섬들의 이름부터가 그러하니, 부처님이 머물렀다는 세존도(世尊島)를 위시하여 그 좌측에 중생의 서원에 불보살이 감응했다는 감응도(感應島), 또 아미타불이 화현했다는 미타도(彌陀島) 등이 모두 불국의 이름들이다.
영구암(靈龜庵)이라고도 불리는 향일암은 이 암자가 위치한 산세가 마치 경전을 등에 진 거북이 용궁에 들어가는 형상이라 하고, 또 인근에 흩어진 기암들이 모두 거북 등의 육각문형을 닮았다고 한다. 암자가 해안에 접해 있으면서도 바다의 소금기가 이곳 도량까지는 미치지 않는다. 이곳 향일암에서 일출과 일몰을 경험한 사람들은 말하기를 일출은 관음보살의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는 듯하고, 일몰 후 달빛이 남해바다 위에 어릴 때는 바로 극락세계의 황금 연못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번쯤 돌산도 남단에 가서 그 극락세계의 황금못에 풍덩 빠져 봄도 좋으리라.
향일암에서 보는 돌산도 앞바다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경험한 사람들은 말하기를, 일출은 관음보살의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는 듯하고, 일몰 후 달빛이 남해 바다에 어릴 때는 바로 극락세계의 황금연못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려수도 물길따라 오동도에서 돌산도까지 (물의 전설, 2000. 10. 30., 천소영,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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