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은 굴뚝같지만} 프로젝트팀은,
이 펀딩이 쓸데없는 일이 되길 바라는 게릴라 팀입니다. 심지어 하루라도 빨리 팀 자체가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75m 굴뚝 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 이후로 자꾸만 마음이 불편하고, 날씨를 찾아보게 되며, 무엇에 이끌린 듯 굴뚝과 땅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머쓱해지도록 그들이 어서 지상에 내려오길 바랍니다. 최대의 노력을 다해 머쓱해지고 싶습니다. 그 순간을 앞당기기 위해 느린 마음을 모아 손편지를 써봅니다.
•김다은
라디오 프로듀서. 운명의 장난인지 파인텍 노동자들이 1인 시위를 하는 건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멋지고 강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 팟캐스트 [혼밥생활자의 책장] 제작 및 진행 방송 듣기 www.facebook.com/todayeatalone/
•정소은
독립기획자. 미인대회 참가자와 꿈이 같음(세계평화). 신세지는걸 불편해하는 성격.
굴뚝을 쳐다보지 않았다면 아마 계속 몰랐을겁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는 내 몫까지 대신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기꺼이 자신들의 역량을 보태준 숨은 조력자 ‘굴뚝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2. 프로젝트 소개

• 사진 : 신기철 작가
아니 땐 굴뚝 위 두 사람
75m 높이의 목동 열병합 발전소 세 번째 기둥에는 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이름은 홍기탁, 박준호. 또 다른 이름은 ‘파인텍 노동자'입니다. 2017년 11월 12일. 두 사람은 굴뚝 위로 올랐습니다.
언제 내려올지 기약할 수 없이 올라간 80cm 폭의 하늘 집. 사람들은 이곳을 ‘하늘 감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두 사람은 이곳에서 비닐천막에 의지해 “태어나서 제일 추운 겨울”을 겪었습니다.

어느덧 200여 일이 흘렀습니다. 눈이 쌓였던 안양천 둑길에 벚꽃이 폈고, 졌고, 푸른 잎이 돋아났습니다. 비어있던 산책길에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느린 산책을 했고 맵시 좋은 자전거를 타며 계절을 즐겼습니다. 이제는 여름. 추위를 견뎌낸 두 사람은 이제 혹서와 장마를 맞을 준비를 합니다.
2018년 6월 19일, 굴뚝 농성 220일째. 하지만 파인텍 동료들은 이 숫자 앞에 408이라는 숫자를 더해서 계산합니다. 우리나라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인 408일. 있어선 안 될 이 기록의 주인공은 차광호. 지금은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에게 밥을 올려주고 있는 땅 밑의 동료입니다. 이 세 사람 말고 다른 동료들은 누구냐고요?
형들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구미 남자 김옥배, 농성장 살림을 맡는 묵묵해도 착한 막내 조정기. 이렇게 두 사람입니다.
네. 그러니까 총 다섯 사람. 이들이 바로 파인텍 노동자 전부입니다.

•굴뚝에서 내려온 차광호씨가 가족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408일만에 땅에 내려온 그는 가까운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검진만을 받은 채, 그날 밤 칠곡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이전의 대개의 고공농성자들은 병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 사진 : 정택용 작가
회사의 고용/노조/단체협약 승계 약속을 받고 차광호씨는 408일 끝에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동료들과 가족들을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입을 벌려도 말이 나오질 않았다"고 합니다. 굴뚝의 시간을 다시 땅의 시간으로 바꾸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노동 조건을 협의하는, 노동자들의 최후의 보루인 ‘단체협약’을 끝내 이행하지 않았고 임금 협상을 할 수 없었던 이들은 한달에 70만원, 많게는 130여 만원을 받으며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양보안을 들고 18차례나 회사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끝내는 공장 내에 있는 기계마저 철수했고 남은 노동자들을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파인텍 노동자들이 올라갈 곳은 다시, 굴뚝밖에 없었습니다.
다섯사람은 굴뚝에 오르기 전 다 같이 영덕 여행을 떠났습니다. 분명 추운 겨울이었는데 김옥배씨는 “겨울바다가 이상할만큼 참 따뜻했다"고 회상합니다.

굴뚝 위 박준호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인생이고 내 삶이니까.
공장이 사라지는 일을 되풀이해 겪다 보니 스스로를 지켜야 했다.
바뀌지 않으면 계속 똑같이 살게 된다는 것을 안 이상 예전처럼 살 순 없다.”
바뀌지 않으면 계속 똑같이 살게 된다는 것을 안 이상, 예전처럼 살 순 없다.
슬프도록 단호한, 작지만 분명한 이 말에 가슴 한 구석이 뜨겁게 차오릅니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이들이. 우리 사회에 하나의 ‘증거’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침묵하고 포기한다면 부당함은 당연함이 됩니다. 하지만 굴뚝이라는 최전방에 올라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2014년 한국의 쌍용차 고공농성을 보고 했던 이 말에 깊게 공감합니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싸우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종종 목적으로 삼을 만한 어떤 대안도 없다는 말을 듣는다.
맞다.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노동자들은
대안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논쟁의 화제를 제기한다.
그들이야말로 대안인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해고 노동자들의 의로운 투쟁에 깊은 존경심을 가진다.
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만든다.
그들이 그곳에 있기에, 우리 모두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들이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지 않듯,
우리도 '그들만' 고립되지 않도록 마음을 모으고자 합니다.

“당신이 쓴 마지막 편지는 무엇이었습니까?”
손편지를 쓴다는 것은 느리고 어색한 행위입니다. 굴뚝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을 두고 누군가도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어리석고,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행동’이라고요. 그래서 편지를 올려 보냅니다. 한 통 한 통이 한 걸음 한걸음이 되어 이것이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이 안전하게 땅에 내려올 수 있게 하는 길이 되길 소망합니다.
3. 리워드 구성
일부러 고개를 들지 않으면 시선이 닿지 않는 곳, 그래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기억해야 하는 곳. 두 사람이 올라간 하늘집을 잊지 않기 위해 일상 속 물건에 굴뚝을 담았습니다.
어서 땅으로 내려오길 바라는 후원자들의 '굴뚝같은' 마음도 담았는데요.
동시에 부당한 노동 처우로 '굴뚝에 내몰린 듯'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리워드 사진 촬영은 신기철 작가가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굴뚝 손편지지〉와
<굴뚝같은 유리컵〉을 제작합니다.

<그렇지, 굴뚝손편지지>
•굴뚝의 아침(pink), 굴뚝의 낮(blue), 굴뚝의 저녁(navy) 3종류입니다.
•가로 10cm x 세로 30cm 길이인데요, 세로길이가 A4용지보다 조금 더 길고 가로길이는 그 1/3 사이즈입니다. 두께는 105g으로 글자를 눌러쓰는 느낌이 있는, 얇지 않은 종이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습을 모두 편지지 디자인에 넣었습니다. 굴뚝 위는 땅과 연결됨으로써 고립된 장소가 아닌 '생존'의 장소로 존재하게 됩니다.




✻ 편지지 디자인 : 송민선
<굴뚝같은 유리컵>
•직경 6.3cm x 높이 15.7cm의 ARC 아일랜드 하이볼 330ml 유리컵입니다. ARC China에서 제작했어요.
•한 손에 딱 잡히는 이 유리컵은 둥긴 세로형 모양 자체가 굴뚝을 연상시킵니다.
굴뚝의 밤, 그 외롭고 빈 시간을 생각하며 디자인하였습니다.
•유리제품은 살살 다뤄주세요. 강한 충격에는 깨질 수 있습니다.
•이 잘생긴 손의 주인공은 파인텍노동자 김옥배씨입니다:)

✻ 유리컵 디자인 : 전민지
〈굴뚝 우체통〉을 설치하고
〈고마운 컵받침〉을 보내드립니다.
모금되는 금액에 따라 시내 몇 곳에 설치될 우체통 개수가 달라집니다. 우체통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되며파인텍 고공농성에 대한 소책자와 소식지, 사진등이 함께 비치됩니다.
(설치 예정 장소 : 대학로 이음책방, 망원시장 내 카페M)
손편지를 수거하는 우체통이지만, 동시에 파인텍 사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게시판이 됩니다. 우체통 설치를 후원해준 후원자분들에겐 <고마운 컵받침>을 보내드립니다. 말하자면 기부금 영수증이랄까요.
뒷면에 "그래도 당신덕분에 굴뚝같은 마음들을 모으고 엮어 올렸습니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굴뚝 우체통>


•굴뚝 우체통 미니어쳐(샘플) 사진입니다. 프로젝트 성공시 제작됩니다.
•우체통 오브제 디자인 및 제작 : 공희공방
<고마운 컵받침>


그리고 모든 후원자분들에게는 파인텍 사태에 대한 정보와 우리 사회의 노동 혐오에 대한 질문을 담은 핸드북 <모두, 하고 있습니까? ‘노동’>을 함께 보내 드립니다.
(* 목차 및 핸드북 예시 이미지는 추후 업로드 )
4. 제작, 발송 일정
6/19 크라우드 펀딩 시작
6/29 1차 오프라인 행사 : 라운드테이블 {모두, 하고 있습니까? "노동"}
with. 하종강, 파인텍 노동자들
7/22 펀딩 종료, 리워드 제작
7/20 (최대 한달) 순차 리워드 배송 및 굴뚝우체통 제작

* 자세한 일정이나 변동 사항이 생기면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 모든 사항은 파인텍 노동자분들과 협의되었습니다.
* 제작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은 파인텍 농성 후원금에 사용됩니다.
5. 문의
기타 후원 및 문의는 아래 메일주소 및 ‘창작자에게 문의하기’ 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 gooldduck_letter@naver.com
텀블벅 중 농성장 소식과 오프라인 행사 안내, 시민들이 보내주신 손편지는 아래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gooldduck_letter
5-1. 추가 구매 방법
단품 리워드를 별도로 구매하길 원하실 경우 [창작자에게 문의하기 >> 선물/후원]을 통해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