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비가 촉촉이 내렸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기에 매가박스에 갔다
코로나와 거센 바람과 강한 빗줄기 탓에
극장 안에 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텅 빈 극장에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혼자였다.
혼자이기에 선전도 없이 바로 본 영화를 시작했다.
제목은 자산어보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 가서 쓴 책이다
흑산 이라는 이름이 싫어서 자산이라 명명했다
주자학을 바탕으로 하는 성리학을 믿지 않고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를 신봉했다는 이유로 끝까지 절개를 지킨 정약종은 죽음을 당하고
다산은 강진으로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갔다.
정조는 정약용을 극히 사랑했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대신들이 경을 미워하는 것은 자신이 성찰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미워하고 싫어해도
끝까지 잘 버티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혜민 스님이 이외수 작가에게 이 시대에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을 때 존버 정신이라고 했다..,,,
정약전은 자신의 제자 창대가 급제하고 벼슬길에서
세상 부조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감옥 에 있다가 빈 털털이로 돌아 온 창대에게 말했다
“학처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궁창이나 구정물 통에도 뜻이 있는 것이다.”,
흑백영화로 만들어 그 옛날을 그리는 추억의 산물이며
출렁이는 파도소리에 자연의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삶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굴 위하여 열심히 일을 하는지, 무엇을 얻으려고 열심히 일을 하는지,
그 자체가 삶이라고 생각하고 그곳에 즐거움이 있는지
자기 방식대로 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존 스투어스 밀은 말했다.
이제는 열심히 라는 말을 내려놓고 자기 하고 싶고 바라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주도적 책임성 있는 삶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