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홍수피해 문제와 대응1-홍수피해 피해액만 5조원,사상자 36명,포항제철, 한국주철,현대제철등 111개소 침수
포항 홍수피해 피해액만 5조원,사상자 36명
재난안전 근본대책 하천정비 새롭게 설계해야
포항제철, 한국주철,현대제철등 사업장 111개소
지난 9월 태풍 한남노로 포항의 극심한 홍수피해가 2개월이 지났지만 근본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도 정치적 공방만 오갔을 뿐 지역현안과제로만 남겨놓고 있다.
11호 태풍 ‘힌남노’는 최근 20년 내 역대 최대 강우량을 쏟아내며 포항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총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사유재산을 포함한 물적 피해는 공식 집계액으로만 1조 2천억 원에 달했다. 기업체가 받은 피해도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 기준 1조 348억 원이었으며, 영업손실 등 간접 피해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포항은 타 지역보다 비교적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으로 건조한 지역이다,
그러나 2022년 9월6일 태풍 한남노로 인한 집중호우는 포항의 오천읍,인덕동,청림동을 지나 바다로 흐르는 냉천을 범란하게 했다.
그 결과 평생 침수피해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용산2리 주민은 난생처음 침수피해를 받았으며 냉천 구간에 위치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침수로 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비 피해로 쇳물을 녹이는 고로가 2개월간 멈춘 포스코와 냉천 주변의 강관제조를 하는 한국주철관도 1개월간 이상 가동을 멈춰야 했다.
이곳은 냉천등 주변 하천 대부분 건천지역으로 포항제철등 산업단지 조성도 침수염려가 없다는 기상조건과 부합되어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된 곳이다.
그러나 2022년 9월 6일 새벽부터 내린 비는 오전 6시에는 101mm를 기록하고 주변에 있는 오어지 저수지는 2시간 만에 저수율 99.9%를 기록했다. 이같이 기후변화에 따른 다발성 집중강우는 1백년빈도 등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건조한 포항도 이상기후 피할 수 없다
오어지는 농업용수로 사용되지만 과거에는 지역주민들이 식수로도 사용하던 곳이다. 포항에는 해발 482m인 운제산에 오어사(吾魚寺)와 39만6천694m2(약 12만 평)의 오어지(吾魚池)가 있다. 이곳에는 자장암과 대왕바위가 있는데 자장암은 신라 때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암자로 특히 자장암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운제산에 둘러싸인 오어사가 있다.
오어지(池)는 운제산 계곡을 막아 만들어졌지만 원래 저수지 자리에 오어사가 있었다고 한다. 오어사가 옮겨진 뒤 초기에는 길이 없어서 배를 타고 오어사를 왕래할 수밖에 없었다.
1995년 11월 6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지 상류 준설작업 중 굴착기 기사에 의해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국보급 범종이 발견됐다. 오어지는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1986년에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고 2009년 7월 7일 이 저수지가 오랜 가뭄으로 13년만에 다시 바닥을 드러낸만큼 이 지역은 비가 잘 내리지 않는 곳이다.
오어지는 나를 뜻하는 나 오(吾)와 고기를 뜻하는 물고기 어(魚)를 붙여 이름지어졌다.
포스코 고로도 49년만에 가동 중단
소하천정비종합계획 새로운 시각으로
저수지는 수문으로 물을 흘려보내지만, 저수율이 100%를 넘을 때는 배수시설인 ‘물넘이’를 통해 물이 넘치도록 설계됐다. 오어지는 더 이상 물을 담아낼 여력이 없어져 넘친 물은 신광천을 지나 냉천으로 흘러갔다.
오천읍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이 들이 닥치면서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주민 8명이 세상을 등졌다.
냉천을 가득 메운 물은 49년 동안 쉬지 않고 불을 뿜어내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덮쳤다. 1973년 이후 끊임없이 쇳물이 흘러나오던 포항제철소의 고로는 이날 사상 처음 3기가 동시에 멈췄다. 이번 태풍으로 경북 지역에서만 1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집 8309채가 침수됐고, 약 2조원(잠정)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변의 강관제조회사인 한국주철도 침수됐고 여러 기업들이 침수되어 평균 1개월 이상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
용산천, 신광천, 냉천 등 포항의 하천들은 쉽게 범람해 아파트와 제철소를 덮쳤다. 하천변 주민들은 저수지 수문과 하천에 놓인 다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등 물길에 영향을 준 ‘인간의 모든 손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오어지에서 시작한 신광천이 냉천에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용산2리는 힌남노 태풍에 포항에서 가장 먼저 침수 피해를 겪었다. 이곳은 1144가구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파트 건설이 시작되기 전에 용산천은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고 냉천까지 곧게 뻗어 있었다. 하지만 냉천과 마을 사이에 아파트 건설 공사를 하면서, 용산천은 건설 현장을 에둘러 흐르도록 90도 직각으로 꺾였다. 2017년 포항시는 아파트 건설이 예정된 부지 내에 있는 용산천 500m의 유로를 변경하는 내용의 소하천정비종합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2020년에는 총 둘레 7㎞에 이르는 연못인 오어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오어지 둘레길을 개통했다.
포항시는 포항 대표 둘레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오어사 입구 출렁다리 원효교, 오어지 둑과 연결되는 인도교, 메타세쿼이아 숲, 관어정, 망운정, 전망데크 등으로 조성했는데 전체 길은 데크길 1.4㎞, 맨발길 1.5㎞, 산책로 4.1㎞로 구성됐다.
2012년 경상북도가 발간한 ‘냉천하천기본계획 변경 보고서’를 보면 냉천 중하류 지역에 대해 “주거지 밀집 구간이며 좌우 안측에 아파트 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일부 구간 제방의 높이가 낮아 관리가 요구되는 지역”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 보고서는 1998년 냉천기본계획수립 이후 14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존 계획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고서는 냉천에 설치된 다리 9개 가운데 다시 설치하거나 철거해야 할 다리 5곳을 지목했다.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리 주변에 충분한 여유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큰 피해를 본 아파트가 위치한 지점 너머의 하류에 있는 인덕교와 냉천교도 이 보고서에서 ‘개설’을 권고한 다리다. .
쇳물을 만드는 고로가 멈추는 큰 피해를 본 포스코측은 “이번 제철소 침수 원인은 인근 냉천의 범람 때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냉천은 하류에서 제철소를 만나 물길이 크게 꺾여 바다로 빠져나간다. 포항제철소 안에서 침수된 지역을 보면 냉천이 꺾이는 부분에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기후변화보고서 극한 강수는 증가한다 경고
전국 어디에도 홍수 범란은 발생될 수 있어
기상청이 2020년 작성한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를 보면 한반도의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단기간 강우 강도가 증가해 중소 하천에서 홍수 발생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기상과학원도 2020년 낸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모든 시나리오에서 미래 전반기에 강수량이 감소하는데도 ‘극한 강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하천 관리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각 하천의 중요도에 맞게 관리해야 하는데, 지방하천은 무조건 80년 빈도 강우량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고착화돼 있어 당장 전국 어디에서도 냉천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9월 말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를 복구 중인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2개 업체를 방문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사업장은 총 111개소에 이르며 이들 사업장에 대해서는 피해 사업장의 조속한 복구와 정상 가동을 위해 감독을 유예하고,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부의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여 지원하겠다고 했으며 현대제철, 포스코 등 포항지역의 37개 사업장에 대해서는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포항 침수피해 현장을 국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9월16일 김한정 산자위간사와 최인호 국토위 간사를 단장으로 하여 산자위에서 김용민,김정호,양이원영,이동주,이용선,이장섭, 행안위에서 오영환, 환노위에서 진성준의원이 포항을 방문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냉천범란 2개월이 지났지만 정쟁적 휘둘림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10월13일에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포항을 방문하여 피해 주민들에게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택 침수의 경우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1백만원 인상, 소상공인 침수 피해 상가에 대해서도 300만원의 지원을 검토했다. 주택 전파의 경우 400만원을 인상해서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효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이를 위해서 주택 침수에 대한 대책을 위해서 227억의 국비를 증액할 것이고, 침수 피해 상가 대책을 위해서도 168억의 국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가 사후 피해복구 및 지원책이지 사전 예방에 대한 기술적 정책적 방향제시는 없었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신찬기,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