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신이치(이케다 선생님)는 8월 17일 소카대학교에서 열린 부인부 결성
25주년을 축하하는 회합에 참석했다. 통신교육부 하계스쿨링을 시작한 지
사흘 째 되는 날이었다. 신이치는 회합 장소인 중앙체육관으로 향하는 도중에
통신교육부 학생들을 여러 명 발견했다. 그리고 곁에 있던 간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통신교육부 학생들이 스쿨링에 참석하느라 전국에서 모였군요.
모두 만나고 싶군요. 내일은 나도 격려하러 가겠어요."
통신교육부 학생들은 가장 고생하며 학업에 힘쓰고 있다. 신이치는 야학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모든 통신교육부 학생들의 고생이 마치 자기 일처럼 느껴졌다.
지도자라면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온 힘을 기울여
격려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날 밤 신이치는 차를 타고 소카대학교 안을 둘러보았다. 기숙사 근처에 다다르니
각 방에서 불빛이 환하게 새어 나왔다. 신이치는 동행한 간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통신교육부 학생이 모두 공부하는 중이로군요. 밤참으로 빵과 우유를 돌립시다.
신속히 준비해주세요." 빵과 우유가 마련되자 소카대학교 직원이 기숙사로
가져갔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창립자가 기숙사 근처를 차로 둘러본 일 등을 전했다.
모두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다.
이튿날 신이치는 통신교육부 학생들을 격려하러 갔다.
중앙체육관 옆에 계단형으로 지어진 S201 강의실에서는 경제학부 학생들이
'보건교육' 강의를 받는 중이었다. 그런데 교단옆에 있는 강의실 문이 확 열리더니
야마모토 신이치가 서 있었다.(중략)
신이치는 모든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한 다음 교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서 마이크를
들었다. "진지하게 학업에 임하는 제1기 통신교육부 학생 여러분을 보며
창립자로서 정말 감동스럽고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야마모토 신이치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러분에 관해서는 총장과 통신교육부장에게 상세히 전해 듣고 있습니다.
저는 통신교육부 여러분에게 한층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신교육은 창가교육의 아버지 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선생님이 품으셨던
이상이기도 하고, 여러분이 바로 그 이상을 체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고학의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고생'이라는 교과를 배우고 터득해야 비로소 다른 사람의 고생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인격도 도야할 수 있다. 고생은 대성(大成)하기 위한 필수과목이다.
신이치는 힘주어 이렇게 강조했다.
"통신교육부 여러분은 짧은 스쿨링 기간에 1년 과정의 내용을 흡수하려고
도전 중입니다. 저는 그런 향학심에 탄복하는 바입니다. 내년에도 다시 씩씩하게
소카대학교로 모이기 바랍니다. 모교를 사랑하고, 학문을 습득하기 바랍니다."
"예!" 하고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큰 박수가 일어났다.
이어서 신이치는 법학부 학생들이 '법학' 강의를 받고 있는 S101 강의실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이곳에서도 신이치는 진심으로 격려하며 "창립자로서 통신교육부
학생들을 육성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눈길을 쏟으며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건강하세요!"라고
말한 다음 강의실을 뒤로 했다.
이어서 신이치는 각 방면 통신교육부 학생 대표 10명과 간담을 나누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신이치는 일찌감치 문과(文科) 강의실 건물 정면의 현관 앞으로 가서 학생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학생 대표가 건물에서 나왔다.
"이쪽으로 오세요." 야마모토 신이치는 건물을 마주봤을 때 오른쪽에 서 있는
청동상 앞으로 통신교육부 학생 대표를 불렀다. 대장장이와 천사가 있는 청동상
받침대에는 "인생의 가치는, 노고와 사명 속에서만 생긴다."라는 신이치의 말을
새겨 놓았다. 그 까닭은 일하며 배우는 통신교육부 학생들에게 보내는 이 지침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전국 각지에서 향학심을 불태우며 소카대학교 캠퍼스에 모인 학생들이었다.
생활 속에서 격투하며 끝까지 배우려는 자세를 지니고, 단단히 기초를 다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이치는 '힘내라! 파이팅!'하고 외치는 듯한 심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멤버들로 '통신사명회'를 결성하면 어떨까요. 그 어떤 일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꼭 통신교육부
학생들의 핵심이 되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교를 사랑하고 지키며, 모교 발전을 위해
힘쓰기 바랍니다. 먼저 여러분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졸업할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이날 밤, 기숙사에서 머무르던 통신교유부 학생들은 서로 대화를 나눴다.(중략)
"… 제 경우에는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해서 통신교육을 받는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누구보다 우리가 창가교육을 체현해야 할 사명을
지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싸울 준비가 다 되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꼭 4년
안에 졸업하고 말겠어요."
인간교육의 본뜻은 일념을 전환하게 만들고,
자기가 지닌 커다란 가치를 깨닫게 하는 데에 있다.
하계스쿨링 전기 마지막 날이자 후기 첫날인 8월 25일 저녁, 중앙체육관 옆에 있는
S201 강의실을 중심으로 '학광제(學光祭)'가 열렸다. 학광제는 통신교육부 학생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여름축제' 성격을 띠고 기획한 행사였다.
야마모토 신이치는 그 며칠 전에 '학광제'를 열겠다는 총장의 보고를 듣고,
모든 학생에게 음료와 먹을 것을 돌리기로 했다. 또 그때 총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즐겁고 유쾌한 행사로 만들기 바랍니다. 강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즐거웠다. 오길 잘했다.'는 추억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런 추억이 합습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도약대가 됩니다. 그러므로 총장도 학장도, 모든 학생들 속으로
뛰어들어가 격려를 거듭하기 바랍니다."
격려는, 사람에게서 하고자 하는 의욕을 이끌어낸다.
교육은 격려로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비롯된다.
'학광제'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어서 후기에 참석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후기만 수강하느라 이날부터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강의실 앞에는 '서로 어깨동무하고 함께 배우자! 함께 전진하자! 우리는 제1기생'
이라는 주제를 써서 내걸었다. 기숙사별로 춤이나 합창 등 문화행사를 준비해 '열연'
을 펼쳤다. 하지만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 춤도 노래도 좀처럼 서로
맞지 않아 폭소가 이어졌다.
이 '학광제'는 해마다 하계스쿨링 기간에 열리며 소카대학교에서 배우는
통신교육부 학생들의 전통행사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신이치는 스쿨링 종강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문화제에 내빈도 참석하는 데다
일정이 겹친 탓에 상황이 어려웠다. 그래서 종강식에는 메시지를 보내고, 진심으로
통신교육부 학생들의 건투를 치하했다. "훌륭하고도 충실한 스쿨링, 대단히 노고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셨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내년에도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스쿨링에 참석하기 바랍니다. 저도 진심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신이치는 오후 2시가 지나서 소카대학교 문과 강의실 건물 앞에 도착했다.
현관 청동상 근처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통신교육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신이치는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적접 만나서 격려하자! 격려할 시간은 지금뿐이다.'
한 순간도 놓치지 마라. 그리고 때는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는 곧 '임종이 바로 지금'이라는 결심으로 사는, 신이치가 지닌 행동철학이었다.
통신교육부 학생들은 종강식을 마치고 나서도 곧바로 캠퍼스를 떠나기가 싫어,
청동상 앞을 비롯해 이곳 저곳에서 친해진 사람과 사진을 찍거나 연락처를 쓴
메모지 등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곳에 야마모토 신이치가 나타났다.
"여러분, 고생하셨어요! 함께 기념촬영을 할까요." 환성이 일어났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교수도 함께 청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신이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맑은 날씨에 종강식을 할 수 있었군요."
신이치가 이렇게 말하자 교수도 학생도 빙그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이치는 통신교육부 학생들과 잇달아 악수를 나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 말아요!"
"졸업장을 손에 쥘 날만을 고대하고 있겠어요."
그리고 결심을 깊이 음미하듯 이렇게 말했다. "저도 공부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전 세계의 학자나 지도자들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거듭 대담을
나누겠습니다. 배웁시다. 배우고 또 배웁시다."
통신교육부 학생들은 신이치의 말에 숙연해졌다.
불처럼 타오르는 신이치의 향학심에 감탄했다.
삿포로농학교(현 홋카이도대학교)에서 힘쓴 클라크 박사가 학교를 떠날 때,
배웅하러 나온 학생들에게 '보이스 비 앰비셔스(청년이여, 큰 뜻을 품어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클라크 박사의 제자 중에 삿포로농학교 교수를 지낸
오시마 마사다케에 따르면, 클라크 박사는 그 말에 이어 '라이크 디스 올드 맨
(이 늙은이처럼)'이라고 말했다 한다. '이 늙은이'는 바로 박사 자신을 가리킨다.
즉 '여러분도 나처럼 큰 뜻을 품어야 한다!'고 외친 것이다.
진정한 인간교육은, 삶의 방식을 통한 인격적 촉발로 이뤄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신이치는 늘 자신에게 새로운 전진과 향상 그리고 도전이라는 과제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