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불안 도움주는 '산조인탕' 두통에도 도움
두통 있고 두중감 있으면 시호가용골모려탕 적용
<지난호에 이어서>
소화기 이상을 동반한 편두통
간(肝)과 심(心)의 관계
심(心)은 혈(血)을 주(主)하고, 간(肝)을 혈(血)을 장(藏)한다. 혈허증에는 물체가 뚜렷이 보이지 않고 월경량이 감소하는 간혈부족증과 심계(心悸), 실면(失眠) 등의 심혈부족증(心血不足證)이 같이 나타난다. 이는 심혈(心血)이 부족하면 간혈(肝血) 또한 그로 인하여 부족하게 되고, 간혈(肝血)이 부족하면 심혈(心血) 또한 그로 인하여 부족하게 되므로 서로 연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사람의 정신(精神) 및 정지(情志) 활동은 심(心)이 신(神)을 주관하는 것 외에도 간(肝)의 소설(疏泄) 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간(肝)의 소설(疏泄) 기능이 정상적이면 심정(心情)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된다. 사람의 정신정지(精神情志) 활동에서 자극이 과하게 되면 쉽게 심간화왕(心肝火旺)에 이르며, 심하면 심간(心肝)의 음(陰)을 모상(耗傷)하게 되어 음허화왕(陰虛火旺)이 되어 화기(火氣)가 상역(上逆)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요약
간혈부족과 심혈부족은 연관관계가 있으며 정신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간혈과 심혈이 보다 풍성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심간화왕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산조인탕, 시호가용골모려탕이 있다.
산조인탕은 허열로 인해 간혈(肝血)이 부족해지고 뇌에 영양물질을 공급하지 못하여 자율신경실조가 오고 심혈허로 인한 허열(虛熱)이 다시 유발되는 심신불안의 악순환을 돕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산조인탕은 상한론 처방으로 ‘산조인, 지모, 복령, 천궁, 감초’로 구성되며 몸에 미열이 오르고 입이 마르는 환자의 심신 피로, 신경 예민, 불면 등에 응용한다.
불면에 관해서는 입면장애(잠을 들지 못하는 상태)나 수면 유지 장애(수면 도중에 일어남), 조기각성(새벽 일찍 일어남) 등의 불면증의 모든 증상에 대응가능하며 보통의 수면제와 달리 복용한 다음날의 각성도도 아주 좋다.
산조인탕 적용 시 허열을 끄는 약과 보음제 혹은 정(精)을 보충하는 약을 같이 적용하는 것도 고려한다. 이렇게 처방을 구성하면 단지 불면 두통만이 아니라 환자의 인체 전반이 좋아지며 환자의 사람으로서의 여러 가지 내외적 욕구가 충족되어 생활이 평안해짐을 확인한 바 있다.
편두통에 산조인탕을 활용한 사례
편두통으로 잠 못 이루며 목이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며 비가 오는 날 더 두통이 심해진다는 60대 남성 환자.
- 예: 오령산+산조인탕
시호가용골모려탕의 증상과 치료법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심간화왕(心肝火旺) 및 비기허(脾氣虛)로 인한 습담이 동반된 환자에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제이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적용할 환자는 간음허의 울열발열에 의해 뇌의 흥분성 증가와 자율신경의 긴장이 과항진된 증상과 비기허와 위액의 정체로 인한 소화기계의 증상을 다 가지고 있으며 복부동맥의 동계가 있다. 따라서 시호가용골모려탕이 적용될 환자는 소화흡수 저하를 개선시키고, 체액의 정체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며, 뇌의 충혈이나 흥분성 증가를 억제시키고, 전통의학에서 심간화왕이라고 하는 자율신경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있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의 EBM
- 고지혈증에 대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항동맥경화 작용이 보고됨
- 심계항진에 미치는 효과가 보고됨
한방 개념으로 간장혈(肝藏血 간은 혈을 저장한다)이 있다. 간에는 간문맥(portal vein)과 중심정맥(central vein)이 있으며, 소장에서 흡수한 영양소 및 혈액을 모니터하고(liver monitor blood content), kupffer cell(식균작용, 헤모시데린 저장) 등이 확인한 뒤 간정맥으로 보내어주는 기능과 함께 혈액을 저장하는 기능(reservoir of blood)이 있다.
간장혈(肝藏血)이라 함은 간은 우리가 잠을 자고 쉴 때 혈을 보관하여 깨끗하게 하는 장기라는 뜻으로 그 기능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이 깨끗하게 씻겨지지 못하고 탁한 어혈을 생성하게 된다. 즉 어혈과 관련된 타박이나 만성적인 디스크 및 두통 등에도 간 문맥압을 풀어서 간장혈(肝藏血)을 돕는 시호제가 필요한 이유이다. 심간화왕 및 시호가용골모려탕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살펴본다.
심장과 간은 그림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간이 염증 등으로 부피가 커지고 압력을 받거나 오랫동안 간에 이상이 생기면 심혈관계 질환 및 폐호흡에도 곤란이 온다. 관련 질환으로는 간폐증후군과 문맥 폐 고혈압이 있다.
문맥압 항진으로 간세포 손상 및 TGF-B 상승, endothelin1/b 수용체 증가로 내피세포의 NO상승이 일어난다. endothelin1/b 수용체 증가는 전단력(shear stress)에 의해서 일어나며 세균의 침범 또한 TNF-α를 자극하여 iNOS에 의한 혈관 확장을 유발하고 CO 또한 마찬가지이다. TNF-α 및 마크로파지의 증가, 축적은 VEGF경로의 자극을 통한 pulmonary angiogenesis(신생혈관생성)을 유발한다. 그 결과 환기관류비불균등으로 저산소 및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된다.
간폐증후군(hepatopulmonary syndrome)
① 질환의 특징
만성 간질환으로 고생하던 환자에서 특별한 심장과 폐 질환이 없으면서 저산소증이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누웠다가 일어날 때 산소 수치가 떨어지고, 누운 자세보다 오히려 앉은 자세에서 숨이 더 찬 증상을 호소하는 저산소증을 특징으로 하며, 검사를 해보면 전반적인 폐의 작은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의 간질환이라고 하면 황달, 복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식도정맥류, 그로 인한 위장관 출혈 등을 생각한다.
간폐증후군 환자는 위와 같은 합병증도 있을 수 있지만, 그 특징은 일어날 때, 앉아 있을 때 숨이 더 찬 저산소 증상으로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 및 손가락 끝이 곤봉 모양으로 굵어지는 곤봉상 수지 소견을 보일 수 있다.
② 원인, 병태 생리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병리 소견은 폐의 작은 모세혈관 수준에서 혈관확장작용을 하는 물질과 수축작용을 하는 물질 간의 불균형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보이는 비정상적인 혈관 확장이다.
이로 인한 저산소증의 발생 기전을 확산-관류 장애 (diffusion-perfusion impairment)라고 한다. 확산은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높은 압력으로부터 낮은 압력으로 압력의 차이에 의해 혈액과 가스 경계를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하며, 관류는 폐동맥으로부터 좌심방까지 지나가는 혈류를 말한다. 따라서 확산-관류 장애란 것은 폐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정상적인 폐 실질내 모세혈관의 직경은 8~15μm인데 반해서 간폐증후군환자에서는 직경이 15~500μm까지 확장되는 폐내 혈관확장이 일어남에 따라 폐포로부터 혈관 내의 가운데에 위치한 적혈구까지의 거리가 멀어져서 산소 분자가 효과적으로 산소를 운반해야 할 적혈구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산소증이 생기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폐에 있어서 IL6, CRP, TNF-alpha, leptin등의 염증물질과 ROS, hypoxia(저산소)증은 골다공증, 허혈성 심 질환, 골격근 약화, 우울증, 인슐린저항성, 당뇨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저산소로 인해서 유발되는 매우 당연한 귀결인데, 전통 의학의 이론에서도 마찬가지로 폐기능 저하는 근육기능저하,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시호가용골모려탕과 간문맥압 항진
시호가용골모려탕의 증상은 간문맥압 항진, 간장혈 부족, 저산소증, 그로인한 증상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소양부위(심간담)가 소통이 되지 않으면 비위, 췌장, 소장, 대장의 기능을 저해한다. 위의 음액은 부족하고 비기가 허하면 수분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부종이 생기며 마비감도 있고 몸도 무겁고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진다. 소, 대장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장내 수분은 부족하여 변비도 잘 생긴다.
과립제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심간의 화를 끄는 시호, 황금, 대황, 정신안정작용의 시호, 황금, 대황, 용골, 모려, 복령, 소화기의 기능을 돕는 시호, 반하, 복령, 계지, 생강, 대추, 인삼, 황금, 대황이 배합되어 있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소시호탕에 용골, 모려만 추가된 게 아니라 체액을 잡아두는 감초는 빠지고 대변 배출의 대황, 소변 배출의 계지, 복령을 더해서 체액의 정체를 해소하는 처방이다.
뇌는 성상교세포, 소교세포가 신경세포를 염증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나 부종 및 베타아밀로이드, 타우와 같은 단백질 노폐물의 제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산염기평형이나 삼투압이 맞지 않으면 뇌가 붓거나 쪼그라든다. 급·만성 간 경변이나 비장의 이상이 있을 때 신경세포나 신경조직 혹은 뇌척수액의 압력이상으로 뇌가 붓는 경우도 있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은 간담과 심장의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대소변의 배설을 통해서 뇌 척수액의 압력부하를 줄여줄 수 있는 처방으로 보인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은 두통이 있고 두중감이 있으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전통의학의 관점에서는 비기허, 간혈허, 음허로 인한 목극토가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보완도 염두에 두면서 적용하면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