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 달날(월)
어제 밤 씻어서 불린 쌀을 아침에 물 빼서 고두밥을 지었다. 6학년과 덧술하기~ 이제 누룩 효모에게 달렸다.
점심 먹고 어린이들은 저마다 곳곳에서 탁구 치고, 그네 타고, 책을 읽는다~
3학년이 물들이기 공부로 마련한 천에 바느질을 해서 쓸모있는 천주머니를 만든다.
2024. 9. 3.
고추 따고 싶은 어린이 같이 가자니 같이 나서는 어린이들이 있다. 텃밭에서 따서 씻은 다음 태양열건조기에 또 넣었다.
2024. 9. 5 나무날(목)
[사회적경제와 마을 명화]
아침 일찍 부추를 잘라서 부추지짐을 먹겠다는 2학년 어린이들이 살뜰하게 손질을 한다~
9시 6학년 영어 수업과 10시 3학년 설장구 수업을 마치고 김수정 선생님과 과천시 사회적경제 나눔장터인 템템마켓에 갔다. 과천시내 우물터쪽이 행사장이다. 과천 사회적경제네크워크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는데 올해는 평일에 해서 난감했다. 주최하는 분이 <마을이 학교다> 책을 구매해서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주신다고 해서 반가웠다. 날이 궂어 구경나온 분들이 적다. 학교 홍보와 마을교육공동체 알림 자료를 펼쳐놓고, 체험장으로 운영하는 양말목을 꺼내놨다. 대여섯 분이 체험했다. 다른 체험장도 마찬가지다. 주말에 해야 하는 행사는 평일에 하니 이렇다. 졸업생 현준어머니를 만났다. 언제나 반가운 인사를 건네시는 분이다. 책도 사가시고 고마운 말씀 가득 건네주셨다.
저녁에는 마을 명화 수업이 있다. 학교에서 했던 명화수업을 마을로 넓혀 하는 건데 김영숙 선생님 덕분에 가능한 마을가꾸기다.
학교 수업, 마을 가꾸기로 바쁜 하루였다.
2024. 9. 6. 쇠날(금)
[배추와 무 모종 더 심기]
배추와 무 모종을 더 심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부지런히 손을 놀리느라 땀이 난다. 비가 더 와서 어린이농부들 맞을까봐 마음이 바쁘다.
낮에는 교사양성 자문회의가 있었다.
2024. 9. 7. 흙날(토)
[기후정의행진]
주말 강남에서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에 다녀왔다. 대안교육연대 참여 학교들은 따로 모여 짧은 행사를 했다. 인사말을 짧게 했다. 연대 대표로 주로 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2024. 9. 10. 불날. 날씨: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데 낮에는 덥다.
[영어와 사춘기]
채원이가 왔다. “선생님 오늘 영어 15분 늦게 들어와주세요.” 그래서 본디 11시 수업인데 11시 10분에 들어갔지만 채원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네 아이가 카드 놀이를 하고 있다 멈추고 영어 수업 채비를 하는데, 지수가 그런다. “선생님 오늘 수학도 어려운 거 많이 했어요. 머리가 아파요. 영어 일찍 끝내주세요.” 채원이도 한 마디 거든다. “선생님 오늘은 영어 동화 알리바바 읽기는 하지 말아요.” 두 아이가 간절한 눈빛을 보내며 말하니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죠 뭐. 선생님은 중학교 1학년 때 영어를 처음 배웠는데 뭐, 지금 영어 수업을 조금 해도 뭐 문제겠어요.” 덕분일까 아이들은 아주 편한 얼굴로 <초증 영단어> 책을 폈다. 함께 열 쪽을 읽으며 낱말과 문장을 익히고 문장과 말법의 규칙인 문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수업 앞서 요구한 것들이 거의 충족되니 다들 시작이 기분 좋다. 영어 문장을 읽어가는 소리가 크다.
약속한 열 쪽을 읽고 나니 문장 규칙을 배웠다. 지난번 동명사와 형용사에 이어 To부정사와 동사편이다. 한 번에 동명사를 정리하고, 형용사를 마치고, to부정사를 완성하는 게 아니라 읽어가는 책에서 중요한 말법으로 익히는 걸 잠깐 풀어주고 다시 넘어가고, 다음 시간에 자꾸 반복하는 식이다. 봄여름학기와 달리 가을겨울학기에는 영어문법 총정리 진도를 빼야 한다. 처음 듣는 문법 용어가 어려울 수 밖에. 그래도 지난번 동명사는 쉽게 기억한다. 감정과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 쓰임은 조금 익숙하다. 문법을 설명할 때는 반복해서 같은 형태의 영어 문장을 들려주고 써보고 말해보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 옛날 내가 학교 다닐적 배운 일본식 문법 지식은 도움되지 않는다. 초등 영어 뿐 아니라 말을 익히고 배우는데는 말을 많이 듣고 말하고 반복해서 익히는 것이 진리다. 우리말처럼 영어도 그렇다. 그러니 영어 문법 가르치는 것도 그렇게 해야 한다. It’s time to study (play, go, walk, do, stop, dance, sing...)
칠판에 쓰면서 말하니 어느새 시간이 좀 흘렀다. 지수가 언제 끝나냐는 말로 그만할 때를 알려준다. 그래서 멈추고 영어 수업 말고 사춘기 이야기를 꺼냈다. 곧 졸업하는 6학년이라 맑은샘에서 남은 시간이 또 얼마 없으니 할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데, 감정이 왔다 갔다 하고 짜증나고 귀찮을 때가 많은 때가 지금일 거라고 했더니 다들 잠깐 쫑긋한다. 사춘기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2024. 9. 11
[송편 나눠 먹기]
솔떡을 빚을 때마다 마을 분들과 나눕니다. 해마다 봄음식(쑥지짐, 꽃지짐, 쑥개떡...)과 한가위 솔떡을 과천시(시장실, 시의회 의원들), 과천동주민센터, 경로당, 열리는 어린이집, 옆집 너나들이, 마을 가게(신도리코, 마실, 공방...)들과 나누고 있어요. 신계용 과천시장님이 어린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옆집 어린이집에서 답례로 받은 과자를 어린이들이 맛있게 먹네요. 마을 속 작은 학교^^
2024. 9. 20. 쇠날
[교실마다]
달과 별 노래를 맑은샘을 넣어 바꿔부른다고, 고추는 잘 말라가고, 벼는 고개를 숙여가고, 학교살이 한다고 피자를 만들고, 텃밭 배추와 무우는 자리를 잡아간다. 가을 학기 음식수업과 염색수업, 수학수업, 영어수업, 미술수업, 교실마다 재미나다.
시의원 면담이 있었다.
2024. 9. 21.토요일
[주말 마을 가꾸기]
태양광에너지 강좌 수업을 진행했다. 마을이 학교다. 오늘도 재미났다.
2024. 9. 24. 화요일
영어 쿠킹클래스는 저마다 먹고 싶은 재료로 채비했다. 풍물 치는 모습은 언제나 신이 난다, 1,2,3학년 수학 공부는 알차다. 우면산에서 어린이들이 주운 밤이 새참이다. 작지만 맛있다. 27일 발효된 이양주를 떴다. 우리 6학년 노잣돈으로 잘 쓰이길~
2024. 9. 25. 물날(수)
[하진이와 어린이장터]
하진이가 버스 타고 오다가 중간에 내렸다 다시 탔다는 용감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버스 타고 학교 오기를 연습하는 하진이가 대단하다.
어린이장터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어린이장터에 담긴 뜻은 <마을이 학교다>에 자세히 쓰여있어요. 장터를 마무리하고 (고물상에서 번 금액을 맑은샘학교 대안화폐로 바꾼) 이삭을 기부하는 중요한 공부가 있는데, 저마다 선택해서 전액을 기부하거나 일부를 기부합니다. 맑은샘회의에서 기부할 곳을 찾아 꾸준히 기부를 해왔습니다. 올해는 봄 장터에 이어 3학년 설아가 기부왕이 되었네요^^ 제가 도전했다가 또 안됐어요. 저도 많이 팔았는데 어린이장터에 놀러온 두 곳의 어린이집 어린이들 맛있는 거 사주는데 너무 썼나봐요. 다음 장터에 다시 기부왕 도전^^ 글쓰기로 장터 앞채비와 장터 이야기까지 갈무리~
2024. 9. 26. 나무날(목)
[맑은샘중등학교와 재미난 공부]
6학년이 맑은샘 중학교를 만들면 모두가 다니겠다고 한다. 부모님들이 쉽지 않을 거라니 본인들은 맑은샘중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맑은샘중학교가 만들어질 리가 없다는 생각인 듯 하고, 실제로 맑은샘중학교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조금 들어가 있다. 학교들이 문을 닫고 있는 때에 중등학교에 대한 상상은 가능한 이야기일까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작은 중등학교를 시작하는 곳도 있다. 상상하는 것이야 자유롭게 하더라도 문제는 재정과 공간, 사람과 실력이다.
난타와 사물놀이, 키운 작두콩 그리기, 코바느질로 수세미 뜨기, 키우는 수세미는 쑥쑥 올라간다. 온 몸으로 표현하고 감성을 기르는 교육 현장은 행복하다.
6학년 졸업여행 노잣돈으로 쓸 막걸리를 병에 넣었다. 발효과학 공부로 27일 발효된 이양주가 후원하는 분들 덕분에 다 팔리고 3병 남았다. 모레 마을장터에 내놓으면 팔리겠고, 그전에 주문 끝일 수도 있겠다.
점심 먹고 숲속놀이터 당번이라 나와있는데 어린이들이 이어달리기를 하다 밧줄거미집에서 또 재미나게 논다. 같이 한 번 달렸더니 땀이 난다. 사람 4층 탑 쌓자고 해서 맨 아래 1층을 맡았더니 욱 무게가 ㅎ
2024. 9. 27. 쇠날.
[산 오르기와 걷기]
1-4학년은 산을 오르고, 5-6학년은 한강 뚝섬까지 걷는 날이다. 날이 좋으니 나들이 맛이 살아난다. 산을 오르면 늘 힘든 산에 왜 가냐며 묻는 어린이들이 있으니, 곳마다 잘 쉬고 신나고 재미나게 오르고 내려가도록 길잡이를 해야 한다. 산에 사는 생명들을 만나는 날이지만 맛있는 새참과 점심도시락이 힘을 주고 형님과 동생들이 서로 도우니 더 힘이 나는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부름과 이야기 덕분에 즐겁다. 땀 한 번 잘 흘렸다.
2024. 9. 28. 흙날
[마을 장터와 입학설명회]
가을 마을 장터가 하리공원에서 열렸다. 봄 장터는 비가 와서 잠깐 번개장터에 그쳐 아쉬웠는데 가을장터는 코로나 이전처럼 장터 분위기가 났다. 코로나로 3년간 못하고 다시 부활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오랜만에 마실나와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기꺼이 나누는 마을살이 재미가 살아난다. 먹을거리, 팔거리, 볼거리가 가득했다. 무료로 나누고, 1천원에 살 수 있는 게 그득~ 장터지기의 우크렐레 동아리 공연과 맑은샘 어린이들의 리코더 공연이 있어 가을햇살 아래 마을 장터 분위기가 물씬~ 맑은샘 4,5학년이 단단히 채비하고 나와 자람여행비를 모으는 것도 특별하다. 때마다 마을장터는 마을살이 활력소가 될듯~ 부활한 마을장터~
올해 두번 째 입학설명회, 여러 대안교육기관학교의 입학설명회가 있는 날이고 상반기에 워낙 많은 분들이 오신터지만 작은 학교 입학설명회는 열기가 넘쳤다. 특별하게 어린이 공연에 참여하고 싶은 어린이들이 자원해서 멋진 공연을 했고, 모교를 위해 와준 졸업생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이다. 오신 분들을 맞이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으니 이제 귀한 인연을 기다린다.
20204. 9. 30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 좋은 날, 3학년 보조교사로 양재천을 거쳐 서울 양재 시민의 숲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어제 밤 학교에서 하룻밤을 자는 학교살이를 하는 2학년이 타코야키 잔치를 했다. 덕분이다. 아온선련어머니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