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8. 불날. 날씨:
[옹달샘과 하루]
아침 당번이라 8시 못 되어 학교에 왔는데 학교 문이 닫혀있다. 아침에 일찍 나온 분 덕분에 늘 학교 문이 열려있었는데 그렇지 않으니 이상하다. 부엌 정리를 하고 층마다 수건을 바꾸는데 해솔이가 왔다.
“해솔아 선생님 도와줄 수 있어요? 수건을 모두 바꿔야 하는데 3층에 있는 수건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요?”
해솔이랑 수건을 바꾸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휙 가고 옹달샘 하루 공부 흐름을 살피고 살 채비를 했다, 갑자기 담임교사 사정으로 2학년과 이틀을 살게 됐다. 늘 보는 어린이들이지만 종일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일하고 사는 건 또 다르다. 다음 주에 가는 자연속학교에서 자연과 어린이들 품에 푹 빠져 살려고 이번 주 처리해야 할 일을 가늠했던 것도 모두 뒤로 밀렸다, 더 일찍 어린이 품속에 빠진 셈이다.
아침마다 푸는 5분 수학을 2문제를 냈는데 너무 쉽다고 해서 3문제를 더 써놓고 선택이라고 했다. 저마다 두 문제만 푸는 어린이, 다섯 문제를 다 푼 어린이, 모두 다르다. 저마다 푼 게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들고 오니 자연스레 어린이마다 셈을 하는 속도와 이해도를 가늠할 수 있다. 불날 아침나절 공부는 수학이라 종일 수학을 하기로 마음 먹은 터, “옹달샘 산책 가자!”
숲속 놀이터 텃밭에 가서 배추벌레를 찾아보고, 들고 간 가위로 부추를 잘랐다. 텃밭 일을 늘 하는 어린이농부들이라 내가 작물을 이야기하며 거두는 움직씨(동사)를 바로 바로 말한다.
“내가 배추는? 그러면 어린이들이 뽑고를 말하는 식이다. 부추는 자르고, 고추는 따고, 고구마는 캐고, 상추는 뜯고, 땅콩은 캐고, 고구마순은 심고 따고...”
“한글날 공부로 세종대왕님 만나고 온 어린이들이라 한글 말 움직씨를 아주 잘 아는군요. 우리말은 정말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는데, 우리 어린이들이 다 알고 있네요.”
숲속놀이터 텃밭에서는 우리말 글 공부를 한 셈이고, 열리는 어린이집 쪽 텃밭으로 갔다. 오가는 말과 모습을 보며 어린이들의 호흡과 몸 상태를 확인하며 두 번째 텃밭 활동을 시작했다. 배추와 무 모종 2백개를 심었는데 많이 죽어서 백 개를 더 심었는데 그마저도 많이 죽어서 가을 김장 채소 농사가 시원찮다. 그나마도 배추벌레가 많이도 먹어서 배추벌레를 또 찾아냈다. 배추벌레 찾기를 마치고 이번에는 어린이들이 모두 살아남은 배추와 무를 모두 세어봤다. 종합해보니 배추 36개, 무 38개가 있다. 숲속놀이터 배추와 무를 더 하며 얼추 김장 채소 농사 현재가 보인다. 다음은 고구마밭에서 고구마순을 땄다. 고구마순을 따는 법을 가르쳐주고 저마ᄃᆞ 20개 넘게 따보라고 했더니 아이들마다 손놀림이 다르다.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은 나와 보조교사가 도움을 주고 바로 우리가 딴 고구마순 개수를 어림해봤다. 약 200여개가 넘는다. 소쿠리에 한 가득 고구마순을 담아 학교로 돌아와 숲속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다.
2학년과 텃밭에서 고구마순 따서 수학 셈하기. 고구마순 껍질 벗겨 점심 반찬으로 먹기~ 부지런히 손을 놀려 20분만에 후다닥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사각사각 씹는 맛이 일품인 고구마순 맛을 알아버렸다. 텃밭에서 배추벌레 찾고, 부추 잘라왔다. 어린이들이 잠깐 몸놀이하며 쉬는 동안 후다닥 부추지짐 한 판 만들어 먹으며 수학 이야기를~ 맛있는 학교~
책읽기와 독서감상문 쓰기, 틈날 때마다 바느질~
2024. 10. 5
[학교살이]
학교에서 하룻밤을 자는 학교살이를 어린이들이 참 좋아한다. 교사에게는 피곤한 일인데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선생님들이 모둠마다 꼭 밑그림에 넣는다. 이번주만 해도 월요일에 2학년이 했고, 어제는 3학년이 했다. 징검다리로 쉬는 날이 끼어있는 때 학교에서 하룻밤을 자는 활동을 계획하는 교사들이 대단하다. 3학년을 도와 저녁차림을 돕고, 밤 탐험 활동으로 마을을 둘러보는 어린이방범대 활동을 이끌었다.
2024. 10. 4. 쇠날.
[고구마순김치]
3학년과 텃밭에서 딴 고구마순 껍질을 벗겨 점심 반찬으로 먹었다. 어린이들이 껍질 벗기는 재미를 알아버렸다. 역시 스스로 마련한 재료로 만든 반찬은 남김없이 다 먹는다. 점심 시간에 소쿠리를 들고 고구마밭에 다시 가서 이번에는 고구마순을 더 많이 땄다. 학교 마치고 저녁때까지 한참 껍질을 벗기니 손톱과 손에 흔적이 가득하다. 맛있는 고구마순 김치를 위해 틈나는 시간을 잘 썼다.
10월 4일, 나라 곳곳에서 가을을 즐기며 공부하는 날이 됐다. 1학년은 부모님들과 야영을 갔고, 2학년은 한글날 공부로 광화문에 갔고, 4,5학년은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갔고, 6학년은 동해 해파랑길을 걷는 졸업여행 중이다. 3학년만 학교에서 텃밭을 돌보며 교실에서 공부를 했다.
2024. 10. 2
지난주 밑술에 이어 덧술했다. 교사들이 함께 이양주를 빚었다. 10월 26일(토) 후원을 위한 주안상에 낼 전통부의주다.
2024. 10. 1
쉬는 날이다. 대안교육연대 회의가 있어 서울을 다녀왔다. 돌아오다가 무기 행진을 봤다. 무서웠다. TV에서 사람죽이는 전쟁 뉴스가 날마다 쏟아진다. 사람죽이는 무기와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은 가능한 일일까. 평화교육이 더 절실 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