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안쓰려다 요즘 하도 게시판이 조용해서 함 써봅니다.
그동안 워낙 글을 안써서 내 손가락과 머리가 녹슬지나 않았나
검사도 할겸...
물론 이 후기는 전적인 기억력에만 의존하지는 않았습니다.
약간의 메모가 남아 있어서 회상을 덧붙여 씁니다...
지난 8월 22일 괌과 사이판으로 4박 5일 출장을 다녀온지 일주일도 안되었을 9월 1일 다시 일본의 미야자키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영재 아빠를 어렵게 설득을 했지요..
약간의 뇌물(이게 부부간에 통하는 말인감? 어쨌든..) 도 먹였습니다.
첫날..9월 1일..일요일.
아침 10시 30분까지 공항으로 모이라고 해서 영재랑 남편이랑 같이 공항에 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남편과 영재는 돌아가고...
올라가니 삼삼오오 모여 있더군요..
남자가 8명 여자가 9명..
허걱...근데 그 중 한 나이 꽤 든 여자가 흰색 모자에 허리 아래로 치렁치렁한 긴 생머리를 하고, 긴 치마를 입고 있더군요..좀 걱정이 됬습니다. 좀 성격 튀는(?) 사람 일까봐...
여하튼, 12시 40분 아시아나를 타고 미야자키로 날아갔습니다.
이 출장은 쉽게 말해 놀면서, 사람 사귀는 출장이었습니다.
우리가 괌, 사이판 니코 호텔을 팔면서
대규모 단체의 연수나 영업사원들 포상 여행 상품으로
호텔을 홍보하는게 중요한 일이거든요.
근데 이런 종류의 투어는 Study Tour 라고
아시아나와 미야자키 관광청이 같이 행사하는 공짜 투어로서
아시아나의 주요 고객인 기업체 연수 담당자를 미야자키로 보내면서
미야자키가 연수나 프로모션 투어에 딱 알맞은 곳이라는
홍보를 위한 투어였습니다. 근데 내가 왜 갔냐구요 ?
그건 울 회사가 아시아나랑 친해서...
기냥 그 사람들과 친해질 목적으로 은밀히 침투된 것이죠..
(이건 미야자키 관광청 직원이 알면 안됩니다...일급 기밀임)
일본은 정말 우리와 가까운 나라더군요.
1시간 20-40분이면 도착하더라구요...날씨도 더 덥고...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밟고 나가니...
한떼의 남자들이 작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마중을 나왔더군요.
미야자키의 아시아나 지점장과 관광청 직원들.. 좀 당황스럽더군요.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전 그들의 주요 고객도 아니었고
그런 환영 인파(?)에는 적응이 안되서.
일단 모두 버스에 올라 첫 투숙지인 Sheraton 호텔로 향했습니다.
쉐라톤 아시죠 ? 우리나라에도 있는 이 호텔은 Starwood 라는 전세계 호텔 체인 회사의 계열사입니다.
이 스타우드란 회사가 웨스틴(울 나라의 조선호텔도 여기에 속함)과
W 호텔도 같이 운영하고 있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금 쉐라톤 앞에 W 호텔을 짓고 있으며
홍은동이던가...올림피아 호텔도 인수할거라더군요..
일단 호텔에 도착해서 방 키를 받고 (일인당 각 각 방 한개)
방에 올라가서 짐을 내려놓고 5시까지 내려오라더군요..
총 인원이 17명 이었는데 방이 다 층이 다른겁니다.
총 45층까지 있는 호텔이었는데 제 방은 37층 이었죠.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오른쪽과 왼쪽으로 방들이 죽 늘어서 있는데
제 방이 3712호 여서 오른쪽으로 획 돌아 가면서 방 번호를 죽 보는데
방번호가 13, 14, 이러면서 높아지더군요..
그래서 다시 왼쪽으로 가는데 또 안보이더군요..
ㅎㅎ 제 방이 딱 중간에 있습디다...
아..그래서 오히려 안보였네, 근데 문짝이 두개네...이상하네..
이러면서 문을 딱 여는데...방이 안나오고 복도가 나오더군요.
그래서 다시 문을 여니까 헐 헐....
30평 정도되는 거실이 떡하니 나오더라구요..환상적인 전망과 함께.
거실 오른쪽으로 6인용 식탁이 있는 방 따로 있고,
그 옆에 딸린 문을 여니 싱크대가 있고...
거실 왼쪽으로 양쪽 미닫이 문을 여니
하얀색 실크 이불이 덮힌 더블 침대가 두개 나란히 놓여있고,
침실에 붙은 문을 다시 여니, 샤워부스 별도, 욕조 별도,
비데랑 별도인 화장실...등 3평 정도의 욕실이 또 나오더군요..
글고 3면으로 된 유리창으로 모두 다 바다가 보이고...
바로 밑엔 골프 코스가 좌~악 펼쳐져 있었습니다....
허걱...제가 아무리 호텔 관련업에 종사하고
괌, 사이판 니코의 스위트 룸도 다 봤지만...
사이판 니코의 마리아나 스위트 (일박에 900불 세금 별도)보다
훨씬 좋더군요...내 생전에 언제 다시 이런 방에서 자보나...
근데 이런 방에서 홀로 외로이 자야 되나...그러면서 잠시 쉬었다가.
(과일바구니와 초코렛. 인형 선물도 있었읍니다)
내려가니, 모두들 정장 차림인겁니다.
아까 내려올때 정장으로 갈아 입으란 소리를 제가 못들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허겁지겁 37층까지 올라갔다가 진분홍 원피스를 입고 다시 내려갔더니 - 제가 꼴지였겠죠 ? - 모두들 절 바라보면서..감탄을...^^
(땀 난다...갑자기...히..)
우쨌든 모두들 모여서 호텔 방, 식당, 호텔 맨 꼭대기 45층의 전망대,
호텔 바로 옆의 컨벤션 센터, 골프장(홀을 돈건 아니구요),
다른 호텔들, 동물원 등을 견학하러 갔습니다.
요번에 미야자키에서 하는 PGA 골프대회가 바로 거기서 열리죠...
그때 영업본부장이 계속 그 얘길 했어요...
타이거 우즈랑 가르시아랑 듀발 등등 온다고...
여러 시설들을 죽 둘러보고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미야자키 컨벤션 뷰로(미야자키에 대규모 회의를 유치하고자 마련된 단체) 에서 프리젠테이션을 30분 했습니다.
미야자키로 회의를 유치하면 이런 이런 혜택이 있고
얼마를 지원해 주고 등등....
그리고 나서 저녁을 먹었지요.
우 왕.... 풀코스로 준비된 환상적인 저녁에..(메뉴는 기억 못함)
술도 무제한으로 준비되었더라구요..
뭐 저야 포도주 한잔 밖에 안먹었지만...
한가지 덧붙일 것은,
쉐라톤 호텔의 영업본부장이란 사람이 마이클이라고 하는데,
하와이에서 오래 살았고 모델까지한 친군데...키가 185정도에 좀 느끼한 외모지만 커다란 쌍꺼풀진 왕방울 만한 눈에 환상적인 영어를 구사하더군요....음...내 타입이었죠.
우리 팀의 모든 여자들 왈...선수같다....
여자한테 너무 매너 깍듯하니까 그렇게 보이긴했죠.
저녁을 먹은후 44층의 바(Bar)로 오고 싶은 사람들은 오라더군요.
근데 뭐 거의 다 왔더군요..
우리 멤버 외에도 관광청 사람들, 컨벤션 사람들, 호텔 사람들...
등등 30명 정도 ?
전 약간 늦게 올라 갔더니 마이클 옆자리가 비어있어 거기 앉았습니다. 17명 중에 일본어를 하는 사람이 3명 정도,
영어를 하는 사람이 나랑 흰 모자의 의문의 여인(?) -
알고 봤더니 이분..미국 공인 회계사 자격증도 있는 모 기업의 상무님이더군요..남편도 미국분..
그러니 마이클 옆에 아무도 앉을려고 하질 않았나 봐요..
여하튼 제가 앉으니 마이클이 뭐 마실거냐고 묻대요.
그래서 뭐 있냐고 하니까 자기가 날 위해 주문을 해주겠대요.
그러라고 했더니 좀 있다 진분홍색의 칵테일이 왔습니다.
제가 물었죠 이거 이름이 뭐냐고..
그랬더니 쉐라톤 리조트래요...내 옷 색깔과 맞춰서 주문했다나...
사실 그 칵테일의 이름은 스칼렛 오하라 였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이름. 아시죠 ?
여하튼 글케 모여서 왁자하게 떠들다...
11시쯤 잤습니다.
역시 외로운 밤이었습니다....잠이 잘 안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