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자연속학교[10.13-18]
2024. 10. 13
[가을 자연속학교 시작]
형님들은 제주도와 해파랑길, 동생들은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가을 자연속학교가 시작되었다.
가을 하동 자연속학교 첫날, 추자를 주워 돌로 깨서 먹느라 손이 바쁘다. 좋은 돌을 잘 찾는다. 자연물을 놀이감으로 만들어내는 어린이들은 자연을 닮았다. 함께 밧줄놀이터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밧줄그네를 먼저 달고 거미집과 버마다리 기초 작업까지 마쳤다.함께 힘을 합쳐 으쌰 으쌰 하니 신나고 더 즐겁다. 밧줄놀이 선생 노릇 할만 하다.
나랑 같이 자자는 승주, 시화, 시환, 세 어린이가 나랑 손을 잡고, 몸을 잡고 함께 잤다.
2024. 10. 14
[완전통합의 재미와 효과]
가을 자연속학교 이틀째, 아침 체조하고, 아침나절 공부로 성두마을에서 감 따 먹고 골짜기에서 밤을 주웠다. 귀농하신 왕형님 덕분에 감도 따고 고양이 용용이도 만났다. 풍성한 가을 선물을 많이 받았다. 아침나절 공부로 성두마을에서 주운 밤을 바로 삶아 맛있게 먹고, 자유롭게 노는데 곤충박사들이 메뚜기를 가득 잡아서 보여준다. 내일이나 모레 어린이들이 로켓화덕에 불을 피워 튀겨먹을 귀한 새참이다.
낮 공부는 밤과 감이 들어간 음식 만들기다. 일곱가지 음식으로 입이 호강했다. 밤삼계탕, 밤파스타, 감밤샌드위치, 감튀김, 밤과 고구마 맛탕, 밤 감 샐러드, 밤감 피자다. 어린이들이랑 모둠에서 정하고, 같이 장보고, 만드는 과정이라 어린이 이끄미들도 애쓰지만 교사들이 쉴새없이 땀흘린 시간이다. 학년으로 살지 않고 통합해서 모둠을 짜니 형님과 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활동 속에 서로 돕고 배우는 맛이 살아난다. 완전통합의 재미와 효과가 가득하다.
2024. 10. 15.
[감탄사]
아침에 안개 자욱하다. 아침나절 고소산성 쪽 길로 가서 악양벌판을 봤다.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녹차 시배지 하동의 녹차 문화 체험관과 박물관에서 공부하며 진지한 표정과 몸가짐으로 차 우려서 대접하는 법을 배웠다.
사흘째, 낮에는 빨래하고 그림그리고 밧줄놀이터 완성하고 새참을 먹었다.
2024. 10. 16
[숭어와 농어 손질과 생선튀김]
가을 자연속학교 나흘째, 아침 걷기한 뒤 날고 싶은 어린이들만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맛을 보았다. 고소산성에 올라 섬진강 평사리공원과 무네미벌판을 볼 때마다 아이들은 감탄사를 내뿜는다. 명상하고 시를 썼다.
섬진강에서 족대질로 징거미랑 피래미 잡고, 물놀이, 모래놀이, 재첩 잡기, 신나는 추억이 가득 쌓였다. 회귀성 어류 조사를 위한 그물에 걸린 살아있는 숭어와 농어를 5마리나 얻었다. 물론 잡느라 애를 썼다. 잠집에서 손질을 잘해 아이들에게 튀김을 해주었다. 오랜만에 칼질도 하고, 생선 튀김하느라 허리가 아프다.
2024. 10. 17.
[원시시대 불 피우기와 메뚜기 튀김]
가을 자연속학교 닷새째, 한글날 공부 하나 둘 셋. 순우리말 배우기, 순우리말 자연물로 꾸미기, 글쓰기을 마치고, 낮에는 4학년 이끄미들이 회의해서 기획한 세 가지 몸놀이로 뛰고 달렸다. 장애물 설치와 시범 보여주기, 장애물넘기와 신발던지기, 뒤로 걷기, 코끼리코하고 열바퀴 돌기, 다방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밤탐험 시작은 로켓화덕 불피우기부터다. 원시시대처럼 불을 만들어보라니 나무를 비벼 열을 내보고 돌을 부딪혀 불꽃을 만든다고는 하는데 불씨가 나올리는 없다. 두 번째로 라이터를 건네주고 시범을 보였더니 한 번에 되지 않아 다들 힘을 모은다. 드디어 불은 지폈으나 연기가 많이 나오니 입으로 불고 부채질을 하고 손들이 바쁘다. 한참 뒤에 토치로 불을 일으켜주니 나뭇가지 넣고 부채질해서 지짐판이 달궈졌다. 기다리던 메뚜기튀김~ 맛있는 추억이 쌓인다.
밧줄놀이터를 다같이 정리했다. 역시 혼자 땀흘릴 때보다 더 재미나게 잘 정리한다. 서로 나서서 단단한 매듭을 풀어내는구나.
밤탐험 놀이와 밤참 먹는 재미는 언제나 좋다.
2024. 10. 18.
가을 자연속학교는 세 곳에서 열리고 있다. 6학년은 제주도, 5학년은 해파랑길 걷기, 1-4학년은 하동이다. 다들 무탈하게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있다.
가을 자연속학교 엿새째, 비 예보가 바뀌어 아침나절 운동장 놀이 한 판 하고, 직조와 손뜨개로 손을 놀렸다. 자기앞가림 하는 힘을 기르고 함께 살기를 실천하는 어린이들은 자연을 닮았다.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익혀서 버릇(습관)으로 감성을 기르고 삶을 가꿔야 한다. 발표하고 글쓰고 공연하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깔깔콘서트는 언제나 배꼽을 잡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