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에서 온 참나리(2004~2020) ☆
올해도 참나리가 활짝 피어났다.
2004년 2월에 고향의 친구가 보내준 구근을
큰 화분에 심어주었더니 매년 장마 즈음에
화사하게 피어나 내게 기쁨을 선사한다.
올해로 16년째, 흙을 갈아주기는 커녕
그 흔한 거름조차 주지 않고 물만 주었을
뿐인데 매년 때되면 싹이 돋아나고 쑥쑥
자라나 아름다운꽃을 피워낸다.
한 십 삼사년 전에 고향의 검정골 산에서
보기드문 겹꽃의 진달래를 캐어다
심었는데 겨우 이듬해에 한 해
꽃을 피우고는 삼년도 버티지
못하고 쓸쓸히 작별을 고했다.
나의 이기심때문에 낯설고 삭막한
도시의 한 복판으로 강제로 이주당해
모든 것을 잃어버렸의니, 그 상실감을
어찌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그 때 처음으로 식물도 생물이고,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해 죽어 빠시락해진 진달래를 보며
많이 미안해 했다.
그런데 지금은 또 참나리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매정하기 짝이 없는 내가
무엇이 그리 이쁘다고 해마다 거르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 기쁨을 주는지?
아마도 사람 같았으면 벌써 외면하고도
남았으리라.
창밖에는 본격적인 장맛비가 거세게 쏟아진다.
커피를 마시며 참나리에게 싱긋 미소를
보낸다. 참나리가 활짝 웃는다. 빛이 난다.
안젤름 그륀 신부님이 그러셨던가,
우리가 이세상에 태어난 것은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살아오면서 너는 참나리처럼 누군가를 위해
빈 마음으로 웃음을, 기쁨을 준 적이
도대체 몇 번이나 되는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주 하게 되는
생각이지만, 확실히 사랑이 많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천성적인지 삶에서 깨달음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사람이 있음을 나는 안다.
이런 생각은 아마도 내가 주기 보다
많이 받아 왔고, 사랑하기 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데서 연유하는 것 같다.
그래, 내 사랑하는 마음 적다해도 실망하지
말자. 그 마음 적으면 연습이라도 하자.
노래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노래하는 동안 우리 마음은 티없이
순수한 마음이 된다.
사랑을, 삶을 노래하자.
감사하고 또 감사하자.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그러면 내 삶 헛된 것이 아니리라.
카페 게시글
◐― 노래사랑 동호회
사랑을 위하여...
고르비
추천 1
조회 154
20.07.01 18:0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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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영상에 좋은노래 들었습니다 ~
김창근달인님
안녕하세요?
잠시 즐거우셨다니
기쁩니다.
기쁨과 보람 많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