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서 퀘벡으로 가는 길. 가을비가 추적거리고 내렸다.
3년 전이었다. 말로 만 듣던 캐나다 단풍(丹楓) 길(Maple Road, 또는 Maple Route)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다니던 길에서 만난, 어느 누구도 ‘메이플 로드’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토론토 인근 런던市에는 Maple Road가 있기는 하지만). ‘메이플 로드’는 특정한 길이나, 등산로(登山路)나 트레킹 코스(Tracking Course)처럼 일정한 길도 아니었다. 어느 누군가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고유명사처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남대문(南大門) 문턱이다.
도로변 단풍(丹楓).
토론토 공항에서 자동차를 대여(貸與)한 후, 401번과 40번 도로(道路)를 따라 퀘벡(Quebec)을 향해 북동진(北東進)하였다.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Ontario)州를 Upper Canada, 그리고 퀘벡州를 Lower Canada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로는 계속 내려가는 길이었다. 780㎞(약 495마일)을 달려, 밤늦게 퀘벡에 도착하였다.
캐나다 방문 지역 약도.
다음 날 이른 아침에 퀘벡 구시가지(舊市街地)를 돌아보고, 몽모랑시瀑布(英: Montmorency Falls, 佛: Chute Montmorency)로 향했다.
오를레앙島에서 바라본 몽모랑시瀑布 지역. 두 곳을 연결하는 다리(cote du pont) 우측 흰색 부분이 몽모랑시瀑布.
연식(年式)이 과(過)해서인지 폭포가 눈앞인데도 진입로를 찾지 못하고, 오를레앙島(Île d'Orleans)로 들어섰다.
다리(cote du pont)가 연결된 오를레앙島의 서쪽 끝자락은 폭포 맞은편이다. 오를레앙島는 1935년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기 전까지 고립되었던 곳이었다. 따라서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 섬은 특히 사과와 사과로 만든 술인 cider(사이다)가 유명하다고 한다.
몽모랑시瀑布. 폭포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오른쪽 계단 길은 폭포를 여러 각도에서 관망할 수 있게 되어있다.
몽모랑시瀑布는 퀘벡州에서 가장 크고 높은 폭포로, 퀘벡市에서 동북쪽으로 약 7㎞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폭포의 높이는 약 83m로 나이아가라瀑布(Niagara Falls)보다 30m정도 더 높다고 한다. 폭포로 인해 생긴 물웅덩이(龍沼)의 깊이는 17m라고 한다.
몽모랑시瀑布 공원 출입구와 오를레앙島.
440번 도로를 벗어나 주택가로 들어선 후에, 간신히 ‘몽모랑시瀑布 공원’ 출입구에 도착하였다. 식당과 박물관을 겸한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서 폭포 상부에 이르는 케이블카(索道)가 운행되고 있다.
몽모랑시江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360번 도로.
폭포 위로 올라와서야 폭포를 가로 지르는 차도(車道)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360번 도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440번 도로보다 손쉽게 폭포를 찾아 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퀘벡市에서 출발하는 800번 버스와 50번 버스를 연결하면 360번 도로를 통해서 이곳에 올 수가 있다고 한다.
폭포 위에 만들어 진 보(洑).
몽모랑시江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폭포를 이룬 후에, 세인트로렌스江(Saint Lawrence River)으로 흘러간다. 폭포 위로 보(洑)가 만들어져 있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으나, 보(洑)로 인해 강물이 보다 넓게 폭포를 이룰 수 있게 - 폭포의 폭을 넓게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추측된다.
폭포 위로 놓인 현수교(懸垂橋).
폭포 이름은 프랑스 탐험가이자 ‘신(新) 프랑스(Nouvelle France, 프랑스가 북미대륙에 개척한 식민지)의 아버지’라는 사뮈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 1580년 - 1635년)이 그의 후원자였던 몽모랑시公爵 앙리 2세(Henri Ⅱ)에 대한 경의(敬意)로, 그의 가문(家門)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앙리 2세는 1620년 - 1625년 동안 ‘신 프랑스’ 총독이 되었다).
현수교 아래로 440번 도로 쪽 출입구와 오를레앙島를 연결하는 다리(cote du pont)가 보인다.
폭포 상부에는 영국 장군인 울프(James Wolfe, 1727년 – 1759년)가 1759년에 몽캄(Montcalm-Gozon, Marquis de Saint-Veran, 1712년 - 1759년)이 지휘하는 프랑스 군을 퀘벡에서 몰아내기 위해 세운 동부(東部) 요새(要塞) 흔적이 있다.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폭포로 가는 길.
캐나다 단풍은 몽모랑시瀑布에 와서야 비로소 약간 맛을 보게 되었다. 몽모랑시瀑布의 단풍은 폭포 동쪽이 더 아름답다.
몽모랑시瀑布 무지개.
‘몽모랑시瀑布 공원’은 여름에 국제 불꽃놀이를 개최하여, 폭포의 아름다움을 더 빛나게 한다고 한다. 겨울에는 폭포와 물웅덩이(龍沼), 그리고 몽모랑시江이 결빙(結氷)되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그리고 잘 알려진 얼음 호텔(Ice Hotel)이 이곳에서 2001년 새해 첫 날에 처음 개장(開場)하였다. 얼음 호텔로는 스웨덴 다음이었는데, 지금은 퀘벡市 서남쪽에 10㎞ 지점에 있는 에꼴뚜리스띠끄 두체니(ecotouristique Duchesnay)로 옮겨 매년 1월에 개장한다고 한다.
몽모랑시瀑布에서 퀘벡으로 돌아가는 길, 우측 산비탈의 단풍.
몬트리올로 되돌아가는 길.
단풍을 찾아 되돌아가야 했다. 토론토가 출발지이자, 목적지였다. 어제 뒤 따르던 비구름이 이제는 앞을 가로막는다. 아직 해가 있을 시간이었다.
캐나다 단풍 길이 800㎞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그렇고, 아닌가 하면 아니다. 물론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곳에서 단풍을 볼 수가 있지만, 딱히 정해진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풍은 도로(道路) 이면(裏面) 깊숙이 숨어 있다. 단체여행 하듯이 도시(都市)나 관광지(觀光地) 중심으로 다니면, 역시 수박 속이 빨간 것을 모르게 된다. 이제는 지방도로(地方道路)를 이용하여 뒷길로 다니기로 했다.
온타리오州에서 단풍 여행을 하기 위한 최고 자료는 온타리오州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가 있다. 온타리오州 관광청은 일찍이 ‘가을 체험 길(Fall Adventure Routes)’이라는 제목으로 단풍을 포함한 18개의 가을 여행길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주도 ‘올레’와 달리, 이들 여행길은 짧게는 100㎞에서 길게는 480㎞에 이른다. 따라서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당일에 한 코스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현지 여행사들이 각 여행길을 안내하지만,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는 우리네 단풍 여행길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맘에 맞는 고스톱 멤버(?)끼리 차를 대여해서 여행하는 것이 참 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온타리오州 관광청 홈페이지는 http://ontariotravel.net/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