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탈시설조례 폐지 비판, 환영”
민주당·조국혁신당, 장애계와 국회 기자회견 열어
서미화 “오세훈, 더 이상 장애인의 탈시설권리 부정하지 말라”
강경숙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가 아닌 효과적 이행했어야”
탈시설당사자 “왜 장애인이라고 시설에 갇혀 살아야 하는가”
8일 오전 9시 40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국회의원들이 장애계와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 및 오세훈 서울시장 T4작전 규탄·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성명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서미화 의원실 제공
야당 의원들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아래 위원회)가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는 퇴행적 조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표했다.
8일 오전 9시 40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국회의원들이 장애계와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 및 오세훈 서울시장 T4작전 규탄·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성명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월 21일, 위원회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안이 통과된 직후 “탈시설 정책과 전략 이행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위원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은 자립할 수 없다’는 공개적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히며 “시설수용은 장애인 보호의 한 형태 또는 ‘선택’으로 여겨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아래 협약)에 가입한 2008년 이래로 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관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서미화 “오세훈, 더 이상 장애인의 탈시설권리 부정하지 말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의회는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하며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협약을 비준한 국가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권리의 퇴보와 탄압이 서울시에서 일어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의원은 “위원회의 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장애인에 대한 시설수용 정책으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탄압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면서 “더 이상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부정하지 말라. 장애를 이유로 누군가가 수용되어야 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차별과 배제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을 규탄했다.
이어 “장애인의 탈시설권리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장애인의 탈시설과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 강경숙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 폐지가 아닌 효과적 이행했어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시의회가 탈시설지원조례 폐지를 전제로 자립생활지원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는 기존보다 후퇴된 내용”이라며 “탈시설 용어를 전면 부정하고 장애인 거주시설의 정의를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탈시설지원조례에 기반한 탈시설계획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지역사회지원조례로 지역사회서비스를 강화했어야 한다”면서 “위원회가 말하듯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인권에 부합하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탈시설당사자 “왜 장애인이라고 시설에 갇혀 살아야 하는가”
박김영희 한국장애포럼 공동대표는 “서울시가 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한 이유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살려면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다는 것이다”라면서 “장애인을 효율성, 생산성으로 판단하는 오세훈 시장의 정책은 나치가 장애인 1명을 먹여 살릴 예산으로 비장애인 5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논리로 장애인 30만 명을 학살한 T4작전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김영희 한국장애포럼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서미화 의원실 제공
박김영희 대표는 “위원회가 인정하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을 때까지, 탈시설지원조례 재제정을 넘어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제정될 때까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탈시설당사자는 “시설에 15년간 살면서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시설에는 헌법에 보장된 이동의 자유, 선택의 자유가 없다”면서 “장애인이라고 해서 시설에 갇혀 살아야 한다는 오세훈 시장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장애인도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