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교 60주년’ EU 수입시장 3위로 부상
무협 ‘EU 수출시장 호조 품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
“ESG 대응·생산 능력 확충으로 수출 호조세 이어가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수교 60주년을 맞은 가운데 최근 글로벌 교역 둔화에도 불구하고 대EU 수출 성장세가 2020년 이래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월 14일 ‘EU 수출시장 호조 품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처럼 밝혔다.
EU본부 [사진=신화/뉴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EU 27개국의 역외 수입증감률은 8.6%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한국 수입은 264억 달러로 10.7% 성장하면서 최초로 대일본(262억 달러)·대러시아(211억 달러) 수입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4월 기준 한국은 EU의 역외 수입국 전체 7위를 기록했으며, 유럽지역을 제외할 경우 중국, 미국에 이은 3위 수입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 수출통계 역시 지난 1~7월 대세계 수출은 둔화(-13.0%)했음에도 불구하고 대EU 수출은 3.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EU 수출 호조 품목은 자동차·이차전지·바이오의약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EU의 대한국 수입 상위 10개 품목 중 이차전지 소재(양극재 107%, 흑연·전해액 190%), 바이오의약품(91.3%), 완성차(32.6%)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성장했다.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EU의 이차전지 역내 생산 추진으로, 폴란드·헝가리를 중심으로 소재(양극재·분리막·음극재) 수출은 늘어난 반면, 완제품·부품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완성차는 독일·프랑스로의 전기차 수출이 가장 증가했으며, 부품은 차종과 상관없이 이용되는 섀시·타이어 등의 독일·체코·슬로바키아 수출이 확대됐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헝가리·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신규 시장으로의 수출이 원료 의약품과 완제 의약품 모두에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이차전지·자동차·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빠른 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 전략적 시장 진출 시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EU는 2035년부터 친환경차 판매만 허용하는 ‘Fit for 55’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EU의 전기차·리튬이온전지 시장은 향후 5년간 각각 연평균 16.5%, 30%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EU는 이차전지의 역내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재 자립도가 0~4%로 낮아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의 수입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EU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고령화에 따른 면역 질환 치료용 의약품 수요 증가와 바이오 시밀러 규제 완화로 인해 2028년까지 연평균 24.1%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시장 진출 시 EU의 교역구조가 환경·인권·공급망 안정성 등 비경제적 요소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당부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EU의 신통상규범에 대응하면서 호조 품목 생산 기반을 확충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출 품목 다변화와 한-EU FTA 관세 특혜 활용을 통한 수출 경쟁력 제고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