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경쟁률·지원자수 모두 감소…국제고는 오히려 상승 학령인구 감소 및 외고 폐지 정책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전국 31개 외국어고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 보다 하락한 1.38대 1을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외고 폐지 정책에 따른 영향이다. 반면 국제고는 지난해 대비 소폭 오른 2.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립 외고·국제고 대비 학비가 저렴한 공립 국제고의 경쟁률이 대체로 올랐다.
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최종 마감한 정원내 31개 외고의 평균 경쟁률은 1.38대 1을 기록했다. 같은 기준 지난해 경쟁률 1.55대 1보다 하락했다. 전형 유형별로 일반전형 1.54대 1, 사회통합전형 0.72대 1로 전년도 1.71대 1, 0.91대 보다 각각 하락했다. 총 지원자 수도 지난해 9524명보다 1104명(11.6%) 줄어든 8420명이었다.
반면 정원내 7개 국제고의 평균 경쟁률은 2.10대 1로 전년도 같은 기준 2.01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형 유형별로 일반전형 2.36대 1(전년도 2.24대 1), 사회통합전형 1.30대 1(전년도 1.46대 1) 등을 기록했다. 지원자 수도 늘었다. 지난해 2102명 대비 100명(4.%) 늘어나 총 2202명이 지원했다.
외고 경쟁률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중3 학생 수 감소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중3 전체 학생수가 45만9935명으로 전년도 52만5256명 대비 6만5321명이나 줄었다"며 "이어 외고 폐지 논란, 고등학교에서 문과 지원자 감소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학교별 선호도에 따른 경쟁률 차이도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경우 대원외고, 대일외고 등은 경쟁률이 전년 대비 상승한 반면에 서울외고는 처음으로 미달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은 성남외고, 수원외고 등 공립 외고가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고, 안양외고, 과천외고, 고양외고 등 사립 외고는 대체로 경쟁률이 낮게 나타났다. 지방 공립 외고인 충남외고, 전북외고 등도 경쟁률이 전년 대비 올랐다. 반면 인천외고(0.92대 1), 부산국제외고(0.93대 1) 등은 정원내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국제고의 경우 경기 및 세종 지역의 학교의 경쟁률이 상승했다. 경기 지역의 고양국제고, 동탄국제고의 경쟁률은 각각 2.13대 1, 2.79대 1로 지난해 1.77대 1, 2.52대 1로 상승했다. 세종국제고도 지난해 1.60대 1에서 올해 2.33대 1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사립인 청심국제고의 경우 1.77대 1에서 1.39대 1로 하락했다. 서울, 부산, 인천 국제고도 모두 경쟁률이 떨어졌다.
오 이사는 "지역 여건이 신도시(동탄, 일산) 또는 행정복합도시(세종시)에 소재한 국립고는 지원자 풀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고, 공립 특목고로 등록금이 다른 사립 외고, 국제고에 비하여 일반고 수준으로 저렴하고 학교 교육과정, 교육 시설이 양호해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년부터 외고, 국제고 입시가 일반고와 동시에 시작하면서 지원자 수가 더욱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9학년도부터 외고, 국제고 입시에서 중2~3까지 영어 내신 평가 방법을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또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현 중3학생 수(45만9935명)보다 내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중2 학생수(46만9138명)가 9233명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지원자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현 중1 학생 숫자는 45만2231명으로 현 중2 학생들이 고교 입시를 치르는 이듬해에는 다시 지원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전국 외고, 국제고 입시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따라 실시된다. 전형 방법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1단계는 영어 내신(160점)과 출결 성적(감점)으로 모집인원의 1.5배수∼2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 면접(40점)을 실시해 1단계 성적과 합산한 점수로 합격자를 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