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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단신 등 2305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42호(2023.05.15)
1. 북·중·러 유발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할 때
국가미래전략원 보고서 발간, 모교 홈페이지서 볼 수 있어
“한반도 주변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서로 연계돼 있다. 가능성이 작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련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2~3년 내 대한민국이 당면할 수 있는 지정학 리스크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모교에서 나왔다. 4월 10일 모교 국가미래전략원이 발간한 ‘한국이 당면한 지정경(地政經) 리스크: 평가와 대응’ 보고서다.
보고서는 “지정학과 경제가 서로 연결되어 사건의 영향 및 국가 간 파급효과가 훨씬 커진 지정경(地政經)의 시대”라며 국민과 정책결정자들에게 지정학과 연결된 세계 경제 문제의 엄중함, 복합성을 인식시키는 취지에서 작성됐다. 시나리오 분석기법에 따라 미국발 도전요인과 중국, 러시아, 북한의 리스크를 분석하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일본에 대한 분석은 진행 중인 현안의 해결 동향에 따라 가변성이 있어 포함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대중(對中) 전략적 관여에 따라 미·중 경쟁이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나타난 한국과의 전기차 갈등처럼 동맹국과 경제 이익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책까지 여력을 쏟으면 미국이 북한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미국 내 양극화된 정치 구도에 따른 외교정책 변화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2~3년 내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이 일어날 가능성은 5%로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만일 중국이 대만 침공을 결정한다면 △국제자본 통제 강화 △해외 중국 자본에 대한 신속한 청산 △긴급 물자(의약품, 기술 부품 등) 비축 급증 △주요 수출품(미네랄, 석유, 식품 등) 수출 중단 △주요 수입품(석유, 가스 등)에 대한 수요·배급 제한 등 경제안보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엘리트 정치 리스크 △사회경제 리스크 △외교안보 리스크 등이 병존한다.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영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은 내·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과장된 체제 위기 의식과 안보담론을 확대하면서 공산당 엘리트의 단합과 분투 의지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변국가에는 영향력 공작을 시도하고, 미국에 대해선 ‘투쟁은 하되 파국은 피한다(鬪而不破)’는 노선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러시아는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향후 2~3년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의 경제적인 내구력이 약화된다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연구진이 평가한 확률은 10%지만 파급효과는 그 이상일 수 있다. 미국과 서방이 핵전쟁의 확산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북·중·러가 보조를 맞춰 대응한다면 한반도도 분쟁 지역이 될 수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실각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연구진이 검토한 최악의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북한 리스크다. 머지않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거나 이에 준하는 군사적 도발을 일으킬 확률을 35%로 평가했다. 올해 내로 도발을 감행할 확률은 20%지만,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과 내후년엔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한다면 북핵 문제가 일으키는 파장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억제 △제재 △경제개발 △평화체제 △지식공유의 다섯 축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북한 비핵화 단계에 따라 패키지를 만들어 제시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은 해답이자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며 “핵실험에 따른 북·중 국경지역 환경 오염 등 중국 이해에 직결되는 부분을 제기해 국익 차원에서도 북한을 압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 면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기업들이 연이어 도산하고 금융시스템마저 흔들리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다. 미국에서 15년 만에 뱅크런 현상으로 실리콘밸리은행 등 대형 지역은행 3곳이 연쇄 파산했고, 이러한 불안이 전이된 유럽에선 크레딧 스위스가 부도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충돌이 세계 경제를 대혼돈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목도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만일 글로벌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하는 상황이라 양적 완화 등 무제한적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정책당국은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자주 하고, 상황별로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취하는 수익률곡선 통제정책의 지속가능 여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발생확률은 낮지만 파급 효과가 큰 ‘꼬리 위험(tail risk)’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는 중장기 정책연구를 수행 중인 전략원의 6개 연구 클러스터와 별개로 긴급 태스크포스를 꾸려 진행했다. 모교 각 전공 분야 교수들과 김병연 원장, 손인주 부원장, 전재성 모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형진 책임연구원(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안도걸 책임연구원(전 기획재정부 차관) 등 전직 외교 경제 분야 고위공무원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모교 홈페이지(snu.ac.kr) ‘서울대 소식>보도자료’ 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박수진 기자
2. 정원 218명 첨단융합학부 신설…30년 만에 증원
2024학년도 입시부터 모교에 218명 규모의 첨단융합학부가 신설된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 △혁신신약 △디지털헬스케어 △지속가능기술 등 4개 전공을 포함하는 학부다. 모교 학부 입학 정원이 늘어난 것은 1990년대 초 이후 30여 년만의 일이다.
앞서 교육부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부 신·증설 조건을 완화했다. 이에 모교는 교육부에 330명 정원의 첨단융합학부 신설을 신청하고 새 학부 설립안을 제출했다. 4월 27일 교육부의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 분야 및 보건의료 분야 정원 배정 결과 발표’에 따라 모교 첨단융합학부 신설과 정원 218명 증원이 확정됐다. 모교를 포함해 전국 대학에서 반도체·로봇·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 학과 정원이 1829명 순증했다. 수도권 대학 중 모교의 정원 순증 인원이 가장 많았다.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은 1~2학년 동안 교양과 4개 전공의 개론 수업을 받은 뒤 3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무전공으로 입학하는 점에선 자유전공학부와 같지만, 전공 제한이 있다는 점에선 다르다. 교육 과정에는 공대 교수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대 교수진도 참여할 예정이다.
모교는 이러한 첨단융합학부를 새로운 학부 교육을 도입하는 데 디딤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유홍림 모교 총장은 5월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첨단융합학부는 자유전공학부와 유사하게 전공을 정하지 않고 신입생을 뽑겠다”며 “첨단융합학부에서 1~2학년 동안 배우는 교과과정을 앞으로 전 학생에게 확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정원을 배정받은 대학들은 변경한 입학전형시행계획에 근거해 5월 말까지 새로운 모집요강을 공고해야 한다. 모교 또한 촉박한 기간 내 신설 학부의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전공 분야가 밀접한 공과대학에선 학생회가 교무처와 면담을 통해 △첨단융합학부는 공대 산하가 아닌 별개의 학부기초대학 소속 학부로 설립된다는 점 △첨단융합학부에서 공대 시설을 이용할 계획이 없다는 점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3. 학생들 주려 사과즙 2000개 싣고 온 명예교수
최근 모교의 한 명예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직접 농사 지어 만든 사과즙 2000개를 모교 ‘천원의 식사’에 지원했다. 강단을 떠난 후에도 지극한 제자 사랑을 보여준 미담이 알려져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고물가 시대를 맞아 대학가에서 1000원에 학생식당 메뉴를 먹을 수 있는 ‘천원의 식사’가 화제다. 퇴임 후 지방에서 과수원 농사를 짓던 해당 명예교수는 이 소식을 접하고 4월 19일 모교를 방문해 손수 농사지은 사과로 착즙한 사과즙을 전달했다. 직접 차량을 몰고 온 그는 “소소하지만 좋은 뜻이 이후 많은 동참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을 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은 극구 사양했다.
모교는 기부 받은 사과즙을 학생회관 식당에서 운영하는 ‘천원의 식사’ 메뉴에 포함해 2000여 명의 학생에게 제공했다. 모교는 2015년 아침 시간대에 ‘천원의 식사’를 시작해 현재 점심, 저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모교 관계자는 “제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학생들에게 전달되어 학업과 대학생활에 큰 격려로 이어지고, 건강한 식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 정시에 ‘학폭’ 반영 모교 포함 21개교로 확대
2023학년도 입시 기준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에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반영한 대학은 모교를 포함해 5곳이었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위주 전형에 학폭 조치 사항을 반영하는 대학이 모교를 포함해 21개교로 확대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에 따르면 대학들은 2025학년도 입시에 학폭 조치사항을 자율 반영할 수 있고,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모교와 고려대, 건국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 21개교가 수능 위주 전형에 학폭 조치를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모교를 포함한 총 112개교가 학폭 조치를 반영할 예정이다.
모교의 경우 2014학년도부터 내부 심의 기준을 마련해 입시에 학폭조치 사항을 반영해오고 있다. 학폭 등으로 8호(강제전학), 9호(퇴학) 조치를 받은 지원자에 대해선 입학 서류평가에서 최저등급을 부여하거나 수능성적에서 최대 2점을 감점해왔다.
정시모집 입시 요강에도 ‘학내· 외 징계 여부 사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감점요소로 활용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 방침에 따라 모교는 교육부, 대학입학처장협의회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감점 수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5. BTS 정국, 어린이병원에 10억원 기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사진)이 4월 14일 모교 어린이병원에 10억원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금은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치료비와 통합케어센터 사업에 쓰일 계획이다.
모교 어린이병원 통합케어센터는 오랜 입원 생활로 성장기에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하는 환아와 이를 돌보는 가족들을 위해 어린이병원학교와 꿈틀꽃씨 쉼터를 운영하며 교과학습과 교육, 상담, 정서치료 및 지지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병원 측은 “운영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인 어린이병원의 입장에서, 통합케어센터 사업들은 일부 지원금을 받고 있으나 후원이 없으면 유지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기꺼이 내민 손은 환아와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6. (로켓동아리) 선배님들 로켓 쏠 수 있는 넓은 땅 어디 없나요?
2019년 아마추어 로켓대회 SACup에 참가한 하나로.
하나로 로켓 발사시험 장면
로켓 설계부터 제작, 발사까지~ 6월 국제대회, 총동창회 지원~
“5, 4, 3, 2, 1! 올라간다! 계속 올라가!”
땅을 박차고 솟아오른 로켓이 호쾌하게 하늘을 갈랐다. 2019년 6월 21일 국제 과학로켓 대회 SA Cup(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컵)이 열린 미국 뉴멕시코주의 사막지대. 모교 로켓동아리 ‘하나로’ 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극마크와 서울대 마크를 단 로켓 ‘HALO’가 최고고도 4800ft(1.5km)까지 날아올랐다. 단 몇 초였지만 이들에게 잊지 못할 희열을 안긴 날이었다.
오는 6월 하나로는 또 한 번 SA Cup에 도전한다. 세계 14개국에서 대학 159개 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의 유일한 동아시아 참가팀이다. 본회에서 경비 1000만원을 지원했다. 참가자 11명이 소요하는 비용의 1/3 정도다. 5월 2일 학내 카페에서 만난 조용현(기계항공공학17입) 하나로 회장은 “한국에서 로켓을 제작하고 미국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막막했는데 총동창회 지원 덕분에 고비를 넘겼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새내기 부원 서지완(항공우주공학23입) 씨가 동석했다.
조 회장이 노트북으로 그래프 하나를 보여줬다. “예쁘죠? 로켓의 궤적이에요. 발사 후 최고점을 찍고 낙하산을 펼치는 과정인데 고도 307m까지 올라갔어요.” 이 포물선 하나를 얻기 위해 비좁은 동아리방에서 땜질을 하고 꼴딱 밤을 샌다. 그래도 즐거워만 보이는 이들은 1998년 설립한 모교 유일의 로켓 동아리 하나로다. 현재 69명이 활동하면서 로켓 설계, 개발, 실험, 제작, 발사까지 전 과정을 다룬다. SA Cup에는 올해 두 번째 출전. 24.9kg 무게 로켓을 1만ft(약 3km) 고도까지 쏘아올린 뒤, 최고고도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8.8lb(약 4kg)의 페이로드(위성체)를 공중에서 사출해 영상 촬영 등 임무를 수행하는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부원 대부분 항공우주공학 전공자고 간혹 타 전공자도 들어온다. “누리호 발사 후 지난 학기에 가입이 확 늘었어요. 나로호 때 관심이 생긴 선배, 동기도 있고요.” 조 회장은 2012년 우주선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을 보고 우주선과 로켓에 매료됐다. 서지완씨는 “이소연씨가 소유즈 호를 타고 우주에 가는 걸 본 후 우주비행사를 꿈꿨다. 2018년 누리호 시험 발사 때 2021년에 제대로 준비해 쏜다는 얘길 듣고 비전이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올해는 입학 전부터 신입생 톡방에 동아리를 홍보하고 부원을 모았어요. 개강 전에 로켓 쏘는 걸 꼭 보여주려고요. 로켓을 날리기 전 로켓엔진 지상실험을 했는데 터져버린 거예요. 새로운 엔진으로 다시 시도했지만 연료 제작 중 사소한 이유로 연료가 빠지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결국 못 했죠. 누리호를 보셔서 알겠지만 로켓, 항공우주 쪽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사고 나면 복구하고, 이유 알아보고… 저희 동아리 활동이 규모는 달라도 국가 항공우주 산업의 축소판 같아요.”(조용현)
지난 SA Cup 출전을 위해 개발한 로켓 HALO는 M class 모터(총 충격량 5120-10240 N·sec)를 사용했다. 발사는 성공적이었지만 최고 고도를 날면서 분해돼 ‘shred’ 판정을 받았다. 지난 경험을 발판으로 부원들이 로켓에 적합한 유리섬유 등 소재를 수소문해 구하고 연료까지 직접 만들며 준비하고 있다. 하나로의 지난 개발 일지를 보면 아예 ‘발사에 실패했다’는 기록도 적지 않다. ‘공들여 만들었는데 잘 안되면 슬프지 않냐’는 질문에 이들은 “실패할 걸 알아도 로켓을 날려봐야 얻는 게 있다”고 했다.
“얼마 전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스타십이 폭발했을 때 직원들은 오히려 박수를 쳤죠. 발사에 실패해도 데이터는 남고, 그렇게 땅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거든요. 아기에게 ‘손발을 이렇게 하면 달릴 수 있다’고 알려줘도, 실제론 넘어지게 되잖아요. 로켓을 날리는 건 그 첫 걸음마를 지켜보는 기분이에요. 물론 아쉽긴 하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배우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면 행복하죠.”(서지완)
이렇게 한 번의 발사 경험이 귀중한데 국내에선 쉽게 기회를 잡을 수 없다. 그렇게 넓던 하늘이 로켓만 쏘려면 좁아진다. “군부대가 많은 국내 특성상 450m 이상 날리려고 하면 항공청에 공역 허가를 받아야 해요. 사실상 300m 쏘는 것도 어렵고 그나마도 쏠 곳이 없습니다. SA Cup의 목표 고도가 1만ft인데, 한 번도 실험해보지 못한 고도를 현지에서 도달해야 하는 거예요. 힘들게 부지를 찾았는데 사용 못 하게 돼서, 밤새 만든 로켓을 싣고 갔다가 그대로 돌아온 적도 있죠. 발사가 잘 안 될 때보다 그럴 때 더 서러워요.”
서울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심지어 하나로 부원인데도 때가 안 맞으면 로켓 한 번 못 날려보고 졸업하는 학생이 많다는 말은 놀랍기까지 했다. 전국대학교로켓연합회(NURA)에서 매년 여름 전남 고흥항공센터를 빌려 여는 로켓 경진대회가 대부분 대학 로켓 동아리에는 유일한 기회다.
“1년에 한 번밖에 쏠 수 없으니 우리나라 로켓동아리 발전에 한계가 있죠. 마음껏 로켓을 쏘고, 낙하산이 안 펴져서 땅에 꽂히고, 박혀도 안전할 정도로 넓고 탁 트인 부지만 있다면 좋을 텐데… 혹시 신문을 읽으시는 선배님들 중에 넓은 부지를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실까요? 저희에겐 로켓을 쏠 수 있는 땅이 정말 간절합니다.”
졸업 후 항공우주 분야에 진출한 선배가 많지만 동아리와 계속 연락하는 경우는 적다고 했다. 대신 치밀하고 복잡한 로켓 제작은 거의 도제식으로 이뤄져 활동할 때 선배의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이 많다. 올해 6년째 활동 중인 조 회장도 하나라도 더 경험과 지식을 남겨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득했다.
“10번 이상 로켓을 쏴봤지만 확실한 건, 로켓 쏘는 건 언제 봐도 질리지 않아요. 발사하면 어떤 데이터든 남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희열이 있어요. 선배님들의 지원 덕분에 이번 대회 출전이 가능했듯이, 저희도 로켓을 사랑하는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오겠습니다.” 박수진 기자/후원 문의: http://hanaro.snu.ac.kr
7. 임종우 교수팀 화재 강한 배터리 기술 개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모교 연구진이 개발했다. 임종우(사진) 모교 화학부 교수팀은 반도체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해 안정적인 구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전기차 배터리 폭발과 화재가 빈번한 가운데 주목받는 연구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전해액 대신 불연성의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이 높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시간도 짧다. 기존의 흑연 음극을 대신해 리튬 금속 음극과 안전하고 친환경적·경제적이기까지 한 실리콘 음극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에서 실리콘 분말 전극은 입자 간의 공극(틈)이 있어 리튬 이동을 방해하게 된다. 이는 안정적인 구동을 저해하고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됐다.
임종우 교수 연구팀은 실리콘 분말 전극 대신 실리콘 웨이퍼 전극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전극에 적용하면 공극이 없어 리튬의 이동이 용이하고, 부피당 밀도가 가장 높은 구조로 배터리의 고에너지 밀도를 달성하는 데 유리하다. 전지 노화를 일으키는 전해액과의 부반응의 위험도 없다. 연구팀은 실리콘 웨이퍼를 습식 식각해 표면 거칠기를 조절함으로써 웨이퍼와 고체 전해질을 밀착시키고, 실리콘 웨이퍼 음극재에 리튬이온이 불균형하게 들어가 계면이 들뜨는 현상도 방지했다. 이렇게 개발한 배터리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2~3배 크기 용량을 달성했고, 상온에서 100회 이상 안정적인 충전과 방전에 성공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나익천 연구원은 “해당 논문은 여태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100% 실리콘만을 포함하는 전극을 전고체 배터리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적용해 실현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본 연구 성과는 3월 27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에 발표했다.
8. ‘야구하러 시흥캠퍼스 가자’ 야외체육시설 준공
4월 27일 준공한 시흥캠퍼스 야구장에서 유홍림 모교 총장(왼쪽 두 번째)이 시구하고 있다.
모교 시흥캠퍼스에 3만6000㎡ 규모의 야외 체육시설이 들어섰다. 모교는 4월 27일 유홍림 모교 총장, 임병택 시흥시장, 조정식 국회의원, 송미희 시흥시의회 의장, 신낭현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흥캠퍼스 야구장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시흥캠퍼스 교육협력동 옆에 들어선 야외 체육시설은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2면), 테니스장(6면)을 갖췄다. 몇 달간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모교는 2026년까지 수영장, 실내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을 갖춘 약 7900㎡ 규모의 배곧체육관(가칭)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과 지역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은 모교가 구상하는 시흥캠퍼스 2차 조성 단계에 해당한다. 향후 시흥배곧서울대병원 및 시흥서울대치과병원을 건립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9. K-MOOC에 반도체 등 온라인강의 제공
모교는 최근 교육부의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 선도대학 15개교에 선정됐다. 선도대학은 향후 3년간 매년 4개 이상의 특성화 분야 강좌를 개발해 공개하게 된다. 2015년에도 K-MOOC에 참여한 모교는 반도체와 로봇 등 신산업 분야 강좌를 새롭게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신규 강좌는 오는 9월부터 K-MOOC 홈페이지(http://www.kmooc.kr/)에서 무료 수강할 수 있다.
10. 지구심부-지표 상호작용 연구센터 개소
모교 지구심부-지표 상호작용 연구센터(센터장 김영희)가 최근 개소했다. 센터는 지구의 진화에서 지구심부와 지표 프로세스가 상호 영향을 준다는 전제 하에 쌍방향적 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일대의 지질 재해 대응, 우주 탐사 등에 기여하는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전문가 9명과 석박사급 대학원생, 연구원 등 80여 명이 참여하고, 한국연구재단이 7년간 약 84억여 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11. 학생증 디자인 15년 만에 변경
모교 학생증 ‘S-card’ 디자인이 15년 만에 변경된다(사진). 앞서 총학생회와 학생지원과는 학내 공모전을 통해 제출된 디자인에 대해 S-card 디자인 심의 위원회의 심사와 학내 구성원의 온라인 투표를 거쳐 수상작을 결정했다. 내년 3월부터 학생증에 사용될 대상 수상작은 ‘조국의 미래, 서울대’를 주제로 모교 정장과 교명, 태극기 문양인 건곤감리를 배치해 “서울대가 조국의 미래로 가는 길이며, 그 중심에 서울대 구성원들이 있음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2. 자연대, 3년 만 학부모 초청 행사
자연대(학장 유재준)는 4월 1일 관악캠퍼스 자연대에서 학부모 초청 행사를 열었다. 이날 자연대 7개 학부의 학부모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학생활 안내 △자녀들의 대학생활 이야기 듣기 △질의응답 △학교시설 투어 등을 진행했다. 자연대는 2015년부터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이 같은 행사를 열고 있다.
13. 챗GPT 활용 반도체 설계 강의 신설
모교 전기정보공학부(학부장 이혁재)가 오는 2학기 챗GPT를 활용한 반도체 회로 설계 강의 개설을 추진한다. 최근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강의는 챗GPT의 코딩 작성 기능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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