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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
운명 앞에서..... 떳떳하게 난 내 의지대로 살았다고 밝힐 수 있을까...?
운명 앞에서..... 난 떳떳해 지리라...... 후회 없이 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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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음..... 저거.... 꽤 아프게 보이는데?"
도시 한복판의 건물 옥상, 그 위에 한 청년이 서있다. 연신
길거리를 구경하며 중얼대고 있었다. 길거리의 광경이란...
한 소년이 맞고 있었다. 옥상위의 청년은 단검을 습관적으로 빼려다가
멈칫했다.
"아.... 여기가 카페시 국인 걸 잊고 있었군."
[이 얘기의 배경은 알스 대륙입니다.-_- 알스 대륙은 6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상업국가인 세라인, 자유도시 파라닌, 코예제도가 성행한 카페시,
알스 대륙 최강인 케르네, 밤의 여신을 섬기는 아이랜, 신비에 싸인
헬노르.... 이렇게 6국이다.]
옥상 위의 청년은 로도였다.
"그만 둬!"
붉은 머리의 노란 눈을 가진 엘프여인이 끼어들었다.
노예를 때리던 덩치 큰 남자가 엘프여인쪽으로 오더니
말했다.
"오호~ 엘프구만, 이봐 아가씨... 노예를 동정하려는 건가?
꽤 이쁘게 생겼는데 흐흐.."
남자의 손은 엘프여인의 이곳 저곳을 더듬고 있었고 엘프여인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눈을 감았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노기를 참으려는 것
같지만 저런 실력 있어 보이는 엘프가 가만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역시..... 엘프여인이 눈을 떳을 때는 노란색의 눈은 붉은 색으로 변해있었다.
눈은 금방이라도 활활 타오를 듯 했고, 엘프여인은 입술을 깨물면서
마법 주문을 외쳤다.
"타오르는 불꽃이여... 나의 뜻에 따라재앙을 내릴 지어니! 화이어 타운!"
엘프여인은 나직하게 주문을 외우며 시동어를 외쳤다. 그리고 덧붙였다.
"범위는 반경 1km"
엘프 여인의 입에서 냉소가 흘렀다. 그 순간 도시는 화염에 휩싸였다.
"엘프 맞아?"
로도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이 광경을 보는
누구라도 이런 말이 튀어나와야 정상 일 것이다.
'엘프는 온순하다.' 라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깬 엘프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다니.......
로도는 갑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워(?) 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계속 할 수는 없었다. 금방 자신이 붉은 화염에 먹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길-"
로도는 텔레포트를 써볼까란 생각도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불길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에...?"
로도의 입에서 허망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누가 이런 고위급 마법을
단숨에 없애 버릴 수 있단 말인가..?
"에이고야...... 힘을 너무 많이 썼다... 아구구구"
그의 옆에서 파란색이 감도는 은발을 가진 소녀가 튀어나왔다.
"이봐요! 이런 도시에서 그런 마법을 쓰면 죽으라는 거예요 뭐예요?"
은발의 소녀가 검을 검집에 꽂으며 말했다.
순간 엘프여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전 남이 제 앞에서 본 모습을 감추는 걸 싫어합니다."
엘프여인의 눈에 살기가 돌자 은발의 소녀는 투덜투덜 거리며 본 모습으로 돌아왔다.
파란색이 감돌던 머리는 보라빛이 돌았고 조금 뾰족한 귀는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으며 보라색의 피어싱을 했지만 인체가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고인족.... 인가...?"
로도가 낮게 중얼거렸다.
"딩동뎅~ 맞았습니다. 이래서 내가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싫어한다니까 쳇-
앗- 벌써 시간이........ 그럼 바이바이들"
고인족의 소녀는 밝게 웃으며 말했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걸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눈을 감았다. 잠시 뒤 뜬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휴....."
"뭐가.... 어떻게...?"
"인격교체를 했군요"
로도의 얼빵한 표정의 엘프여인은 씨익 웃으며 말했고는 자세한 설명을 했다.
"고인족은 가끔 두 인격이 같이 한 몸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의 설명으로 치면
다중인격이라 할까요...? 가끔 인격이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그 현상을 인격교체라 하죠"
"잘 알고 계시는 군요. 전 라나아 시아포레라고 해요. 아까의 그 인격은 시야벨이구요."
라나아는 웬지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 시야벨은 명랑한 듯 했지만.
"전 로도 크로사이트라 하죠. "
"아....... 이름은 들어 본적 있어요. 도둑 맞죠?"
엘프여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고 로도는 어색한 미소를 띠었다.
"전 레나 스콜린이라 해요."
"이렇게 만난 것도 우연인데.... 같이 여행이나 합시다! 어차피... 우리들 모두
잡히면 꽥 일걸요.... 그러고 보니 나만 인간이잖아."
로도가 울상을 지었다. 레나는 아까 맞던 노예를 일으켜 세워 미소짓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음........ 이거 마법봉쇄 팔지 같군요. 라나아, 이거 풀수 있어요?"
"엑...? 그냥 당신이 풀면 안될까요..?"
라나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레나는 잠시 라나아를 노려보더니
딱딱하게 말했다.
"어서 하시죠."
라나아가 울상을 지으며 검을 뽑을 때 로도가 끼어들었다.
"근데 라나아 검사 아녜요? 검사가 이걸 어떻게 풀수 있습니까?"
"마...맞아요! 전 못 푼다구요!"
라나아가 눈을 빛내며 동의했다. 하지만 마무리 된일........
라나아는 사태를 파악하고 검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봉쇄해제."
라나아가 검을 들고 외치면서 팔찌를 토막내자 팔찌는 연두색을 띠더니
곧 수그러들었다.
"감사해요"
푸른 머리의 소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레나는 싱긋 웃으면서 라나아와 로도에게 말했다.
"전 이 사람과 함께 가지 않으면 동행은 하지 않을겁니다."
푸른 머리의 소년은 얼빵한 표정을 짓더니 씨익 웃었다.
라아나는 금방 동의했고 로도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 비벨 지야라 해요."
비벨은 라나아의 나이 또래로 보였지만 느껴지는 마나는 강했다.
"비벨 지야..... 20써클의 마법사,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20써클을 마스터했지만 모습을 감춤."
라나아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비벨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다 이게 이 망할 마법봉쇄 팔지 때문이죠. 마나만 끝없이 흡수하니...
여러분! 복수하러 갈껀데 같이 가실래요?"
비벨은 실실 웃으며 말했다. 모두들 동의했고 그들은 케르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몰랐다. 자신들이 운명에 대항한 첫 번째 사람이란 것을.
-여기는 케르넨-
지금 성안은 불바다가 되었다. 열받은 비벨이 마법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20써클의 마법사가 열받으면 어떻게 되나 구경중이시지.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근데 라아난은 왜 안와?"
비벨이 투덜거리면서 연신 마법을 써댔다.
"어이... 날 뭘로 써먹으시려구?"
때 마침 라아난 등장. 어느새 말을 트게된 그들....... 참 순식간에 친해지는
인간들 이였다. 비벨이 무덤덤하게 대답했고 라아난은 차갑게 거절했다.
"큰거 하나만 터트려 달라고... 귀찮아."
"당신이 하셔.... 왜 나보고 그래?"
거절하는 순간 라아난의 눈길이 차가워 졌다.
그와 동시에 비벨이 '윽'하는 신음소리를 냈고 그의 어깨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순간 레나의 눈길이 차가워지는 것을 로도와
라아난은 놓치지 않았다.
비벨의 뒤에는 귀족 차림의 남자와 용병 차림의 여자가 서 있었다.
용병차림의 여자는 피가 붉게 묻은 검을 들고 서 있었고 귀족은
피식 웃고 있었다.
"어이..... 그 봉인한 마법이나 풀어 놓으셔, 나는 괜찮더라도 레나는 아닐걸?"
로도가 덩달아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귀족이 보일 듯 말듯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살짝 감았다 떴다. 깜빡임 보다 느린 듯 했으니, 깜빡임은 아닌 것 같았다.
그와 동시의 마력의 파동이 일면서 궁이 무너져 내렸다. 안그래도
비벨의 마법 때문에 난리가 난 궁인데, 귀족 차림의 남자가 봉인을 해제하자
마력의 파동 때문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쳇- 인간들이 만든 궁이란... 이래서 인간세계에서는 봉인을 풀기가 싫어"
귀족 차림의 남자가 투덜거리면서 손을 털었다.
"당신이 마력이 강한 탓인걸 누굴 탓해?"
옆의 검은 옷을 입었던(용병차림)의 여자가 낮게 중얼거렸다. 귀족 차림의
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무표정으로 바꾸며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비벨님, 오랜만입니다."
"이카루스 인가?"
비벨이 상처가 아프지 않은 듯 일어나서 씨익 웃었다.
"아... 여러분.. 전 아이리스 딘 이카루스입니다. 제 정체를 눈치 챈 분들은
오랜만이군요 훗.."
"거기가 마족이건 아니건 별 상관은 없어요. 여기도 한명 빼고는 다
인간이 아닌걸요? 음......? 저 여자는...... 킥...."
라나안이 얘기하다가 킥 웃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자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으나,
곧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고인족...?"
거의 말이 없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 라나안은 씩 웃고는 대답했다.
"응... 맞아... 긴장할 필요는 없어, 동족의 율법을 실시할 건 아니니까."
라나안의 말에 여자가 덧붙여 설명을 했다.
"고인족에게 하프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인족이 멸종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당신이... 라니안 시아포레 군요? 현재 고인족 유일의 인격교체를 할수 있는 고인족.
고인족 최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 있다니?"
마지막 말을 하면서 여자는 살짝 찌푸렸다.
"푸후훗. 그래서 내가 동족의 율법을 시행할 수가 없다는 거야. 내가 널 죽이면
'나 여기 있다'라는 꼴밖에 되지 않잖아? 쳇- 동족 최강자는 왜 세상구경을 못한다는
거야"
라니안이 투덜거렸다. 여자는 씁쓸히 웃으며 살짝 장난이 감미 된 어조로 말했다.
"가끔은 동족의 율법에 감사해야 할 때도 있겠군요."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 내가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느낄 때는
너를 죽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라나안이 싸늘하게 말했고 여자는 경직된 얼굴로 아무말이 없었다.
"훗.... 대륙 최강인 케르넨의 궁궐은 무너졌겠다. 카페시의 한 도시는 통째로
날라갔겠다.... 이러다가 알스 대륙 전 국민을 적으로 맞는 건 아닌지..?"
레나가 모두들에게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라나안과 로도는 킥킥 웃었으며
감정의 변화가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 검은 옷의 여자도 입꼬리가 살짝 치켜올라갔다.
"전 아르유닌이라고 해요. 유닌이라 부르시지요."
"좋아 유닌... 나 좀 따라와. 먼저들 알아서 가세요. 전 따라 가지요~"
라아난이 유닌의 팔을 끌면서 뒷사람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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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알고 있겠지? 고인족의 운명을..? 그래, 세상구경하는거 개뻥이야.
그만 좀 노려보지 그래?"
라나안이 슬쩍 눈을 흘기며 말했고 유닌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지요. 저도 잘 알고 있죠. 고인족의 운명을.... 그리고 우리는 인간이 아니니까
약간.. 사악한 방법을 쓰는 수밖에 훗.."
유닌의 사악한 미소에 라나안도 씨익 웃으며 말했지만 눈만은 한없이 날카로워져있었다.
"사악이라... 원래 인간이란 이런 동물 이였지? 아.. 그 파티는 인간이 로도 밖에 없었구나?
훗... 뭐 대강은 짐작하겠지. 짐작하라 그래~ 배째라 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