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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에서 완행열차로 (아11)
찬송 : 그의 생각
성경 : 아4:1-7절
목회사관학교 10주차의 날이다. 오늘도 건강한 진짜 목사의 꿈을 가지고 헌신하시는 사관생도들이 달려오실 것이다. 넘 소중한 하나님 나라의 기대주들이다. 이분들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모두 건강한 목사로 건강한 교회를 섬기며 하늘부흥을 이루어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 하루 비가 온다고 한다. 주여, 오시는 길들을 주께서 붙잡아 주소서. 특히 수고하실 강사님들의 오시는 길을 축복하소서. 강건함으로 붙잡아 주소서. 오늘도 주님이 베푸시는 은혜로 충만케 하소서. 라마나욧의 대표가 되시는 주님의 통치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하루가 되게하소서.
오늘은 어떤 말씀으로 목회사관학교를 섬기러 나가는 내게 말씀하실까?
오늘 말씀은 전체적으로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결혼식 장면중에서 솔로몬이 단장한 신부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이 가운데 있는 내용을 한 마디로 하면 두 단어가 나온다.
하나는 “어여쁘고 어여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무 흠이 없다.”라는 표현이다. 솔로몬의 눈에 비친 술람미 여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마디로 어여쁘고, 흠이 전혀 없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7절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
술람미 자신이 고백하듯 그녀는 검고, 게달의 장막처럼 거칠다. 하지만 오늘 신부로 단장한 술람미를 바라보는 솔로몬의 눈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여쁘고 어여쁘며 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신랑도 신부를 이렇게 볼 수 있는 신랑이 없으며, 이 세상의 어떤 신부도 이렇게 보일 수 있는 완벽한 신부는 없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술람미의 고백처럼 게달의 장막같은 내 모습, 포도원을 지키느라 검어진 술람미처럼 온갖 세상의 찌꺼기와 죄악이 붙여진 내 모습을 오늘도 바라보시는 나의 신랑되신 주님의 시각으로 느껴본다.
그러면서 교회를 향해 고백된 주님의 시각을 묵상한다. 엡5:26-27절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
이것은 교회 자체가 스스로 아름다워서라기보다 하나님의 은혜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으로 교회가 거룩하고 영광스럽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내 모습을 향한 주님의 기대이며, 주님이 흘리신 보혈의 능력으로 이루어야 할 사명의 자리이기도 하다.
몸도 마음도 어찌할 수 없는 내 모습이지만 주님은 목회사관학교를 섬기는 이 날 이 고백을 들려주신다.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
술람미 여인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그가 포도원을 지키며 검어진 얼굴을 하얗게 할 수 없을 것이며, 거칠어진 피부를 그 어떤 화장품으로 부드럽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솔로몬은 술람미를 향해 오늘 나를 향해 그리고 사관학교에 오시는 모든 주의 종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
전적인 주님의 은혜이며, 아울러 주님의 기대이고, 주님이 흘리신 보혈의 능력으로 내 삶에 펼쳐지고 있고, 또 펼쳐질 역사이다. 아멘.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문득 지난 월요일에 신문에서 본 기사가 생각난다. 1급 시각장애인으로 영어 교사가 되어 꿈을 이룬 이우호씨(45세)의 기사다. 그 기사의 마지막에 그가 이런 말을 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길이 보입니다.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도 나타납니다. 빨리 갈 필요도 없어요. 한 발씩만 앞으로 내디디면 됩니다. 천천히 가면 되죠.’
남들이 1시간이면 할 수 있는 일을 3시간이 걸려야 겨우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으로 그는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란 사실을 믿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달려가 멋진 교사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는 장애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가다보면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 주님은 오늘의 현실의 내 모습을 인정하라고 하신다. 공연히 설레발을 칠 필요가 없다. 언제 완전한 모습으로 다시 회복될지 모른다. 다만 오늘 주님은 내게 주님이 생각하시는 내 모습을 가슴에 생각하며 오늘의 약함의 자리를 인정하되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내딛으면서 가라고 하신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하신다.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
문제도 많고, 약함도 많고, 자격도 없는 자이지만 오직 하나님의 사랑의 눈으로 나를 이렇게 봐주시며 내 흠과 티를 다 없애도록 당신의 보혈과 말씀안에서 나를 새롭게 빚어 가시는 주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한 걸음씩 가라고 하신다. 아멘.
사실 많이 답답하다. 마구 달려가고 싶다. 내 생각은 저 멀리 있는데 나는 걷기도 힘드니 이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주님은 이우호 교사의 고백을 생각나게 하시고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오늘의 나를 인정하고 천천히 걸어도 주님이 나를 그렇게 봐주시고 계시기에 괜찮다고 하신다. 아멘.
KTX처럼 달리고 싶은 내게 너는 완행열차로 천천히 달리며 훨씬 더 아름다운 천국의 모습을 그려내라고 하신다. 흠과 티가 없는 모습으로 주님이 나를 그렇게 바꾸어 주실 것이다. 오늘도 나를 그렇게 바라봐주시고 계신다.
오늘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을 나도 이렇게 봐주는 사람으로 서야 하겠다. 괜찮다고 천천히 포기하지 말고 달려오라고 주님의 눈에 우리 모두가 이렇게 어여쁘고 어여쁘며 아무 흠이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
주님, 감사드립니다.
늘 조급함에 빠져 주변을 보지도 못하고 달리지만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급하기만 한 저를 오늘도 천천히 달리며 하늘나라를 세울 수 있는 은혜를 베푸시니 그저 감격합니다. 오늘의 이 상황을 감사하겠습니다. 천천히 달리며 흠과 티가 없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님의 눈을 가지고 소중하고 복된 영혼들을 보는 주님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