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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9. 쇠날
[눈 치우고 배움잔치]
진짜 눈이 많이 왔다. 아침 일찍 집 마당부터 치우는데 땀이 주르르. 오후에 배움잔치에 쓸 악기들을 실어날라야 되니 학교쪽 골목길도 치워야 해서 눈 삽을 들고 갔더니 돌봄교실에 나온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맑은샘은 저녁 때 배움잔치 행사로 학교에 오지 않고 청소년수련관 공연장으로 모인다.) 골목길 눈을 치우는데 또 땀으로 목욕했다. 인사나누는 동네 회사분들에게 삼거리 눈을 부탁하고, 나는 또 다른 동네 골목 삼거리에서 한참을 치우는데 바퀴가 헛돌아 나가지 못하는 차 두 대를 돕고 나니 또 땀이 주르르. 세 시간 눈을 치우고 나서 동네 아이들이 눈 사람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이글루를 만들다 또 땀을 흘렸다. 차가 다니는 큰 길은 제설차가 빨리 들어갔는데 주택가 골목은 동네 사람들이 눈을 다 치운 셈.
오전에 동네 눈 치우고, 저녁 학교 행사 배움잔치 전에 낮에는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서 열리는 과천시 사회적경제네트워킹 데이에 다녀왔다. 이틀 가운데, 첫 날에 <마을이 학교다>를 주제로 과천마을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의 교육서비스와 실천을 나눴다. 과천마을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을 총괄 운영하는 사람으로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 꾸준히 참여해왔는데 올해도 두 차례 발표를 하고 사회적경제 장터 템템마켓에서 체험장을 운영했다. 과천시에는 약 55개의 사회적경제기업 가운데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된 곳이 거의 반이다. 사회적 경제 속에 교육을 담는 실천을 펼치는 교육분야 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애써 조직해본 추억이 떠올랐는데 현재를 기준으로 많은 사업장이 과거보다 활기가 없다. 그래도 반가운 분들을 뵈니 서로 힘을 받는다. 사회적경제 민관 협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한 해 배움을 갈무리해 내보이는 배움잔치 날, 어린이들의 쑥 자란 모습에 감동이 물밀듯 몰려온다. 전시회와 무대 공연으로 구성된 배움잔치 날 눈이 정말 많이 왔다.
채비하고 공연하느라 애쓴 어린이들과 교사들 덕분에 청소년수련관 4층 열기가 뜨겁다. 졸업생들도 달려와 동생들 공연을 응원했다. 열여덟 번째 배움잔치 역사가 또 쌓였다. 18년전 첫 배움잔치 날 풍경과 견주어보면 배움을 나누며 쑥 자라는 모습이 똑 같다.
2024. 11. 27. 물날
내일 배움잔치를 위해 애를 쓴 어린이들이 자랑스럽다~ 많이 익히고 배우며 또 쑥 자란다^^ 이제 내일 무대에서 신나게 즐기면 되겠다. 정성을 다했으니 틀려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다~
2024. 11. 23. 흙날
[고병헌 교수 초청 강연 - AI세상에서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는 방법]
과천시에는 20여년 동안 대안교육을 하는 경기도교육청 등록 대안교육기관 두 곳이 있다. 맑은샘학교와 무지개학교다. 두 학교는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생각으로 이웃에 살고 있는 모든 어린이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교육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두 학교 식구가 아닌 분들도, 어린이들을 키우면서 꼭 알고 있으면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실, 고병헌 교수님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린이를 키울 때, 흔들리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좋은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자리이니, 둘레 분들에게 알려주시고 많이 와주시면 좋겠다.
2024. 11. 22. 쇠날
[텃밭 보물과 노인복지관]
1, 2학년 담임교사 하는 날, 아침 공부로 텃밭에서 보물 찾기. 진짜 보물을 찾자고 했더니 보물이 안 나온다고~ 고구마가 보물이다. 맛있는 고구마 먹고 시 쓰기~
낮에 과천시 노인복지관에서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을 위해 멋진 공연을 했다. 노래도 부르고, 어깨도 주물러드렸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뭉클하다. 늘 건강하시기를. 때마다 마을 어른들을 찾는 마을 속 작은 학교~
2024. 11. 21. 나무날
[중등학교 탐방]
6학년과 남양주 수동에 있는 산돌학교를 다녀왔다. 6학년 길찾기(진로와 진학) 공부로 기숙형 중등학교 탐방이다. 교장이 하는 운전기사 노릇인데, 아이들이 다닌 학교라 보고 가는 곳마다 추억이 있다. 학교 탐방을 온 손님들을 위해 바쁜 김장 날인데도 시간을 빼서 학교를 자세히 알려주고, 소고춤 공연까지 보여줘 정말 고마웠다. 김장 날이라 맛있는 수육도 먹었다.
청소년기를 보낼 눈부신 자연 환경과 교육 과정을 지닌 교육 현장에서 살아가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참 아름답다. 과거에는 인기가 워낙 많아 들어가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처럼 신입생 모집이 이전같지 않다. 학교 재정 형편이 어려워도 학생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존경하는 선생님들의 애씀을 알기에 마음이 급하다. 국회는 빠르게 대안교육기관법과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어서 빨리 법률에 따라 공식 교육기관이 된 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에게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2024. 11. 19. 불날.
[늦가을과 남성 호르몬]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 타는 게 남성호르몬 탓이라고 했던가. 올해는 잘 넘긴다 했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걸 보니 가을 탓일까?. 날마다 컴퓨터 화면을 켜면 써야 할 게 가득하다. 덕분에 틈틈이 써놓은 일지도 누리집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면서도 날마다 보내고 써야 하는 공문서와 지원 보고서 작성으로 정작 일지는 잊어버린 게 한참 됐다.
어느 날 양지마을 2로 은행나무길이 환한 햇살에 얼마나 눈부시게 빛나는지, 숲속놀이터 메타쉐콰이어 잎이 누렇게 물들어가고 떨어질 때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하하호호 떠들썩하게 뛰어노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정겨운지 가슴을 훔치며 하늘을 올려다 봤다. 은행나무길에는 떨어지는 은행 때문에 코를 막거나, 청소하느라 애를 쓰는 분들도 있었을 거고, 숲속놀이터에서 어울려 노는 아이들은 놀다가 다투거나 속이 상한 일도 있었을 거다. 그러니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너머는 그저 상상일 뿐이고 지금은 그냥 그 풍경과 모습이 내 삶에 들어올 뿐이다. 눈에 비치는 모습이 다가 아니란 걸 알지만 가을 풍경은 남성 호르몬을 다시 자극한다.
책을 꺼내들었다. 우주와 자연의 거대한 역사를 읽어나가다 보면 내 삶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고마움과 미안함에 어쩔 줄 모르는 감정에 휩싸인다.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며 살아야지. 풍경에 빠지고 생각에 빠지는 가을이다,
안식년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는 때가 늘어갔다. 갑자기 휙 치고 들어온 일이 없었다면 교육공동체의 선물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설렘과 두려움 속에 맞이했을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했던가. 헝클어지고 흐트러지는 게 삶이다. 삶을 가꾸고 세우는 몫은 오롯이 스스로에게 있다. 늦가을 남성 호르몬을 그대로 느껴봐야겠다.
2024. 11. 18.
영어수업 때 멕시코의 부적 'God's eye' 나뭇가지와 털실로 장식 만들기, 크리스마스의 캔디레이 만들기로 신이 난 어린이들~ 유키선생님 덕분이다.
2024. 11. 18. 달날.
알찬 3학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을 보니 어린이들이 많이 자랐다 싶다.
2024. 11. 16
어린이김장에 이어 교육공동체 김장하는 날, 아침부터 온 식구가 속재료 손질해서 버무리기, 마무리는 수육에 보쌈김치다. 잇따라 간 맞추느라 속이 얼얼하다. 겨울맞이 시설 작업까지 다들 애를 쓴 날이다.
2024. 11. 15
김장하기 버무리는 날, 아침부터 일찍 속재료를 섞고 채비했다. 어린이 농부들이 텃밭농사로 거둔 김장 채소로 소금에 절이고 다듬어 마무리는 수육에 보쌈김치~
2024. 11. 14
김장 시작, 모둠마다 일을 나눠 텃밭 채소 거두기부터 채소 다듬기다.
김장의 핵심, 배추 절임을 해마다 6학년이 맡아서 한다. 학교에서 자는 학교살이로 절임배추 씻고 물 빼기까지 큰 일을 했다.
2024. 11. 13.
[20주년 채비]
청소 시간에 자기 앞가림 공부를 야무지게 하는 어린이들, 동아리 활동 시간에 활동을 구상하는 어린이들, 모둠 수업 시간에 맛난 새참 만들어 주는 어린이들 덕분에 늘 웃는다. 5학년 아오는 틈만 나면 종이 접기를 한다. 대단한 작품이 나오겠다. 호박을 선물 받았다. 점심 먹고 김장 채비로 텃밭을 둘러보는데 이웃 어린이집에서 호박을 선물로 주셨다. 시골에서 딴 거라고 하나 주신다고 해서 넙죽 받아왔다. 덕분에 그림도 그리고 호박죽도 먹겠다.
20주년 잔치날을 2025년 5월 31일(토)로 잡았다. 미리 잡은 까닭은 12월 교육평가회 때 학사일정을 확정하는데, 20주년을 졸업 동문들과 지역사회와 대안교육계에 미리 알리려고 기존 생일잔치후원의 날을 하던 관례대로 5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잡았다. 학사일정도 이를 고려해서 5월 마지막주에 봄방학 2주 마치고 5월 26일 에 여름학기 개학해서 어린이들과 교사들이 함께 채비하는 주가 될 거다. 20주년 맞이를 하나둘 시작하는 시작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웹자보 제작과 영상 작업 시작이다.
잔치날 무엇을 하지는 20주년 맟이 준비모임이 꾸려지는대로 하나둘 잡아가면 되겠다. 1차 알림으로 보면 된다. 또 하나는 그전에 첫 번째로 맑은샘 식구들이 모두 함께 입을 반팔옷을 미리 제작해 입고 다니면 어떨까 싶다. 이미 20주년 맞이 씨앗돈은 후원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맑은샘학교 20주년 기념 반팔옷 디자인 공모를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식구들에게 하려고 한다. 웹자보로 제작해서 알릴 예정이다. 6개월 남은 20주년 잔치날 행사야 무난하게 잘 치룰 거로 생각하지만 20주년을 맞이하며 맑은샘교육공동체는 20주년을 어떤 뜻으로 맞이할 건지 하나둘 슬기를 모아가자는 뜻이기도 하다. 20년 맑은샘학교의 교육의 성과와 과제, 맑은샘교육공동체의 걸어온길의 대한 뜻(의미)와 과제들을 포함한 많은 이야기들이 더 많은 상상과 계획이 쏟아지리라 믿는다. 2020년에 만들어둔 20주년 폴터 내용을 하나씩 꺼낸다.
또 하나는 20주년 맞이 도서 발간을 기획하고 있다. 교장이 기획한 책은 1> 어린이시집<달팽이는 빠르다(가제)>이다. 초고가 90프로 작업이 끝났고 곧 출판사와 협의할 예정이다. 자체 일놀이출판사로 진행할지, 바깥출판사로 진행할지 살피고 있다. 이미 바깥출판사 가운데 한 곳이 출판하겠다고 말씀을 주시긴 하셔서 고민중이다. 일놀이출판사 첫 출판의미도 있고 해서다. 본디 2024년 출간 목표를 잡았다가 2025년 5월로 미룬 기획이다. 참 덴마크 연수기는 출판사가 내지 편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곧 제목과 표지 작업 들어갈듯하다.
두 번째 책은 맑은샘교육공동체 식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맑은샘 교육이야기(가칭)>-맑은샘에서 함께 성장한 이야기를 모아보려고 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글을 쓰고 20주년인 2025년 하반기에 발행하면 어떨까 싶은 기획이다.
2024. 11. 10.
[합창제]
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 합창음악제를 보며 눈물이 자꾸 났다. 다들 정말 멋지고 감동이었다. 정말 연습 많이 했다. 준비 과정부터 행사 날까지 모든 식구들이 애쓰셨다. 앞장서 이끌어준 지도 선생님들, 경기대협과 연락하고 채비를 총괄하신 버금일꾼, 새참 챙기느라 애쓰신 살림일꾼, 알게 모르게 시간내고 품을 내주신 식구들 덕분에 신나고 가슴 뭉클한 추억을 쌓았다. 다들 정말 정말 애쓰셨다.
2024. 11. 9
합창 연습했다.
2024. 11. 8. 쇠날
[국회 토론회]
국회에서 대안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및 정책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대안교육 특성화중고등학교(초중등교육법 76조, 91조에 따른 인가학교), 각종학교(대안학교,초중등교육법 60조3항에 따른 인가학교), 대안교육기관학교(대안교육기관법에 따른 등록대안교육기관), 대안교육 현장 세 유형의 현실과 제도 개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등록 대안교육기관을 대표해서 <대안교육기관법 개정과 타 법률과 조례 정비를 통한 대안교육기관 지원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장종택 고산고 교장님, 대안학교(각종학교)는 여명학교 조명숙 교장님이 발표를 해주셨다.
인가형 대안학교 현장과 등록형 대안교육기관 학교는 저마다 마주한 현실과 과제가 다르다. 재정지원과 학력인정이 되지 않는 대안교육기관학교는 법률 개정과 정책 개선이 절박하고 간절하다.
이런 자리가 더 자주 있기를 바라는 처지에서 자리를 함께한 강경숙 의원님께 정말 고맙다. 바쁜 국회 일정에도 더 챙기고 함께 살피시겠다는 의원님 말씀에 힘을 받는다.
또 함께 자리를 만들고 사회를 본 삶을 위한 교사대학 유은영 상임이사님,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 교장님들, 건신대학원대학교 이병곤 교수님, 삶을 위한 교사대학 이사님들, 대안교육연대 사무국, 함께 한 대안교육 식구들께 고맙다.
재정지원의 근거가 되는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담은 대안교육기관법 개정안과 관련된 타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이니 어서 빨리 통과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2024. 11. 7. 나무날
[토란대]
2학년이 토란을 캐고 토란대를 잘라 공부를 했다. 내가 심은 토란으로 모둠마다 알차게 공부하니 뿌듯하다. 토란잎에 물을 뿌리면 또르르 굴러가는 물방울을 보며 표면장력을 확인하고, 토란 캐고 거두는 즐거움을 누리며 무게도 재보고 토란대 껍질을 벗겨 말리는 과정까지 일놀이 교과통합 공부를 알차게 했다. 어린이들이 토란대 손질법을 가르쳐달라고 달려와 함께 손질하는 재미도 누렸다. 이제 토란국과 토란대나물을 먹을 생각에 침이 고인다~
2024. 11. 6. 물날
경기지역 대안교육기관 학교 합창 음악제가 열린다. 학교마다 즐거운 음악잔치처럼 채비하고 있다는 소식, 맑은샘도 틈날 때마다 합창 연습이다.
2024. 11. 5. 물날
대전에서 열린대안교육기관 교직원 연수 3차~ 배우고 나누려는 열정을 보고, 교육 현장마다 애씀을 확인하는 순간~
2024. 11. 4. 달날.
아침 당번이라 일찍 출근했다.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당황스럽다. 계획이 위기에 처했다.
2024. 11. 5. 불날. 날씨: 늦가을 정취가 물씬
낮에 교사실에 들린 도현이가 물었다.
“선생님은 왜 늘 컴퓨터 앞에 있어요?”
“우리 도현이 학교 생활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서류를 보내고, 지원금도 받고, 회의도 해야 해서 그렇죠.”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자치단체 보앰e시스템과 교육청 보탬e시스템을 오가며 회계처리와 집행 등록과 결과 처리를 했다.
2024. 11. 2. 흙날.
한국의 대안교육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는 K-DEC 대안교육한마당이 광명에서 열렸다.
[2024 대안교육한마당]
한국의 대안교육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는 대안교육한마당(K-DEC)이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 열렸다. 광명은 2014년 한국 아이덱을 개최한 도시이고, 대안교육연대 20주년 대안교육한마당도 한 곳이다. 그간 교사회에서는 필수 연수로 잡고 참여해왔다. 이번에도 교사회에서는 어린이청소년시화전을 열고, <마을이 학교다-생태전환교육과 마을교육공동체 이야기> 책 이야기를 채비했다. 학부모회에서는 맑은샘 밥상을 채비해 학교 수익을 만들었다.
아침 일찍 9시에 광명으로 학교차가 떠나야 해서 일찍 나왔는데 벌써 부모님들이 밥상에서 팔 음식 채비하느라 분주하다. 이런 정성들이 모여 한마당이 열리고, 단순하게 참여에 그치는 게 아닌 잔치를 같이 여는 주인 노릇인 게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일찍 평생학습원에 닿았다. 나중에 부모님들이 오면 도움을 받아 시화전 작품을 나르려 했는데 다른 학교에서 짐수레를 빌려준 덕분에 먼저 간 교사들이 모두 날랐다. 어린이청소년시화전은 2022년 때도 했는데 이번에도 우리 맑은샘 교사회에서 제안해 채비하는 행사다. 노학섭 선생님이 총괄해서 다른 학교에 알리고 참여 학교의 작품도 펼치게 되었다. 물론 맑은샘학교 어린이 작품이 가장 많다. 2013년 대안교육한마당을 성공회대학교에서 열었을 때 내가 엮은 <벼룩처럼 통통>(수도권 대안초등 어린이들 시집) 출판 기념으로 시 낭송회와 시화전을 했던 기억이 났다. 한참이 흘렀지만 맑은샘에서 애써 펼치는 활동으로 시화전이 잘 쓰이는 셈이다. 맑은샘 밥상을 열 곳을 둘러보고 학교 홍보물과 책을 꺼내놓고, 전체 진행요원으로 활동하는 대안교육연대 사무국 식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안교육한마당 기획 회의에 참여하며 2024년 대안교육한마당의 지니는 뜻을 다시 새기고, 함께 연대해 크게 외칠 교육의 본질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 절실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대안교육을 둘러싼 안팎 상황이 어떤지, 디지털교과서 추진 정책으로 대표되는 미래학교와 미래 교육 담론에서 빠진 건 무엇인지, 전쟁과 냉전으로 회귀하고 입시와 경쟁을 강조하는 체제와 문명의 전환을 위해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피며, 2024 대안교육한마당에서는 더욱 더 교육의 본질과 행복한 교육공동체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교육의 삼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와 다양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지역사회와 여러 교육주체들이 지금 행복한 교육과 미래교육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대안교육한마당은 대안교육연대 소속 현장이 만들어온 교육 잔치 마당이다. 2년마다 한 번 씩 열려왔는데 공립대안학교와 마을교육 현장들도 점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행복한 교육공동체학교를 일궈온 대안교육 현장들이 만나 서로 교류하며 우정을 쌓고, 함께 배우고 나누며, 한국 사회와 교육계에 교육의 본질을 전하는 장으로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되고 대안교육연대 소속 현장은 공식교육기관이 되었지만 아직 재정지원과 학력인정이 되지 않는 과도기 상황이다. 따라서 함께 연대해 교육의 본질을 말하고 연대의 기쁨을 나누는 대안교육한마당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참여하고 연대해야 할 장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마당은 당연히 우리가 주인이니 많은 시민들을 초대해 행복한 교육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코로나 3년 동안 열지 못하다 대안교육연대 20주년을 기념하는 한마당을 열었던 2022년과 또 다르고, 첫 대안교육한마당이 열릴 때와도 참 다르다. 한마당이 열릴 때마다 장소와 사람이 바뀌지만 대안교육한마당을 여는 뜻은 한결같다.
2024. 11. 1. 쇠날.
6학년 빼고 전교생이 가을 나들이로 관악산을 오르는 날이다. 가을 자연속학교 때 삔 발목 때문에 같이 갈 수 없어 관악산 들머리까지 차를 운전하고 아침열기와 마침회만 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웠다. 학교에서 행정 일을 처리하는데 6학년만 있는 학교가 조용하다. 6학년은 막걸리 비누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