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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공동구매(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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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이야기방 스크랩 산골 아낙의 푸념 소리 - 누가 좀 빼주시오(1)
산적 주정필(전남 화순) 추천 0 조회 27 18.10.27 08:39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누가 좀 빼 주시요~(1)


오늘 아침 잠 깨자마자 울 영감이 묻데~
둔갑술 배워 뭐할거냐고.


안갈쳐준다 했지.
영업상 비밀을 왜 갈쳐줘~


뭐? 살짜기 귓속말로 갈쳐 달라고?
안 갈쳐져줘.
이번 글에선 그걸 쓸려는 게 아니거던. ㅎㅎ~


실은 9, 10월 두달간 빡세게 농장 일 했거던.

아니다 8월부터 그랬다.

올 여름처럼 더운 여름도 없었는데~

 
정글이 되다시피한 농장 뿔 뽑느라 낑낑대고 나선,
유루트건 군용 텐트건 캠핑카건 죄다 뜯어제꼈지뭐.
해체해서 분해해버렸어.
구더기가 썩은 살 분해해버리듯~ 흐흐흐~




(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좀 있으면 빗자루 타고 날랑가 몰라~ 산적 )


오메오메~ 쓰레기 많이 나오던거~
내 눈엔 모든 게 다 쓰레기로 보이는거야.
흐미~ 잡것들~ 버려! 버려! 무조건 버려!


혼자서 일하다보니 슬그머니 집에 틀어박혀있는 영감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같이 까불며 놀았던 공범인지라 암말도 못했지 뭐.

아니~ 쇠붙이도 혼자 해체했단 말여?

떽!! 내가 무슨 재주로 그러냐~

힘든 건 울 영감이 해줬지 뭐.

울 영감~ 큰 틀만 해체해주곤 문간방에 틀어박혀버려~

재능기부한답시고. 참나~

나머지 분해는 죄다 내 몫이여~

날마다 외발 수레에 실어다 동구밖 쓰레기통에 내다버렸어.
버리다봉께 내 몸뚱이도 쓰레기로 보이는거야.
과감하게 버렸지 뭐.
근데 어느날 보니 외발 수레 끌고 또 일하고 있더라구~ 나참~


뭐? 영감도 버렸냐고?
당근~ 확 내다버렸어~
근데 자다보면 꼭 내 곁에서 자고 있더라구~ 헐헐~




( 10년 동안 농장에 세워두었던 자작 캠핑카는 이렇게 분해 되어 고물로 처분 되었다.

  비닐 하우스 뼈대로 만든 유르트와 미군용 야전 텐트도 분해 되어 뼈대는 메그님 드리기로 했다. )


굴러 떨어지는 무거운 캠핑카 지붕에 압사당할 뻔도 하며 해체하다보니
고철도 엄청 나오더라구.
고물상에 돈 안 받을테니 가져가라해도 안가져간데.
요즘 고철값 싸다고~


여차저차 어렵사리 치우고보니 텐트 바닥에 깔았던 장판 처리가 문제더라구.
일부는 과감히 버렸어.
버려 버려 무조건 버려! 잡것들~


근데 어느날 문득, 축사 바닥도 흙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 흙바닥에 장판 깔면 좋겠다 싶어 한장 깔아봤어.
좋더라구~


근데 폐장판이라 흙투성이인거야.
걸레질하려고 밀걸레를 찾으니 있어야지.
여지저기 이잡듯이 뒤져도 없어.
집의 재래식 화장실서 쓰던 것도 없더라구.


요즘 내가 막 버리는 스타일됐거던~
다 내다 버린거야.

한개쯤 남겨둘껄~ 하며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읍내만 나가면 까먹고 그냥 귀가하는거야~

하이고~ 이놈의 정신머리~~
맨날 그랬어.


근데 어느날 보니,

(오메 글이 너무 길다~ 다음 글에 써야징~)

 2018.10.27. 아낙네


( 글은 울각시가 쓰고 산적은 사진 첨부등 편집해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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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우리일상 생활의 공간을 넘 흥미진지하게 표헌하셨습니다 넘 재밌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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