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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장에 나오는 아담할아버지와 하와(히브리어로 '하와'는 헬라어로 '이브'임)할머니 이야기이다. 신혼의 단꿈이 깨기도 전, 먹는 문제로 범죄한 인간이 죄를 지은 후 제일 먼저 한 행동은 벗은 알몸이 부끄러워 입는 것이었고 , 옷을 해입고 제일 먼저 한 행동은 두려워 나무 뒤로 숨는 것이었 으며, 숨은 후에는 재판에 불려나가 사형을 선고 받고 즉시 추방되었습니다.
다만 추방 되기전 하나님께서는 나뭇잎으로 만든 치마를 벗기시고 친히 가죽으로 옷을 한벌 만들이 입혀 주셨다. 참으로 묘 한 생각이 든다.
창세기를 기록하려면 기록할 내용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천지와 만물의 조성비밀과 우주 삼라만상의 운행 원리와, 생과 사에 대한 모든 비밀과…그 숱한 내용들 을 일일이 모두 기록하려면 아마도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을 것이다.
기록한다고 하여도 보관 할 장소가 문제될 것이다. 아니 보관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다 읽을 수가 있겠는가? 아니 다 읽었다고 하여도 모두 이해할 수 있겠는가 ?
그러므로 단어 하나 하나 취사 선택하는 것만도 엄청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인간 생각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그 많은 내용을 다 빼어 버리고 엉뚱하게 두 벌 옷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대목들을 그냥 지나치거나, "하나님께서는 FASHION에 그 렇게 관심이 많으신가? 참 이상한 일이구먼.." 정도로 생각하곤 했다.
누구나 이 정도로 넘어 갈 수 있는 부분이다. 잔뜩 기대를 걸고 성경을 처음 읽는 사람 - 특히 가방끈이 긴 식자들이 읽었다면 너무도 시시한 이야기라고 당장 실망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성경의 모든 기록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께서 아무 의미없는 말씀을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는 영적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 치마는 무엇을 상징할까?
치마 하나로는 벗은 몸을 온전히 가리우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더욱이 햇빛이 쪼이면 금방 말라 파삭 파삭 부서지고 만다. 아무 가치 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 결국 이런 치마의 영적 교훈은 덧없는 인간 삶과 존재의 허무함과 괴로움과 두려움을 가리우려는 하나님을 등진 인생들의 온갖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을 등진 인간들이 스스로의 허무함을 가리우기 위해 만들어 낸 온갖 이념이나 사상이나 철학들...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그런것들이다.
범죄한 인간은, 사상과 철학과 이념의 치마를 만들어 입는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치마를 만들어 입는다.
권력과 명예와 부귀의 치마를 만들어 입는다.
쾌락과 지식과 세상 종교의 치마를 만들어 입는다.
나름 데로 좋다고 믿는 인생관과 가치관과 온 갖 학설들, 자신의 허전함을 메우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갖가지 치마를 만들어 입고 살아간다.
이러한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의 치마는 바로 사탄이 우리에게 입힌 것이다.
이런 모습이 측은해서 하나님께서는 가죽 옷을 해 입히신다.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옷을 인간 스스로 입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입히셨다는 단어도 무척 의미가 깊다. 새 옷입혀 내 보냈더니 금방 저지레하여 엉망으로 더렵혀 돌아온 자녀의 옷을 벗기고 깨끗이 목욕시킨 후 새옷을 갈아 입히는 어머니의 자상한 손길을 연상케 한다.
하나님께서 동물의 희생을 통해 만드신 가죽 옷 -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미한 그림자인 원시복음인 것이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롬13:14)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 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서 난 의라. (빌립보3:8-9)
결국 치마와 가죽옷 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두 단어는 성경 전체의 대의를 상징하는 대단히 의미깊은 표현이며, 인생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이 두 단어 안에 함축적인 메시지로 담겨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