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들 의견통일 없이 우왕좌왕 “방송정책 비밀주의 지나쳐…알권리 침해” CBS 노컷뉴스 신문 겸영문제 파악조차 못해
16일 조창현 방송위원장과 언론유관단체와의 면담은 그동안 방송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언론유관단체와 조창현 방송위원회장과의 면담은 여러 차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거부되어 오다 조 위원장 퇴진주장까지 있자 뒤늦게 성사됐다. 언론단체 대표들은 8가지 방송정책 현안에 관해 질의했으며 이에 대해 방송위원들의 해명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조창현 방송위원장과 방송위원들은 통일 되지 않은 개인적인 의견을 발언해 정책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경인TV 방송허가 추천 지연과 관련해 조창현 위원장은 각종 의혹이 해소된 이후 허가추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 김구동 사무처장은 경인방송 창사준비위원회 집행위원들과의 공식 면담 자리에서 백성학 회장의 ‘간첩시비’는 허가추천 지연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경인TV와 관련해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국가정보를 유출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의혹을 말끔히 해결하기 전에는 경인TV에 대한 허가 추천을 해줄 수 없다”고 밝히기도 주위 사람들을 당혹시키기도 했다. 당시 발언은 방송위 상임위원들은 물론 방송위 사무처 직원들도 몰랐던 부분이다. 이에 이훈기 희망조합위원장은 “합의제 행정기관에서 위원장 한 사람의 발언이 방송위원회의 최종적인 결정은 아니”라며 “방송위원회는 그동안 매번 말을 바꾸며 허가추천을 하지 않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재허가를 탈락시키는 권력만 행사하지 정작 시청자의 뜻이 무엇인지 귀를 열지를 않는다”며 방송위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방송위원회의 지나친 비밀주의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방송위의 우리홈쇼핑 최대주주 변경승인 회의록 공개 불가 방침에 대해 김상훈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정책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록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중요 결정 사항에 관한 회의록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비밀에 부칠 사안은 인사문제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정보공개청구법에 따라 방송위원회는 정보공개 신청일 10일 이내에 공개여부를 문서로 통보해야 하지만 이날 면담자리에서 항의가 있자 면담이 끝나고 오후 6시께 서면 통보를 해왔다. 방송위원회는 ‘회의공개 등에 관한 규칙’(10조 3항)에 따라 비공개 회의록에 해당하므로 청구인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면담자리에 참석한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방송전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없고 무엇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방송위원회가 고립을 자처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 참석자들이 공공기관 관리법과 관련해 방송위원회의 적극적인 대처를 아쉬하자 조창현 위원장은 “지금이 어느 때라고 방송을 좌지우지하려고 하겠느냐’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쟁점사항 중 하나였던 CBS의 무료일간지인 ‘데일리 노컷뉴스’ 발행과 관련해 조창현 방송위원장은 보고 받은바가 없다고 말해 방송현안에 대한 실사파악 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