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히트 - 너게츠 경기 도중 나온 인터뷰에서 조지칼이 한 말입니다.
제가 정확하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짧은 인터뷰에서 조지칼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언급하죠.
이 팀이 스타 플레이어 한명도 없이 어떻게 우승할 수 있었겠냐고 반문합니다.
그리고
팀.
팀. 이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지 않았냐고 스스로 대답하죠.
"우리가 만약 우승할 수 있다면, 그건 우리가 좋은 팀이기 때문일 겁니다. 좋은 스타 플레이어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요."
시애틀 수퍼소닉스, 밀워키 벅스를 거쳐 덴버 너게츠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고 후두암까지 극복하며 여기까지 온 백전노장 조지칼이 결국 자신의 감독 커리어 막바지에 발견한 철학은.
농구는 팀 스포츠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가 이끄는 덴버 너게츠는 가장 수준높은 농구를 구사한다는 NBA 에서 상당히 독특한 색깔을 보여 주고 있고,
올시즌 비로소 조지칼이 그의 농구 인생 전체를 바쳐 깨달은 그의 농구 철학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농구는 철저한 팀바스켓입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팀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도록 강요하지 않아요.
덴버 농구를 보시면 단박에 눈치채시겠지만, 이 친구들 농구 굉장히 산만하게 합니다.
페인트존에 네네를 딱 밖아 놓고 세명이 3점라인 바깥에 서서 마치 오복성 패스를 돌리듯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데 어설퍼 보이죠.
로슨은 공만 잡으면 백미터 달리기하듯이 혼자 쭈욱 달려 버리고요.
어이없는 언포스드 턴오버는 이 팀만의 주특기입니다.
근데 이깁니다.
근데 이겨요.
오늘 히트와의 경기, 그중 4쿼터를 잘 보시면 덴버가 왜 조지칼의 "농구는 팀스포츠이다" 라는 철학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4쿼터에 덴버가 타임아웃을 몇번 불렀는지 기억하십니까?
딱 한번 불렀습니다. 그것도 승부가 결정난 2분여쯤에 턴오버가 나오자 질책하는 의미에서 한번 부른 거죠.
접전 상황으로 흐르던 4쿼터에 조지칼은 타임 아웃을 하나도 부르지 않고 철저히 선수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덴버는 역설적이게도 수비를 통해 모멘텀을 만들어 냈고,
공격에서는 에이스없이 픽앤롤과 넓은 스페이싱이라는 농구의 아주 기본적인 공식만으로 점수차를 벌였습니다.
누구나 공간이 열리면 여지없이 올라갑니다.
그게 해링턴이 되었든 갈리나리가 되었든, 혹은 코스타 쿠포스가 되었든 그건 상관없어요.
누구나 동등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슛을 많이 쏠 수 있고, 그날 경기의 히어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움직이면 나의 동료가 공간을 얻게 되고, 그 도움은 다음 포제션에서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모두가 열심히 뜁니다.
수비에서 조지칼은 픽앤롤에서 그냥 스위치를 시켜 버리는, NBA 에서 유일한 감독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앞에 있는 선수를 막아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앞에 있는 선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수비가 끝나고 공격이 시작하니까요.
내가 잘하면, 열심히 하면, 상대팀의 아무나 다 덤벼도 막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열심히 뜁니다.
갈리나리가 르브론을 막았죠.
이 어리숙한 친구가 르브론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림없습니다.
실제로도 잘 못막았죠.
그런데 조지칼은 계속 갈리나리를 르브론에 매치시켰습니다.
3쿼터후 조지칼은 인터뷰에서 "르브론이 26점째인데 어떻게 막으실 생각이세요?"
라는 질문을 받고 그냥 웃습니다.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공격에서 조금 더 잘하는 수 밖에요."
이게 감독이 할 대답입니까?
근데,
그러다보니 어떻게 한번쯤 수비가 얻어 걸립니다.
왠지 갈리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정말 막게 될 날이 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팀은 젊습니다.
젊기 때문에 기회가 필요합니다.
1년이라도 못하면 여지없이 퇴출되는 이 비정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모든 선수가 볼을 한번이라도 더 만져보기를 원합니다.
모든 선수가 팀에 공헌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조지칼은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액티브 로스터에 들어간 열두명중 그 누구라도 게임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코트 위에서 잘하면,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어요.
자신감이 생깁니다.
옆에는 자신과 똑같은 상황의 동료가 있습니다.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죠.
이 팀이 기세를 통해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다시 한번 조지칼의 인터뷰를 떠올려 보죠.
누가 스타를 만듭니까?
첫댓글 캬 멋지네요! 멋진 팀이고 멋진 감독이네요.
그리고 멋진글
2222222222
333333333333 잘봤어요
444444444멋진팀,멋진감독,멋진글입니다.
그러고보니 덴버는 작전타임을 잘안부르던데 왜그런가했더니 그런 의미였군요..
정말 오늘 무리한 돌파도 많았고 어이없이 긴슛도 부정확한 패스도 다 나왔지만 그 모든 플레이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들어가보였습니다. 재밌었어요...
오늘 경기로 다시 경기당 팀 어시스트 1위 더군요~ 더불어 조지칼의 팀 바스켓 철학으로 나온 올시즌 최고의 작품은 "알 해링턴"이 아닌가 싶습니다.
해링턴 정말 잘하더라구요. 히트가 따라붙을때마다 계속 찬물 3점 ㅠ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덴버가 슈퍼스타 없이 파이널까지 가는 모습도 보고 싶네요
저도 인상깊게 본 이너뷰 였습니다.
더불어 마이애미 같은 팀(수퍼스타 모으기 성공한)을 상대할 때 이기고 있는 4쿼터에 승기를 잡자 바로 그 타이밍에, 생방송인데, 이 이너뷰를 내보내는 방송 pd 의 센스에도 감탄을 .. (당연한 편집 시기지만 그게 잘 안되고 있는 KBL 중계를 볼 때 ㅠ.ㅠ )
좋은 글이네요^^ 덴버엔 왠지모를 에너지가 보이는 것 같아서 흥미롭게 보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나니 그 에너지가 뭔지 살짝 감이 잡히는 느낌입니다^^
멋진 글 잘 봤습니다^^
슈퍼스타가 없는 팀들의 마지막 목표는 배드보이즈 시절의 디트로이트가 아닌가 싶어요 ㅎㅎ
강을준 감독의 명대사가 오버랩 되는 말이군요... 우린 영웅은 필요없어!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
우린 영웅이 필요없다고 했지!! 승리가 우선이라고 했지!! 승리했을때 영웅이 나타나!!!
아아 강을준 그는 명장이었습니다 ㅠㅠㅠ
결국 우리는 영웅을 볼 수 없었다..
덴버를 이렇게 좋은글로써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팀으로써의 모습을 찾아가는 덴버가 앞으로도 좋은모습 보여줬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올시즌 덴버와 포틀랜드의 농구를 참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그렇다고 꽉 짜여지지도 않은... 젋고 생기 넘치는 팀들이라고 할까요? 참 매력적입니다^^
인디애나,필라델피아도 껴주세요.ㅎㅎ
넵 ㅋㅋ 인디애나와 필라델피아 농구도 재밌어요 ㅋㅋㅋ 서부 팀만 언급해버렸네요 ㅋㅋㅋ
멜로있을땐 타임아웃안부르고 방임한다고 그렇게 욕먹던 ㅈㅈ칼한테 이런날이 다오네요
조지칼이 원하는 농구에는 멜로시절 로스터보다 현재 로스터가 맞춤로스터인가봅니다
디트처럼 수퍼스타없이 우승하는팀이 또 나왔으면 좋겠네요
글을 정말 멋지게 잘 쓰시네요. 경기를 못봐도 이 글만 읽어도 덴버란 팀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팀 덴버 멋있는 팀이죠~~^^ 서부 파이널에서 봐요
무엇보다도 글을 멋있게쓰셔서 감동이네요 .....
어쩌면 모든감독이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한번도 자신의 신념으로 밀고나가지 못한 생각이아닐까싶네요..
농구는 팀스포츠이다.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멋진글이네요. 이번시즌 덴버경기 한번도 못봤는데 담에 꼭 한번 챙겨봐야겠네요.
조은글 잘 읽었어요.
앞으로도 팀 덴버가 쭉쭉 치고 올라갔음 하네요. ^^
좋은 글이네요!!!!!!!!!!!!!!!!!!!!!!
덴버 화이팅...
멋진 말이예요... 뭔가 깨달음을 주네요.
우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덴버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 감독이 끊어줘야 할 타이밍에 안 끊어주면 진짜 힘들죠...ㅡㅡ; 벌써 몇년째이니..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긴 합니다만..ㅠ.ㅠ
글 정말 잘쓰시네요^^ 팀덴버를 경험해보고싶게 만드는 ㅋ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동스럽네요...조지 칼 감독 원래부터 좋아하는 감독이였긴 했지만, 최근 주목할만한 성적을 올리지못해서 안타까웠는데...덴버잘나가니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