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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선택에서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저입니다.
혹시 글 읽으신뒤, 더 좋은 제목이 생각나신분, 덧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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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산다.>> by Estrella☆
"이젠 정말 지긋지긋해!"
"너만 그런줄 알아? 나도 마찬가지야! 이젠 너의 그 다혈질 성격에
아주 돌아 버리겠다고!"
"하! 언제는 화끈해서 좋다며!!!"
"그러는 너는! 나 카리스마 있다고 좋다고 해놓고, 지금은 뭐?
개 똥폼 잡고 앉었네?! 그게 나한테 할말이냐?"
"개똥폼 맞잖아! 지 주제를 알아야지..."
"너 말 다했어?!"
"아니! 아직 한참 더남았어! 어쩔건데!!"
우리는 결혼 3년차 부부이다.
그에게 고1때 고백을 받아, 고등학교 3년내내 사귀면서,
닭살 커플이라 소문날정도로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했다.
결혼은 그가 대학을 마치고 직장이 생겨 안정됬을때 하라는
양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꿈같은 결혼식을 올리고 지금까지 3년동안 살아왔다.
결혼전 우리가 사귀었던 시간 3년, 딱 그 3년만큼.
그리고 그 3년이 채워져가는 오늘, 우리는 어김없이 또 싸운다.
우리가 언제 사랑했냐는 듯, 서로를 무지막지하게 헐뜯으며, 싸운다.
시들지 않는 꽃과 같던 결혼전 3년의 우리 둘 사이가, 지금은
무서운 속도로 시들어 가고있다.
"내가 그렇게 싫으면 끝내면 될거아냐! 끝내, 끝내라고!"
그리고 난 또 어김없이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내뱉는다.
그 말. 아무리 화나도 참아야 하는 그말.
우리 둘사이, 아무리 어그러져도 금기어라고 맹세했던 그말.
"뭐...?"
"끝!!..내자고"
"끝내자고... 끝내자고... 끝내자고!!! 너 지금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왜 소린 지르고 그래!"
"우리가 아무리 싸워도 하지 말자했던 그말을 넌 또 내뱉은거야. 알아?"
"..."
"우리가 같이 살던 지난 시간동안 우리가 그렇게 많이 다투었을때, 니가 매번 하던
그말, 싸우고나서 니가 다시는 안할거라고 내 앞에서 다짐했던 그말,
넌 지금 또한거라고. 알아?"
"..."
"끝내자는 말, 쉽지? 그말 참쉽지?"
"해,해성아..."
"그래. 끝내, 반지율. 그게 그렇게 니 소원이라면, 내가 아무리 말려도 넌 매번 그렇게 꼭
해야 하는 말이 끝내자 라면, 그래, 들어주지 그소원."
그리고는 현관을 부서질듯 쾅- 닫고는 집을 나가는 나의 남편, 은해성.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바보같은 내 머리와 입을 한없이 탓하며
후회만 잔뜩 하면서 우는 나, 반지율...
.
.
.
"진심이야?"
"그래, 끝낼거야."
해성이가 그렇게 나가고 얼마 안있어 내게 전화를 건, 지금까지의 나의 죽마고우, 주민예.
한참동안 수화기에 대고 엉엉-대는 내 목소리에 놀랐는지,
단숨에 해성이와 나의 집으로 달려온 나의 소중한 친구 주민예.
그리고 10분동안 앉아서 엉엉 우는 나를 겨우겨우 달래고는 나에게 맥주가 들어있는
까만 봉투를 흔들어대며 한잔할래? 라고 하는 민예였다.
"너 후회하잖아. 그래서 운거잖아."
"응, 후회하지. 어떤일이 있어도 하지 말자던 그 말을 해서 해성이 마음 갈기갈기
찢어놓고, 아슬아슬하게 살아있던 우리 둘의 신뢰의 끈을 결국 싹둑- 잘라버린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런데 왜 그래도 끝내겠다는 건데. 그 말 내뱉은거 그렇게 후회하면서, 왜 끝내겠다는건데."
"그게..."
"해성이도 그 말에 그렇게 화난거 보면, 끝낼 마음은 없다는거 아냐? 그리고 그말은,
너희 둘이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거 아냐."
"무서워서 그래, 민예야."
"..뭐?"
"이렇게 우리 살면서 계속 싸우고, 서로를 미워하고 헐뜯고... 앞으로도 분명 그럴텐데.
당장 내일만 해도 싸울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싸우면서... 헐뜯으면서... 서로 사랑했었던 기억과 그 마음을... 전부
없애버릴까봐 그래... 그래도 우리, 서로를 죽도록 사랑했었고, 서로의 모든것이
하나하나 다 예뻐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싸운시간보다 길었던, 그 사랑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이 하찮은 싸움의 시간이... 그 보석과 같은 시간들을 그냥 없던 일로
변질시켜버릴까봐, 그게... 그게 너무 무서워... 그래서 그래..."
"지율아..."
"나 해성이 정말 좋아했어. 그리고 지금도 좋아해. 정말 좋아해. 근데...
우리가 이렇게 계속 싸우다가... 그 죽도록 사랑했던 시간도 없애버리고.....
서로 사랑했던 우리 사이가, 세상에서 가장 밉고 보기 싫은 원수 사이가 되버릴까봐...
그게.. 그게 너무 싫고.. 무서워... 그래서 그래...
그래서... 이쯤에서 끝내려고 해... 끝내...야만 해....."
말을 이어갈수가 없었다. 짜증나지만 또 눈물이 내 눈에 가득차버렸으니까.
내가 닦을새도 없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으니까.
그런 민예는 나를 보며 자신도 슬프다는 표정을 짓고는 나에게 조용히 티슈를 건낸다.
나오지마, 눈물아 나오지마- 그렇게 아무리 지시를 해도, 계속 나오는
젠장맞은 눈물...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해버려서, 해성이 생각을
더 하게 만드는 젠장맞은 눈물...
"우리가 틀렸던 걸까?"
"응?"
"부모님들이 그렇게 반대하셨는데, 그렇게 빨리 결혼하는거, 아니었나..?"
"지율아..."
"가끔말야. 부모님 뜻을 거슬러서 벌받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하긴 그렇잖아. 우리 너무 어렸잖아. 그냥 뭣도 모르고 그냥 서로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만 결혼한거잖아. 그래서 이렇게 된거야...
결혼생활이란 너무 벅찼어, 너무나 어린 우리에겐..."
계속하여 자책하는 나를 조용히 토닥여주며, 민예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그렇지만 그렇잖아. 그거 하나면 됬던거잖아, 지율아.
서로 죽을만큼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됬던거잖아. 너희 그거만 보고
결혼 한거잖아. 그걸 위해서 결혼한거잖아."
"민예야..."
"니가 말했듯이, 너희에겐 사랑했던 시간이 더 길잖아. 서로 미워하고
헐뜯던 시간보단, 사랑했던 시간이 더 길잖아."
"..."
"나 너희 되게 부러웠어. 고등학교 때, 네 단짝이라고 너랑 맨날 붙어다니면서,
너랑 은해성 보면서, 되게 부러웠어.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난 처음봤어."
"..."
"그리고 너흴 보면서, 정말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어떻게 두 사람이
그렇게 서롤 끔찍히 아끼고 사랑할수 있는지, 나도 한번 사랑을 해보고싶다,
그렇게 생각했어."
"..."
"너희 결혼식날, 나 포함해서 진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했잖아.
평생 서롤 아끼며 사랑하겠다고. 근데 이게 뭐야. 너희 이러는거,
내가 느꼇던 감정에 대한 배신이야, 배신."
"민예야..."
"그러니까, 끝내지마. 제발 그러지마. 너흴 보면서 나는 사랑을 믿었으니까.
그러지마, 끝내지마, 지율아."
어느새 눈물이 멈춘 눈으로 민예를 바라보면, 씨익-하고 웃으며 나를
보는 민예, 정말정말 착하고 예쁜 나의 친구 민예...
"얼른 가서 해성이 데려와. 이놈 분명히 또 어디서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고 있을거라구. 간암으로 그놈 죽어서 일찍 과부되고 싶어?"
"뭐~어?"
"농담이야, 농담. 어서 가. 또 엄청 자책하고 후회하고 있을 은해성
그놈 잡아오라구."
"고마워, 고마워 민예야....."
늘 이렇게 힘이 되주는 고마운 민예에게 고맙다고 몇번을 말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집을 나와서 해성이를 찾으려고 얼마나 뛰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집앞으로 돌아와 어디에 쓰러져 있는건 아닌가 하고 두리번두리번 거렸을때,
집을 향하는 골목으로 들어오는 해성이가 보였다. 역시나 술은 마신건지,
비틀비틀 거리면서 말이다.
해성이를 찾겠다고, 찾자마자 꼭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할거라고 민예앞에서
당당하게 약속했던 내 모습과는 달리, 난 주춤주춤 해성이에게 다가갔고,
그런 나를 해성이도 이제야 보았는지 비틀거리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나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나를 향해 느리게 걸어온다.
이제 간격을 10cm도 두고 있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서있는 우리.
왠지 해성이의 눈을 바라볼수가 없어 해성이 앞에서 고개만 푹 숙이고
우물쭈물 하고 있으면, 갑자기 나를 확- 끌어안는 나의 남편, 은해성.
"반지율..."
"..."
"대답해."
"어..?"
"기억나냐. 우리 사귀기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너 부모님 몰래 학교 빠지고 나랑 바다 보러 가려고,
너네집 2층 창문에서 무식하게 뛰어내렸던거..."
"응...기억나..."
"그 때, 떨어지는 너를 받으려고 들고있던 가방도 두고 달려가서,
너를 겨우 받았잖아... 그때 내가 너를 처음 안았었지..."
"그 때 내가 받을거면 제대로 받아 라고 타박 줬었지..."
"맞아... 근데 그 때 너를 딱 받는데, 네가 너무 조그맣더라구.
내 커다란 팔으로 안으면, 꼭 인형처럼 부러질거 같아서,
너를 꽉 안을수가 없었어..."
"..."
"그래서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 인형같이 작은 지율이,
내가 늘 지켜줘야지... 안아줄때도 부러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안아 줘야지. 그 조그마한 손, 늘 내손안에 꼭 붙들고 다녀야지."
"해성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지율아. 그랬던 내마음,
자꾸 잊어버려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먼저 저렇게 사과해 버리는 비겁한 해성이.
조심조심 껴안은 나에게 기대어 흐느끼고 있는 해성이.
비겁해, 비겁해, 은해성.
그렇게 먼저 사과해버리면, 나 정말 못된 사람 되는거잖아.
잘못한건 난데, 왜 니가 먼저 사과를 하는거야.
바보같이... 바보같이...
그렇지만 더 바보같았던 나는 그만 또 눈물이 차오르고,
목소리가 메여,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저 떨리던 해성이의 몸을 나도 같이 안아주는것밖에,
난 할수가 없었지만,
해성이는 마치 나에게 무언가의 말을 들었다는듯,
그렇게 나를 오랫동안 꼬옥- 안아주며 그렇게 서있었다.
그날 우리는 서로의 품안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
.
.
"이게 뭐냐, 이게. 달걀 후라이도 하나 제대로 못해서, 어디 아내라 할수 있겠냐?"
"우씨, 그럼 그렇게 잘난 네가 해봐!"
우리는 아직도 자주 투닥 거린다.
심지어 저런 유치한 소재를 가지고도 말이다.
이러다가 또 그날처럼 한바탕 싸울지도 모르지.
후회만 남을 비방과 고함을 해대며...
그래도 우린 계속 같이 살것이다.
서로 부부로서, 한 집에서 같이 살것이고, 그렇게 계속 살아가겠지.
민예가 그랬듯이,
우리는 부부니까.
하찮은 싸움의 시간보다,
서로를 죽도록 아끼고 사랑한 시간이 훨씬 더 많은
3년차 부부, 반지율과 은해성 이니까.
첫댓글 재밌는 소설이네요! 첨에는 헤어질거 같아서 조마조마 하면서 글을 읽었는데 민예덕에 헤어지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소설이 되게 행복한?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암튼 읽는동안 너무 재밌었어요! 그럼 다음소설도 기대할게요~수고*^^*
아프기만해봐님, 안녕하세요! 부족한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고 하시니 그저 감사할따름! 아프기만해봐님의 덧글로 힘을 팍- 얻어서, 다음엔 더욱 열심히 쓴 단편 들고 오겠습니다! ^-^
부부싸움은 역시 칼로 물베기인건가요..? (헤헤) 헤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네요~
기다려요그대님, 안녕하세요! 그렇죠.. 칼로 물베기 인거겠죠^^; 하하하. 봐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진짜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네요. 헤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 정말로 헤어졌으면 지율이랑 해성이는 엄청 힘들어했을거니까. 다음에도 꼭 읽을게요. 재밌는 소설 써주셔서 감사해용~
미묘한님, 안녕하세요! 하하하.. 그렇죠.. 헤어졌으면, 힘들어했겠죠, 많이 좋아했으니까. 부족한 소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어요! 미묘한님 소설도 잘 읽고 있어요 ^,^ 히히.
제목(부부클리닉) ㅋ...ㅋ 장난이구요. 재밌어요 ! 역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네요 ㅎ.ㅎ 둘이 잘살았음 좋겠어요 ~
오리파이님, 안녕하세요! 푸하하, ㅠ_ㅠ 부부클리닉에서 폭소했습니다. 정말 기발한 제목입니다! 하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_+
삭제된 댓글 입니다.
스토케시아님, 안녕하세요! 맞아요..제목이 늘 문제인거 같아요 ㅠ_ㅠ 저도 매번 고민한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_+
해성이 너무 멋있다는ㅠㅠㅠㅠ저오늘 시험끝났어요!!아행복해ㅠㅠ 근데 시험 완전히 갈았어요ㅠㅠㅠㅠ나어떡해.....님 소설너무재밌어요!!나도 저런 멋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Ring.. ♡ 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과분한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해성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ㅠ_ㅠ 시험이 끝나셨다니! 정말 축하드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