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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할뻔-조양비 님이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 문학상 가작' 수상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제 3 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 발표
제 3 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이 막을 내렸다. 심사위원인 임헌영 문학평론가, 유성호 문학평론가, 이재무 시인, 김형수 소설가, 그리고 예심위원인 문예창작학부 교수 오봉옥 시인과 이명랑 소설가는 시 당선작으로 한지이의 <골드러쉬>외 4편을, 가작으로 조양비의 <아이비>외 4편을 선정했다. 또한 생활기록문 부문의 당선작으로는 임민의 <가족수첩을 꺼내다>, 가작으로는 김현승의 <마음표현가-와인>을 뽑았다. 2009년 제 3 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은 시 응모자가 551명, 응모작품은 3500여 편에 달했다. 생활기록문은 응모자가 208명, 응모작품은 450여 편에 달했다. 이는 서울권 일간지 신문의 신춘문예나 유명 문예지의 응모수를 뛰어넘는 수치이다. 뜨거운 관심에 감사드린다. 당선자들에게는 소정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아울러 당선자에게는 계간 문예 ‘시작’과 월간 '에세이 플러스'에 작품이 실릴 뿐 아니라 등단 작가로도 인정받는 특전이 주어지게 된다. 시상식은 2월 23일(월) 오후 5시 서울디지털대학교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심사위원장 - 임헌영 문학평론가(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
시 부문 심사위원 - 이재무(시인),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오봉옥(예심, 시인,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생활기록문 부문 심사위원 - 임헌영(문학평론가), 김형수(소설가, 문학평론가), 이명랑(예심,소설가,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시 당선작 - 한지이 '골드러쉬'외 4편
시 가작 - 조양비 '아이비'외 4편
생활기록문 당선작 - 임민 '가족수첩을 꺼내다'
생활기록문 가작 - 김현승 '마음표현가-와인'
* 시 당선작 - 한지이
골드러쉬
라린코나다, 바람의 분진같은 사내 몇몇이
하루종일 동굴 천장에 매달려있다.
조도를 낮추며 새어들어오는 뙤약볕, 때때로
바람은 예고도 없이 굴 속에 침입한다.
그들은 라린코나다 갱도에서
지층의 나이테를 긁어모으고 있다.
강원도 정선 화암광산 안
석탄처럼 검은 얼굴을 가진
아버지는 너무 오래 병을 참아왔다.
이젠 하나의 폐광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몸,
말을 내뱉을 때마다 호흡곤란처럼
세상이 가르릉가르릉 거렸다.
폐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 보아
곧 밤이 찾아올 것입니다. 아버지는 꿈속에서
페루의 갱도로 들어서고 있을까
저녁은 독성 폐기물처럼 번지듯 퍼져오고
시간 위로 오래된 수면이 뚝
뚝 떨어지고 있다.
사내들의 허기가 뙤약볕에 황금처럼 반짝거린다.
안데스에 반흔으로 남겨진 것은
이들의 몸 속에 긴 세월 박혀있던
금들이 내비치는 것은 아닐까
빙하 밑 광산에 묻어놓은 뼈조각들이
우글우글 부풀어오르고 있다.
어둠 속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발자국 소리.
사내의 등에 묻어있던 사금가루가
아버지의 폐로 날아든다.
시간이 전속력으로 공회전하는 오후 병실
아버지도 골드러쉬 행렬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문 속
폭설같은 눈동자에서 이따금씩 아버지가 비춘다
나는 혼자서 햇무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다가
여기로 돌아왔다.
바람에 실려
풍성한 바람들이 몇 갈래로 나뉘어지는 저녁
양탄자 위에 실직의 시간을 펴놓고
신밧드가 머리 위의 수건을 고쳐 맨다
신밧드는 여행할 때처럼 반쯤 누워서
텔레비전 속의 사막을 집으로 실어 나른다
누런 모래 알갱이를 껴안고 웅크려있는 신밧드
수많은 여행을 기록해 온 것처럼
머리의 수건이 해져있다
소녀들의 치마같이 펄럭거렸던 양탄자도
그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목처럼 사방이 구겨져있다
바람에 실려 칼라하리 사막을 옮겨 나르는 동안
신밧드도 길을 잃었던 것일까
올이 풀려 여기저기 흩어지는 햇빛이
바짓단 속의 모래를 잠깐씩 들춰본다
수시로 이동하는 모래언덕처럼
텔레비전의 전파가 느닷없이 끊긴다 순간
리비아 근처에서 퇴직을 한 바람이
집안을 맴돌다 사라진다 신밧드는
바람에 의지할 때처럼 몸을 꼿꼿이 세우고
그가 실어 나는 대륙을 떠올려본다
신밧드 얼굴에 주름처럼 지도가 새겨진다
동화책 속 사막 한 가운데서 모험을 하던 신밧드가
텔레비전 앞 곤히 잠든 아버지를 부르고 있다.
타자에 대한 단상
순간포착을 하는 순간
타자의 손이 방망이에 붙어 달아난다
달리는 말처럼 고삐를 늦추지 않고 날아간다
바람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
곤봉에 붙은 체조선수의 손가락처럼
방망이에 붙은 뭉툭한 손바닥이 날아간다
한 때 타자의 뼈에 붙은 갑각이었던 손
타자의 손은 원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방망이를 원으로 돌리며 공에 붙기 위해
안달 났던 타자의 호흡도 날아가고 있다
퇴족하듯이 뒷걸음질 치는 선수
육체가 하나의 활시위가 되고
팽팽히 당겨진 타자의 얼굴이
늘어난 고무줄처럼 울퉁불퉁하다
뼈마디를 퉁기며 달아난 화살하나가
어지럽게 선수의 눈동자 속을 돌고 있다.
어바웃 프리다 칼로1)
매일 같은 그림을 보는 것처럼 세상엔
마음에 잘 담아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가령, 두 다리를 벌리고 누워서
하혈하는 그녀 침대 끝자락에 누워있는
그녀의 생애를 유산하고 있다.
저만치 창밖에서 뜬 해는 때때로
피같고 태아같다.
수정란을 쏟아내고
끝없는 터널 같은 세상의 혈관 속으로
칼로가 몰래 들어간다
365일 하혈하는 밤, 그림을 그리며
농도 짙은 달빛이 물감처럼 허공에 번진다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을 쥐고
그녀가 앞으로 고꾸라진다
홀로 저만치 굴러가는 물컹한 기억
누군가 그릇에 담긴 조그마한 씨앗을 들고나간다
그녀의 몸에서 나온 태아가 굳어간다
배를 드러낸 그녀가 몸을 떨며
탯줄을 끊고 나간 아기를 생각한다
나를 닮아 눈썹이 갈매기처럼 이어져있을까
어떤 수평선 위로 날아가고 있을까
핸리포드에 찍힌 그녀의 발자국이 흐느낀다.
병실 안 병든 아침이 먼저 일어나 창문을 연다
그녀가 그 앞에 추모비처럼 서있다.
인쇄소
인쇄소는 귀가 밝다
귓바퀴 속으로 들어가는
하루의 소리들은 전단지처럼 여기저기 뿌려지고
사내들이 이끌어 간 발자국 위로 활자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아침마다 책 뭉치처럼 부러져있는 인쇄소에는
하루 종일 수군거리는 말싸움이 가득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프레스가 덜컹거리면
겹겹이 쌓인 잉크통 위로 더께가 앉고
인쇄소는 지나간 시간만큼 더 무거워진다 때때로
분철하느라 동그랗게 뚫린 종이들처럼
인쇄소엔 멈추지 않는 함박눈이 내린다
돋보기를 쓴 채 구겨진 포장지처럼 잠들어 있는 주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은 끊임없이 술렁거리고
여기저기서 맡긴 기억들로 인쇄소는 항상 분주하다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여지는 종이처럼
가끔 인쇄소도 통째로 이 동네의 밑바닥이 된다
새벽부터 길목엔 막 찍어낸 신문지 냄새가 나고
바람 저만치엔 박스도 뜯지 않은 소설책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기억을 되풀이 하는 삶이 빛으로 복사되는 아침이다
* 시 가작 - 조양비
아이비
태양의 가난한 침묵을
보았다 힘겹게 무너진 벽을 짚고
나는 반토막 어둠으로 흔들리고 있다
좁은 골목을 우회하는 끈적한 욕망들
파리한 그림자를 따라 파란 담벼락을 기어오른다
나는
애초부터 폐허의 주인이었다!
폐허를 감추기 위해 더 넓은 이파리가 필요하다
완전히 어두워질 그때를 기다려
창살을 움켜잡는다
처음 가지를 뻗는 휘어진 벽
눈을 감고 이파리를 펴며 간다
부서진 창틀을 지나야한다 문득
새들이 가볍게 날아간다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나는
중지할 수가 없다 돌아갈 수조차 없다
나는 납작 엎드려 친친 올라간다
정류장 근처
은행나무에서 누런 시간이 무겁게 떨어진다
아스팔트 바닥에 노을이 부서진다
하나 둘씩 네온 불빛이 공중으로 흩어진다
어색한 침묵은 끝내 나뭇가지를 흔든다
버스는 오지 않는다
이파리 하나 도로에 떨어진다
그림자를 핥고 가는 찬바람이
노선 위를 서성이는 사내의 기침을 쓸어간다
비에 젖은 사람들의 영혼은 무겁다
가지 끝에서 괴로워하는 잎들의 떨림은 무겁다
바람은 이제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외투 안으로 어둠이 파고든다
사내가 뱉어놓은 기침소리가 나무를 흔든다
잠들지 못한 빈가지가 흔들린다
핼쑥한 가로등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고통스럽게 떨고 있는 그림자를 핥고 있다
하지만 정작 떨고 있는 것은 내 등뼈 속의 심장이다
나를 대신하여 우는 누런 잎이 바닥을 치며
어둠 속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보도블록 위에
영혼이 가벼워진 비둘기들의 털이 나뒹군다
노선도는 언제나 그 자리에 꽂혀 있다
오지 않는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고
두고나온 집
채송화 꽃잎들은 잠이 들고
하늘을 쳐다보던 해바라기가 나를 응시한다
내가 대신 하늘 향해 고개를 쳐든다
늙은 감나무 가지를 올라탄 능소화
모자를 찾다가 모가지 채 떨어진다
바닥에서 까맣게 말라가는 것은
능소화 꽃잎이 아니라 나의 고독이다
내 그림자가 땅을 쓸어가면서 신음한다
마룻바닥을 핥는 오래된 바람
나는 잠시 지친 몸을 그 위에 앉힌다
늙은 감나무 가지가 푸르다
툭 떨어지는 능소화의 울음소리
무서워 달아나버린 직박구리 어린 새
빙빙 돌아 어디로든 날아가면 그만이지만
그만이지만
내 몸 반을 가려주는
낡고 부서진 지붕은 자꾸 그림자를 밀어내고 있다
해바라기 씨 자국보다 깊게 패인 두 눈
나는 오래된 마당에서 꿈도 없이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염창동 버스정류장에서
속도를 늦추는 바퀴들
알 수 없는 한숨을 내려놓는다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이 걸어간다
엉켜있는 시간들을 끌고 막차는 떠나고
나는 이곳에서 꽤 오랫동안 웅크린
자세로 병든 비둘기 걸어가는 자세로
불빛을 펴며 익숙한 장애물을 찾는다
다른 사람들 분주히 길 위에서 날개를 펴고
침침한 시력으로 간판들을 읽어간다
삼겹살 3300 돈가스 2900 피자 5900
광어한마리 9900 안주+생맥주500cc 9900
김밥 한줄 1000 로또누적금액 118억
신발 끈이 풀어진 사람들을 따라간다
지친 발자국 수효만큼 어지러운
보도블록 위로 비틀거리는 발목들
그렇게 새벽이 왔다
이파리들은 아직 타올라야 할 것처럼 무성하다
바람이 분다
나무는 하얀 불꽃같이 웃는다
잠시 머물다가는 자동문이 나를 향해 열린다
속도가 길 위를 쓸고 지나면
욕망들이 외상값처럼 달려든다
나는 긴장한 눈으로 노선도를 쳐다본다
바퀴들이 멈춰 있다
구름이 사는 골목
먹구름이 바닥에 총을 겨누고 있어
채송화 콘크리트 비집고 붉은 꽃잎 뱉어내고 있어
집 앞 하수구가 텅 비어있는 것은
동사무소 계약직 할머니들이 삽질을 잘했기 때문이야
수백 번의 구직검색을 하면서도
먹구름이 몰려 올 거라는 걸 몰랐던 거지
자고 일어나면 실신한 구름들이 빈 병에 채워지곤 했지만
하릴없이 푸른 병들을 세어볼 순 없었어
헝클어진 구름을 끌어내려 가위질하고 망치질하여
다시 지붕 위에 올려 놓았어
건축기사처럼 간단하게 틈을 막아버렸지
오늘은 왜 미친바람이 불어오는지
비 섞인 바람은 고통스럽게 바닥을 쓸어가는데
참, 실직 중인 것을 잊어버렸네!
와이셔츠 단추를 잘라내어
아들놈의 장난감차에 헤드라이트를 붙여야겠어
빗방울이 창문 틈새로 들이치고
우리집 창문은 몇 개였더라?
쑤군거리는 낡은 책상 위
이력서의 글자들이 숨죽이며 꿈틀하는 것은
서랍 속 모나미 볼펜이 지렁이를 낳고 있기 때문이야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겠어
불빛은 맨홀 뚜껑 구멍으로 힘없이 빠져
지렁이 몸통에서 꿈틀하는데
나는 그것을 보고 있어
창문을 열고 바람 속에 웅크리고 한참!
* 심사평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부와 계간 「시작」에서 주관하는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에는 많은 분들이 응모해주었다. 오랜 시간의 노력이 녹아 있는 가작들 덕분에, 심사위원들은 즐겁고도 보람 있는 시 읽기를 경험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이 우리 문단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더없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551명의 응모자 가운데 마지막까지 권현우, 김은상, 이은영, 조양비, 한지이 씨(가나다 순) 등 다섯 분의 작품에 각별하게 주목하였다. 이분들의 시편은 안정감과 패기, 익숙함과 낯섦, 산문 지향과 운문 지향, 서정의 구심과 원심 등 우리 시의 다양한 미학적 충동과 방향을 여러 방향에서 보여주어, 심사위원들로서는 어느 분이 당선자로 뽑히더라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만큼 작품적 성취가 균질적이고, 충분한 습작 시간을 담고 있었다. 그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안정된 언어 구사나 주제의 진중함보다는, 시적 언어의 활력과 가능성을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언어를 높이 사서, 한지이 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조양비 씨를 가작으로 각각 뽑기로 합의하였다.
당선작인 한지이 씨의 작품은, 감각적 구체성과 감각적 체험에서 비롯된 시적 실감이 단연 앞서 있었고, 더구나 최근 시편들에서 잊혀져가는 기율이기도 한 동시대의 타자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형상화를 지속적으로 해갈 가능성이 짙게 보였다. 신뢰와 축하를 얹어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가작인 조양비 씨의 작품은, 일상의 리듬과 그 안에 미세하게 번져 있는 균열을 포착하는 감각과 언어적 형식에서 가능성이 점쳐졌다. 스케일과 활력을 늘여간다면 좋은 작품을 생성할 여건이 준비되었다고 판단하여, 가작으로 추천하기로 하였다.
심사위원들로서는, 앞으로 더욱 젊고 패기에 찬 젊은 언어들이 우리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오기를 바란다. 이번에 당선되지 않은 분들도 더욱 정진하기를 바라고, 거듭 당선자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 당선소감
당선작 - 한지이
시를 쓰는 동안 아이를 잃은 프리다 칼로처럼 아무것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두근대는 깊은 밤 폐광 속으로 들어가는 여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펜을 잡을 때마다 밤이 길을 이끌어오고, 바람은 집 앞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버린 것들, 혹은 잃어버린 것들을 짊어지고 늘 어디론가 숨어 들어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시를 썼지만, 그것 역시 헛것일 때가 많았습니다.
항상 생각했습니다. “시는 언어의 스펙트럼에 나만의 색깔로 내뿜는 아름다운 운율의 생명체 이므로 때로는 진지함으로 때로는 발랄함으로 때로는 따스함으로 때로는 날카로움으로
시가 나를 선택하게 하자, 그리고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자” 라고 다짐했습니다.
가끔씩 제 몸이 깊은 터널처럼 느껴져 저는 밤이면 수없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온 몸 전체가 현악기의 몸통처럼 수없이 울릴 때가 있었습니다. 멀리서 터져오는 메아리, 메아리 같은 것들이 밤마다 저를 일으켜 세우고 또 펜을 잡게 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아도 늘 어두운 밤들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터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늦은 저녁 골목길에 낮게 깔린 안개처럼 저는 항상 밑에서 서성거렸습니다.
끝없이 빨려 들어가는 동안, 제가 의지해온 것은 터널에서 낯선 궤도를 따라 멈칫멈칫 하던 저를 붙잡아준 펜, 한 자루였습니다.
오늘 한통의 전화로 깊은 폐광 속으로 더욱 더 밀어 넣어 주신 심사위원 분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어두운 나머지 딸이 길을 잃을까 걱정하시는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때로 길을 잃을 때마다 늘 제가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던 전상국 작가, 이윤학 시인, 시 선생님인 신동옥 시인, 윤한로 선생님, 모든 분들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였던가 감히 시는 허락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처받고 버려진 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 세상을 떠나는 것들을 잡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것이 시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펜을 잡으면 사람들의 슬픔이 떠오릅니다.
반짝하는 것은 모두 눈물이고, 먼 하늘에서 힘주고 있는 별들에 대해서 저는 오늘 밤에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물을 담는 가슴이 되고 싶습니다.
몇 편의 시로 자욱한 그리움들을 몰아내기는 어렵겠지만 자만하지 않고 결코 쉬지 않겠습니다. 분발하기 위해 견고한 날개를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작 - 조양비
늦게 시작한 詩作, 뜻밖의 소식에 부끄러웠다.
한 편 한 편 시 쓰는 것에 늘 최선을 다했다. 사실 시를 쓰다보면 시와 맞닿는 나의 고통스러움을 중지할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도 책상에 배를 대고 글자만 찍고 있다. 시의 뒤를 따라가는 끈적한 욕망들이 나를 자꾸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조금씩은 고통을 위하여 살고 싶다.
紅詩 동인의 선생님들 그리고 일 년 넘게 자신감을 심어준 고영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는 선생님 말씀대로 맘껏 나를 드러내며 쓰겠습니다.
시사랑 사람들 원희언니 혜선언니 혜숙언니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게 있어 사철나무와 같은 호애클럽이 없었다면 시를 썼을까. 혜란 미라 세정 지연 성신 모두에게 이 순간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사랑하는 내 아들 동언 승언 그리고 21년을 무심히 지켜봐주는 내 님에게도 지독한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다.
내 시가 첫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미숙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 가득한 감사를 드린다. 부지런히 시 쓰겠다는 것으로 약속드린다.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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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선자는 고교생이라던데... 참 잘 썼네요...
시인회의 가족이신 오드리 할뻔(조양비)님 축하합니다.
옴마야 사월이 =축하인사 고마버요 =두 향기님 감샤함다 부끄러워 숨을 곳 찾고있슴다
양비씨 추카해요^^ 일단 저질렀으니 이제는 더 크게 저지를일만 남았네요. 디딤돌을 딛고 제일 높은곳으로 비상하길...^^
친절히 댓글주시공 감샤함다
'축하할뻔' 은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성시대 맞이하시기를... 님의 시 읽으며 오후 내내 아니 몇날 며칠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늘 언제나 ~~~~뻔입니다 할뻔~~될뻔 ==갈뻔---죽을뻔ㅎㅎ감샤함다 이제 ~뻔에서 벗어나기위해 더 노력을~~
축하드립니다. 이것을 출발선 삼아 더욱 높이 창대하게 날아오르시길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김재준시인님말씀처럼 지금이 출발선에 섰으니 힘차게 걷겠습니다
양비님~~ 지독히 축하해요. ^^* 지금은 그냥 기뻐하세요.
지독히 감사드립니다
귀향길에 당선소식을 듣고 내 일처럼 기뻤네요. 오자마자 심사평과 당선소감까지 주욱 읽으니-거기 내 이름도 있으니^^- 더더욱 기쁘네요. 쉬지말고 계속 쏟아내시기 바랍니다. 시상식날 으스러지게 안아줘야지~
고마운 언냐의 이름을 뺄 수가 없지요 시사랑 덕이 큽니다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더 깊고 아름다운 시를 고대하겠습니다..
양비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선 많이 기뻐하세요.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겸손한 자세로 더욱 더 치열한 시어의 탐구와 자기 내면세계의 탐구라는 이중의 작업을 동시에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치열한 시어의 탐구는 보다 다이나믹한 시를 쓸 수 있는 힘이 되며, 자기 내면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소위 철학적 탐구를 통해서만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백록님 학산님 친절한 축하글 감샤감샤감샤함다
당선인 될뻔 한 그대에게 축하를! 담엔 꼭 '당선인'으로 축하드릴 수 있기를 고대하오.
양귀비 씨, 아니 양비씨. 시상식에 못가게 되어 미안해요. 마음으로나마 뜨거운 사랑 전해요. 꼭 내 일처럼 기쁘네요.^^
시상식?--16세 한지이땜시 카메라가넘많아서 눈을 제대로 못떴음
열심히 시 쓰고 알뜰히 시간 쓰며 살더니만....양비 씨, 축하 축하해요. ^^
여름비님안넝하세여~많이많이보고싶어여 잘계시지요?
축하드립니다. 행복하실 모습이 삼삼합니다.
고맙슴다===고맙씀다
늦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늦었네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