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은 도민 65%가 반대하는 연합고사 부활 시도를 철회하라
경남교육청에서 연합고사를 부활하기 위해서 지난해부터 용역을 의뢰하여 현재 마무리 단계이다. 경남교육청의 용역의뢰는 고입 선발 방식 변경 과정에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교육적인 고려를 하여 최종 판단하기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만큼 신중하면서도 교육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필요로 하지만 최근 경남교육청의 추진 과정 정황을 보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우선 경남교육청의 자가당착적인 연합고사 부활을 위한 불도저식 추진이다. 경남교육청이 용역을 준 연구팀의 설문지를 보면 현재 심각한 교육문제가 내신위주의 고입 선발고사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규정 한뒤 질문을 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의 설문 조사내용은 편향되어 있는 것은 물론 객관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경남교육청이 주장하고 있는 연합고사를 부활시키려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교육청에서는 언론을 통해서 2002년 연합고사 폐지 때문에 수능 성적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어떤 근거에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자료를 제시한 적이 없다. 모든 학부모들이 자녀 성적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기대어 마치 연합고사를 부활시켜서 학생들을 경쟁시키면 성적이 향상될 이라는 추측성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남교육청은 우선적으로 연합고사와 수능 성적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고영진 교육감의 개인적인 확신에서 비롯된 비과학적인 추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2011년 4월 경남 지역의 학부모,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고입 연합고사 부활과 관련한 설문을 하였다. 설문 결과에서 연합고사 부활 반대가 65%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59.4%가 연합고사 부활을 반대하였다. 연합고사 부활을 찬성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26.3%에 불과하였다. 연합고사를 찬성한 사람들이 30%도 채 안 된다는 사실에 고영진 교육감께서는 주목하길 바란다.
특히 연합고사를 치러야 할 학생들의 연합고사 부활 반대는 76.7%에 달한다. 교육청은 연합고사를 부활시켜서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의 72.9%는 연합고사 부활이 학력 향상에 영향이 없거나 학력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학력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학생의 27.1%에 불과하였다. 또한 이로 인한 학습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률은 학생의 87.4%에 이르고 사교육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도 78.2%에 이른다. 학생 10명 가운데 9명이 학습 부담감을 호소하는 셈이다. 이러한 수치에서 보듯 연합고사에 대한 경남교육청의 기대치가 과도하게 설정되어 교육현실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의 설문조사 결과는 학생들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 연합고사 반대 비율은 59.4%에 이른다.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은 48.2%에 달해서 학생들과 다소 차이가 난다. 하지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학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51.8%에 이르고 있어서 어른들 역시 학력 향상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사교육비가 증가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76.2%이고 학생들의 학습 피로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교사,학부모의 응답률은 83.6%에 이르러 학생들과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왔다.
공부를 해야 할 당사자는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학습 노동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학력 향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시키고 있다. 어른들 역시 당사자는 아니지만 연합고사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나왔다.
따라서 경남교육청은 경남도민 10명 가운데 7명 가까이 연합고사 부활을 반대하고 사교육비 증가는 물론 학교에서 학생들의 생활 태도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연합고사 부활을 위한 시도를 철회하길 바란다.
2011년 5월 3일
고입 연합고사 부활 저지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
김해교육연대,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연대,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경남진보연합, 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 교수노조 부울경지부, 열린사회희망연대, 마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산 YMCA, 민주노동당경남도당, 진보신당경남도당, 민주노총경남지역본부, 어린이책시민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 진주YMCA, 창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거제교육연대, 남해교육연대 (총 21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