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여름 저녁 (헤르만 헤세)
슬며시 다가오는 슬픔과 회한
셔터스톡
클로버의 취하는 듯한 짙은 향기에 손을 멈추고
풀 베는 사람이 노래를 부른다.
아, 너는 묵은 슬픔을
다시 일깨워 주는구나.
민요와 동요들이 나직이
저녁 바람을 타고 하늘로 사라진다.
다 아문 잊은 슬픔들이
다시 나를 괴롭힌다.
늦저녁의 구름이 곱게 떠간다.
들은 따뜻이 멀리 숨을 쉬고⋯
사라진 청춘의 나날이여
오늘도 아직 나에게 볼일이 있는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1962), 독일계 스위스인 시인, 소설가
여름 저녁의 클로버의 향기와 풀 베는 소리는 독자에게 과거의 묵은 슬픔을 떠올리게한다. 시에서 느껴지는 필자의 고뇌는 사라진 청춘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미래에서 떠올릴 현재의 나날들은 슬픔으로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
헤르만 헤세는 단편집·시집·우화집·여행기·평론·수상(隨想)·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을 썼으며 주요 작품으로 《수레바퀴 밑에서》(1906), 《데미안》(1919), 《싯다르타》(1922) 등이 있다. 《유리알유희》로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