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옷을 꿰매주는 부처님
부처님이 사위성 급고독원에 머물 때의 일이다.
그 무렵 아니룻다도
사위성의 사라라 산중 바위굴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걸식을 나갔다가
아난다를 만난 아니룻다는 이런 부탁을 했다.
“아난다님. 내 옷은 더러워지고 다 해어졌습니다.
시간이 괜찮다면 누가
나의 공덕의(功德衣)를 좀 지어주었으면 합니다만....”
아난다는 아침 공양을 마치고
비구들에게 아니룻다의 부탁을 말했다.
많은 비구들은 선뜻 이 부탁을 받아들여
너도나도 사라라산으로 가겠다고 했다.
비구들이 아니룻다 처소로 가기 위해
정사가 부산해지자 부처님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소상한경위를 들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런 일이라면 왜 나에게는
아니룻다를 위해 옷을 지어주기를 청하지 않았는가?”
아난다가 ‘부처님께서도 가시겠느냐’고 물었다.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니룻다의 해진 옷을 꿰매주기 위해
제자들을 이끌고 사라라 산중 바위굴로 향하였다.
사라라 산 바위굴에 모인 수행자는
무려 8백여 명이나 되었다.
부처님은 손수 아니룻다를 위하여
떨어진 옷감을 펴 마름질을 하고
바느질로 잇대어 붙여 나갔다.
부처님과 동료 비구들의 조력으로
아니룻다는 그날 새로운 삼의(三衣)를 마련할 수 있었다.
삼의가 마련되자 부처님은 그것을 아니룻다에 주면서
그 대신 여기 모인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도록 했다.
부처님의 명을 받은 아니룻다는 자신이 출가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한 과정을 가감 없이 말했다.
그의 설법은 매우 진실한 것이어서 감동을 주었다.
제자들과 함께 아니룻다의 설법을 들은
부처님은 그를 칭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사라라산에 8백 비구가 모여
아니룻다의 공덕의를 지어준 것은
그의 수행과 덕망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머리와 수염을 깎고
수행하는 사람들은 마땅히 아니룻다와 같이
진실한 마음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중아함 19권 80경 〈가치나경(迦那經)〉
부처님도 공덕짓기를 원하셨는데…
부처님이 아니룻다의 옷을 꿰매주는 이야기는
〈증일아함경〉 31권 역품에 더 자세하게 나온다.
이 경에 따르면 아니룻다는 어느 날 설법을 듣다가
부처님께 꾸중을 들은 일이 있었다
이후 그는 잠을 자지 않고
수행하다가 눈병이 생겨 실명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니룻다는 옷을 기우려고 했으나
바늘에 실을 꿸 수가 없었다
아니룻다는 대중들을 향해
복을 구하려는 사람은 나를 위해
실을 꿰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다.
“바늘을 가져오라. 내가 꿰어 주리라
이 세상에서 복을 얻고자
나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나는 여섯 가지 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여섯 가지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요,
남을 가르침이며,
억울함을 참아 견딤이요,
계를 가르침이요,
중생을 감싸고 보호함이요,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나는 이 여섯 가지 일에 만족할 줄 모른다.
두 경전을 비교해보면 상황은 동일하나 내용은 다르다
〈가치나경〉은 8할을 아니룻다의 수행과정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는데 비해
〈증일아함경〉은 부처님도
공덕을 짓기를 원한다는 것이 주제다.
이는 동일한 사건이
어떻게 다르게 서술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자료다
그건 그렇고, 이 경전의 이름인 가치나란
범어 kathina의 음역으로 공덕이란 뜻이다
‘공덕’은 남을 이롭게 해서
그 결과로 나도 이롭게 되는 행위를 말한다.
부처님도 이 공덕짓기를 사양치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 공덕을 짓고 있는가
모셔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