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넷에서 본 이직을 앞두고 여유시간에 전국을 여행 중이신 소녀시대 오빠팬이 전주에 들러
태연양 아버지가 하시는 안경점에 들러 아버지와 대화하는 내용입니다. 에피소드 1은 이 분의 전주여행기이니
에피소드2부터 올립니다^^ 제목에도 써놨듯이 결코 민폐끼치러 간 게 아니라 안경도 맞출겸 팬으로서
궁금해서 가셨고 내용 읽어보시면 정말 개념인이시니 나이먹고 뭐하는거냐고 비난은 자제해주셨으면합니다^^
소녀시대 리더로서, 가수로서, 인간 태연으로서 아버지의 솔직담백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태연양팬으로서 참으로 마음이 아프기도 또 듬직하기도 하네요.
제다이님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jedai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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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양의 아버님께서 운영하시는 안경점이 입점해 있는 커다란 상가 앞에 내린 우리는 긴장감에 잠시 몸을 떨었다.
적은 나이도 아닌지라, 나잇살이나 먹어 가지고 한심한 중생들...이런 식으로 보실까봐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안경점에 안경 맞추러 가는 게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고, 절대로 귀찮게 하거나 영업에 방해될 의도는 없었기 때문에
떳떳한 마음으로 가보기로 했다. 예의 바르고 정중한 태도로 아버님께 전국 수만 명의 태연 양 삼촌 팬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심어드리자는 나름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안경점으로 향했다.
대충 어디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전주 시민도 아니고 혹시 여기가 아니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가게 앞에
커다란 태연 양의 플랜카드가 걸려 있어 다른 곳일 리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곳 사장님이 태연 양과 무관한 그저 태연 양의
열혈 팬일수도 있었지만, (티파니 느낌으로) 슬마 그럴 리가~ 가게에는 두 분이 계셨는데 아저씨 연배의 한 분과 젊은 여안경사 분이셨다.
아저씨께서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셔서 들어가긴 했는데 솔직히 아저씨 얼굴이 태연 양과는 별로 닮지 않아 아버님은 안 계시고
다른 안경사 분인 줄로만 알았다. 역시 허사였구나, 씁쓸해 하면서도 "여기가 혹시 태연 양 아버님이 하시는...?" 이라고 여쭈자,
대뜸 "맞아요. 내가 태연이 애빕니다." 하시는 게 아닌가! 나는 그 말씀을 듣고 대뜸 "아버님 사위 왔어요." 하고 싶었지만 조용히 다물었다.
일단 나는 여안경사 분과 시력 검사를 하고 친구 기억습작은 아버님과 짤막한 대화를 나누었다. 친구가 3월 3일날 출근을 앞두고
잠깐 시간이나 짤막하게 전주 여행을 온 차에 안경도 맞출 겸 잠시 들렀다고 여행 목적을 말씀드리자 아버님께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
앞으로 힘든 일도 많을 텐데 대견스럽다며 힘내서 잘 하라고 사려 깊은 덕담을 남겨주셨다. 사실은 이번이 세번째 직장인데 첫 출근인 줄 아셨나 보다.
우리가 그렇게 동안으로 보였나ㅎㅎ 안경테를 고르는 동안 저희가 사실은 태연 양과 소녀시대의 열렬한 팬이라는 걸 밝혔더니 아버님께서
혹시 DC에서 오셨냐고 물으시길래 우리의 이미지를 위해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렸다(DC 여러분 죄송^^;;). DC 유저들이 얼마나 다녀갔으면
아버님께서 DC를 다 아시랴. 더 말씀을 나누고 싶었지만 손님이 오셔서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잠시 일보후퇴. 안경이 만들어지는
15분 동안 소파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아버님께서 귤까지 왕창 내오셔서 하나씩 까 먹었는데 이게 의외로 맛있어서 너무 많이 먹고야 말았다. 태연 양 팬이 이런 거러지 같은 모습을 보이다니,
안 돼! 우리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안경점 내부를 둘러보았는데 뒤편 장식장 위에 태연 양의 사인과 '아버지께서 잘 키워주셔서 오늘의 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코멘트가 담긴 CD가 있어 그것도 구경하고 가족 사진을 비롯해 어디서 찍었는지 태연 양이 전통 중국 의상을 입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며 침을 좔좔~ 흘렸다.
정말 귀엽더라. 안경이 완성되고 마침 다른 손님도 물러가셔서 우리는 잠시 서서 담소를 나눴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아버님: 인천 xx동에서 왔다고?
나: 예.
아버님: 거기 oo안경에 있던 친구가 내 밑에서 있었어. 나한테 배웠지.
(다행히 oo안경을 가본 적이 있어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버님: 그나저나 삼촌 팬이 와줘서 정말 반갑네. 요즘 일부 철없는 학생들이 자주 와서 난처한 부탁을 많이 해서 약간 곤란했는데 말야.
우리: 아유, 저희는 그냥 안경도 맞출 겸 잠시 들른 것뿐입니다.
확실히 안경점 정보가 인터넷 상에 노출되면서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와 약간 힘들어 하시는 눈치셨다. 우리 소녀시대 팬들은 언제나 소녀들이나
소녀들의 가족 및 관련자 여러분들께 절대 피해주지 않는 건전한 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버님: 전주에 왔으면 맛있는 걸 먹고 가야지.
(우리가 갔던 곳들을 죽 나열하자)
아버님: 오, <성미당>. 태연이가 그 근처에서 태어났어. 거기가 구도심인데 거기 뒷골목에 우리가 살았거든. 결혼 피로연도 <성미당>에서 했는걸.
이럴 수가...<성미당>이 그렇게 유서 깊은 곳이였을 줄이야. 우리는 자연스레 화제를 태연 양에 대한 것으로 몰고 갔다.
친구: 그런데 태연이가 가수하는 데 대해 반대 안 하셨어요?
아버님: 내가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런데 태연이가 워낙 어려서부터 부모한테 신뢰를 주는 아이였거든. 무슨 결정을 하든 어떤 미래로 결심하든 반대할
생각이 없을 정도로 자기 일을 착실하게 잘 했어요. 그런데도 가수는 힘든 일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 내가 손잡고 아카데미 데리고 다닐 때는 솔직히
말릴려고 그런 거야. 힘들어서 당연히 포기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하더라고.
어느 부모님 마음이 안 그렇겠는가마는 연예인의 길이 힘들다 보니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게다.
우리: 그래도 요즘 정말 대견스러우시겠어요. 노래도 너무 잘하고, 재치도 뛰어나고, 리더로서 멤버들도 잘 챙기고. 아주 칭찬이 자자해요.
아버님: 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멤버들이랑 하는 활동은 똑같이 하는데 리더 역할도 해야 하니까. 얘들도 깨워서 준비시켜야 되고 다독이기도 해야 하고.
더구나 태연이가 노래 욕심이 아주 많아서 라이브가 잘 안 되면 많이 울기도 하고 그러거든. 새벽에 라디오에서 노래하면 목도 잠기고 제대로 안 되잖아요.
그렇게 라이브 잘 안 되면 혼자 울기도 많이 해. 노래하는 애라 기본적으로 예민한데다가 잠도 못 자니까 힘들고 책임도 많고. 또 요즘에는 가수들이
라이브를 많이 하는데 준비가 잘 안 되고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삑사리 나고 그러잖아요. 딸이니까 태연이도 그럴까봐 아주 조마조마하지.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의 리더는 가수 활동에 따른 기본적인 실력 배양 말고도 리더로서 할 일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태연이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 수 있었다.
물론 태연 양도 좋지만 다른 소녀들에 대해서도 궁금해 여쭤보았다.
아버님: 애들이 다 딸이나 다름없지. 유리, 제시카...
나: (자타공인 티파니 양 팬답게)티파니는요?
아버님: 티파니는 더 옛날부터 알았지. 같이 살았잖아, 태연이랑. 티파니는 아주 성격이 활발하고 붙임성이 좋아서 처음 봤을 때부터 나한테 "아버지, 아버지" 하더라고.
지금도 태연이 엄마 보면 저기 멀리서도 "마미" 하면서 뛰어와서 안기고 그런다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해서 애가 귀여워 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야.
물론 미국에서 살다 와서 미국적인 정서가 우리나라랑 좀 안 맞는 부분도 있는데 SM이 허접한 데는 아니니까 애들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앞으로 코치를 잘 하겠지.
역시 티파니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친근하고 싹싹한 모습이 가식이 아니었구나 T.T
이쯤 이야기하고 있는데 안경을 쓴 청년 한 명이 들어왔다. 쓱 보니 태연 양의 오빠가 아니던가. 아버님께 들으니 태연 양보다 두 살 위라고 하더라. 너무 어렸을 때라
태연이라는 발음이 안 되서 때때라고 불러 태연 양에게 때때라는 별명을 만들어준 바로 그 오빠로군. 여기서 화제는 잠깐 오빠 쪽으로.
아버님: 우리 집이 대대로 안경점을 했어요. 태연이 할아버지가 1959년(!)에 시작해서 내가 물려받고 이제 아들도 이 일을 하려고 공부하고 있어.
우리: 아드님도요!
아버님: 그럼. 원래 태연이도 안경 일 했으면 했는데...
그랬으면 정말 큰일 날뻔 했어요 T.T
아버님: 사실 내가 안경점을 대대로 오래 해서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는데 요새 태연이네 아버지가 하는 안경점으로만 알려져서 좀 그래요.
이 말씀 참 인상 깊었다. 누구나 자기 직업에 대해서는 자기가 최고라는 긍지가 있게 마련인데 아버님께서는 1980년대부터 벌써 30년 가까이 안경 일을 하셨으니
자부심을 가지실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태연이네 아버님이 하는 안경점으로가 아닌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안경 장인이 계신 안경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앞으로 태연 양 오빠도 안경점 일을 한다니 3대가 같은 일을 하는 진귀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니만큼 우리는 궁금한 것을 생각나는 대로 마구 물었다.
친구: 태연이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잘 했나요?
아버님: 전혀 몰랐지. 아빠 앞에서 노래 할 일이 별로 없잖아.
나: 그럼 집에서도 그렇게 재미있나요? 유머도 많고.
아버님: 집에서도 똑같아. 그래서 나는 방송에 나가서 하는 거 보면 참 신기해요. 집에서 하는 거 그대로 하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나: 들으니까 멤버들 밥도 해주고 한다던데 요리도 잘 하나봐요.
아버님: 전주 여자들이 원래 살림을 잘 해요. 태연이도 제 엄마한테 배운 게 그런 거라 잘하지.
친구: 태연이 피부가 참 뽀얗고 좋은데...
아버님: 자랑하는 건 아닌데 태연이 엄마는 피부가 더 좋아. 나이가 있는데도 아마 태연이보다 더 좋을걸.
앗! 부인 자랑을 그렇게 하시다니-_-;;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잠시 후 태연 양 어머님의 피부를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밖에도 아버님은 텃세 없고 살기 좋은 전주 자랑과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여야 한다고 태연이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져서 살아가는데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렇게 갑자기 폭발적으로 뜰 줄은 전혀 모르셨다고. 하기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계속 있으면 실례일 것 같아 계산을
치루려는데 한사코 깎아주시려 하는 게 아닌가. 인천에서 왔으니 차비에라도 보태라고. 우리는 그러려고 온 게 아니라며 극구 사양했지만 도저히 어쩔 수 없었다.
가게를 나올 때 친구와는 거의 어깨동무까지 하며 반가워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예상보다 두둑해진 지갑과 흐뭇한 마음으로 안경점을 나온 우리들.
- 다음 편이 전주 여행의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
출처 태연의 고향, 전주를 가다 - 2 |작성자 제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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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하고 동갑이네;;
나랑도동갑임
재밌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