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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스님은 … 1984년 용담 성광사로 출가해 1985년 보림사 금강계단서 유동산 스님을 은사로 득도 한 이후, 1990년 조계종 봉선사 금강계단서 무진장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이후 1993년 범어사 금강계단서 일타 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으며, 2004년 봉원사 금강계단서 구족계를 수지하였다.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한 후 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4월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를 창립하고, 9월에는 제주도 병원내 최초로 제주의료원에 불교법당을 개원했다. 이어 2009년 6월에는 제주대학병원에도 불교 법당을 개원했다. 스님은 불교 장례의 정착화를 위해 임종환자를 위한 시다림기도와 입관 기도를 한글화된 불교의식으로 진행중이며, 불교장례문화 확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지난 2011년 4월 제39회 보건의 날을 맞아 제주도지사 표창패를 수여했고, 국제라이온스협회 제주지구와 제주 MBC가 주관한 제6회 제주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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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호스피스에 원력 세워
2005년 제주 바라밀호스피스회 창립
매주 목요일마다 회원들과 환자찾아 기도
카페 ‘바라밀 실천도량’개설 온라인 활동
바라밀법당 불사에 힘쓰다
바라밀 실천도량 ‘반야원’ 2007년 개원
제주의료원에 병원법당 최초 개원
제주 도지사 표창 및 봉사상 등 다수 수상
병환의 고통으로 생과 사의 막다른 길목에 있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길목이 바로 병원이다. 그래서 늘 멀리하고만 싶고, 솔직히 말해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심신이 나약해진 환자들에게 힘이 돼주고자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 회원들이다. 그 중심에는 회장인 수상 스님(제주 반야사 주지)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제주대 병원에서 환자들의 쾌유를 발원하는 자비의 연꽃등을 나눠주었다. “부처님께서는 아픈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공덕이 가장 수승하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참 뜻을 연꽃에 새겨 병마로 고통받는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환자들에게 연꽃등을 건네는 것조차 머뭇거리던 바라밀호스피스회원들이 이제는 환자를 가족같이 스스럼없이 대할 정도로 거리가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수상 스님이 특히 빠짐없이 들리는 곳은 바로 암병동이다. 기자가 함께 동행한 6월 2일도 40대의 젊은 환자가 생사의 고비에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스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환자의 업장소멸 기도를 했다. 환자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일심으로 기도 했다. 환자도 두 눈을 꼭 감고 함께 발원했다. 기도의 원력이 나타난 것일까. 환자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그려진다. 이제는 모든 업을 풀고 갈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인과 어린 아이들은 그 미소를 보며 한없이 오열하며 눈물을 흘렸다.
수상 스님은 “꿈같은 우리의 삶, 언젠가는 우리도 가야할 길이기에 먼저 가시는 길, 부처님 품안에서 편안하시고 업의 그림자에 유혹되지 마시고 자비광명의 빛을 의지해 정토에서 왕생하길 바랍니다”며 축원을 올렸다. 회원들도 스님의 뒤에서 함께 간절한 업장소멸의 기도를 올렸다.
수상 스님은 “누구나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병에 걸릴 가능성이 많지요.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생로병사를 보며 출가를 결심하셨듯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평상시 건강한 몸으로 살 때는 이 건강의 소중함과 생로병사에 대해 생각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삶 속에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기에 살아가는 동안 미리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즉 어떻게 삶을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인생을 잘 회향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우리의 과제입니다.”라고 웰다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스피스 활동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제주에 수상 스님이 원력을 펼치기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지만 호스피스라는 단어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민들에겐 낯선 단어였다. 그렇다면 수상 스님이 호스피스를 수행과 포교의 방편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자신도 아파봐야 남의 아픈 심정을 안다고 저 역시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19세 때 간 절제 수술을 받고 병마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경험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누구보다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수상 스님은 요양차 들어간 산사에서 부처님의 법(法)이 너무 좋아 이듬해 출가를 했다. 병과 출가, 어찌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인데 수상 스님의 인생에 큰 획을 긋는 운명적 만남이 됐다.
그리고 수상 스님은 결심했다. 아픈이들을 위해 법음을 전하며 수행과 포교의 방편으로 삼겠다고 말이다. 이후 30여년 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수상 스님은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마다 않고 간병과 임종기도를 묵묵히 해왔다. 수상 스님과 호스피스와의 첫 인연은 이랬다. 스님이 서울 충정사에 있을 때 신도중 암환자가 있어 병문안 차 우연히 병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타종교 성직자와 신자들이 환자에게 쏟는 정성과 간절히 기도해 주는 모습을 목격하고 불교 수행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그 때 육체의 병은 의사에게 맡기더라도 환자가 겪는 마음의 괴로움 만큼은 종교인들이 어루만지고 위로해 줘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라 확신했지요. 이후 호스피스 활동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고, 또한 선천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살면서 전혀 예측 불가능한 후천적 장애도 주변에 많음을 알게 되면서 장애인 문제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저에게 호스피스는 수행입니다. 생노병사를 몸소 부딪히며 깨닫는 과정입니다. 우리 불교도 이제 더 이상 혼자만 알고 닦는 불교가 아니라 저 깊숙한 곳에서 무한대의 자비심을 끄집어내 밖으로 표출해야 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자를 정성으로 간병하는 동안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달아 갈 수 있습니다.”
수상 스님은 불교호스피스를 단순한 봉사가 아닌 수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불자들은 흔히 불교를 자비의 종교라 말하지만 그 무량한 자비심을 끊임없이 일구어 쓰는 데는 서툰 것이 또한 불자들이라고 스님은 아쉬워했다.
수상 스님은 매주 목요일 마다 환자를 찾아다니며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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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아직도 다른 종교에 비해 호스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부족하다는 스님의 지적은 진지한 참회와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불교 포교라는 1차원적인 문제에 앞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깨달음의 수행이고, 부처님 가르침인 자비실천의 방편이라고 호스피스 활동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런 강한 원력때문인지 스님은 중앙승가대서 불교학을 공부한 뒤 다시 한성대 대학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이어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동한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2003년 고향인 제주에 내려온 스님은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의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복지관 내 춘강정사를 개원했다. 제주에서 장애인은 물론 부처님의 자비 손길이 가장 필요한 병원과 복지관 등에서 간병 및 임종 기도를 통해 사람들을 부처님 법으로 보듬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펼친 수상 스님은 제주도내 불교호스피스 모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10년 전 도내 불자들과 뜻을 모아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를 출범하게 된다.
지난 2005년 4월 불교호스피스 자원봉사자 모임인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는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서 창립법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그 결과 그해 10월 노인전문병원인 제주의료원에 병원 법당을 도내 최초로 개원하는 결실을 맺는다.
수상 스님은 “제주의료원에 천주교와 개신교 예배 공간은 있었지만 불교실은 종교실 내 한 구석에 방치돼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이를 병원 측에 건의해 여법한 법당으로 고쳐서 개원하게 됐습니다. 비록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그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여법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이 법당은 불교호스피스의 메카로 제주불교 사회복지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상 스님과 바라밀호스피스 회원들은 매달 교계 복지시설인 제주양로원과 제주요양원, 제주태고원 등의 복지시설과 제주의료원, 한라병원, 한마음병원 등 도내 의료기관서 간병기도와 임종기도, 환자 말벗 봉사 등의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다음카페 바라밀실천도량(http:// cafe.daum.net/susangbaramil)을 개설해 온라인상에서도 호스피스 정보를 교환하고 회원 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2005년 4월 바라밀 호스피스회 창립법회서 인사말을 하고있는 수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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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수상 스님은 좀 더 체계적인 호스피스 활동 전개를 위한 원을 또하나 세운다. 바로 부처님 품안에서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죽음을 수용하고, 죽음으로 가는 길을 두려움 없이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바로 ‘불교 호스피스 쉼터’이다. 이미 천주교와 개신교의 경우 호스피스 전문 병원과 호스피스 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 원력을 모아 지난 2007년 7월 호스피스 상담과 교육 등을 통한 제주지역 불교호스피스 구심점 역할을 해 낼 수 있는 ‘바라밀실천도량 반야원’을 제주시 아라동에 개원한다. 반야원 법당 불사는 병실과 노인복지시설을 찾아가 환자의 심적 안정을 심어주는 기도 봉사 형태의 기존 호스피스 활동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호스피스를 펼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후 반야원은 애월읍 신엄리 ‘반야사’로 이전했으며, 2010년 8월부터는 불교호스피스쉼터인 ‘상락원’을 준공해 그 원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에 또 하나의 경사 생겼다. 제주도 최대 규모 병원인 제주대학병원이 아라동으로 확장 이전을 하면서 병원 지하에 불교법당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병동에서는 몸의 병을, 법당서는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게 됐다. 불자 환자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제주대학병원 법당이 호스피스 활동의 중심축으로 성장해 나갔다. 특히 제주바라밀호스피스 회원들은 제주대학병원 내 제주지역암센터서 실시하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했고, 절반 이상은 심화과정까지 수료할 정도로 이제는 전문성도 갖췄다. 회원들 중에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10여명이 넘었고, 미술원예치료 전문가, 국악인 등이 포진해 있어, 다양한 불교호스피스 활동을 펼치는 원동력이 돼주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6월에는 제주도로부터 의료분야 전문봉사단 인증까지 받았다. 각 개개인의 원력으로 시작한 호스피스 활동이 이제는 명실공히 공인 기관들의 검증까지 받게 된 것이다.
아직도 호스피스에 부족함이 많다는 수상 스님은 “호스피스는 봉사가 아닌 부처님을 닮아 가는 길이자 깨침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제주지역 불교호스피스 활동을 펼친 지 10여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같은 고통의 과정들이 오히려 큰 결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불교 호스피스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낍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적극 동참하지 못하는 게 시급히 해결 할 과제이지요. 기도 역시 자신이 체험했을 때 참된 가피를 알게 되듯 호스피스 활동도 동참을 통해 스스로 체화될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호스피스는 수상 스님’이라는 인식이 도내 불자는 물론 도민들에게까지 각인됐다. 그동안 피와 땀은 공적으로 이어졌다. 수상 스님은 지난 2011년 4월 제39회 보건의 날을 맞아 제주도지사 표창패를 수상하는 한편, 국제라이온스협회 제주지구와 제주MBC가 주관한 제6회 제주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수상 스님은 “개인의 영광 보다는 불모지고 도외시됐던 불교호스피스 활동이 불교계 뿐 아니라 도내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상 스님은 또한 지난 제주사회봉사상 수상금 300만원과 더불어 지난 2014년 1월 태고종 제주교구 신도회가 주관한 제 5회 불자봉사대상서 단체부문 수상 금액 100만원 전액까지 총 4백만원을 어려운 환자들에게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대부분 병원비조차 내기 어려운 형편을 안 스님이 상금 이외에도 개인 돈까지 보시한 것이다. 수상 스님은 “자비 정신으로 생과 사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을 부처님 법으로 인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인데 그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 밖에도 스님은 매년 병원비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의료비 지원까지 해주고 있다.
수상 스님은 2013년 5월 웰다잉 지도자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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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스님의 봉사행은 호스피스 활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주입식 교육에 찌든 청소년들의 마음까지 치유해 주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김녕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나선데 이어, 반야사서 매년 2회에 걸쳐 ‘청소년들의 자신의 자존감을 찾는 템플라이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상처받은 청소년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고 있다.
여기에 수상 스님은 호스피스서 한발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이들이 죽는 그날까지 열정적인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 바로 웰다잉 교육이다. 수상 스님은 지난 2013년 5월 제주 교계 최초로 웰다잉 지도자 양성 교육을 실시했다. 총 15회 강좌를 통해 배출된 웰다잉 지도자만 20명. 강좌를 수료한 이들은 사찰이나 불교계 시설에 전문 인력으로 파견돼 웰다잉에 대한 인식 확산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히 폐암 투병 중인 한 교육생은 교육을 이수하며 유언장을 쓰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후회없는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기도 했다. 이어 수상 스님은 반야사서 이듬해 7월 두 번째 웰다잉 강좌를 마련했고, 올해는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지원사업자로 선정돼 제주불자들에게 죽음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원력을 펼치고 있다.
이제 수상 스님이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를 창립한지 올해로 10년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5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제 2전시실에서 지난 10년의 흔적을 사진으로 구성해 도내 사부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도 이뤄나가야 할 게 많다는 수상 스님은 마지막으로 재가불자들에게 그 권리를 찾을 것을 당부한다.
“불자로서 의무를 다했다면 그 권리로 재적사찰 주지 스님에게 간병과 임종기도가 필요할 때 당당하게 요구 하십시오. 이를 통해 병원 포교에 대한 스님들의 시야가 넓어지면 간병과 임종기도 등 호스피스 활동도 불교계에 점차 확산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