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화지공원을 찾아 동래 정씨 유적인 추원사와 화지사를 답사한 후
아주 오랜만에 화지산과 금용산을 오른다
12:12 산행시작
세차장과 부산광역시교육청 사이 길 모퉁이에.....
산으로 올라서는 들머리가 있다
처음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조그만 쉼터가 있는 봉우리에서부터는 경사가 누그려지고
산길도 넓고 반반하고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도심 한복판의 산 답게 곳곳에 작은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어느 구간은 옛적의 공동묘지였는지 무연고 묘지들에 인식번호판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윽고 넓직한 헬기장이 나오더니
12:42 그곳이 바로 화지산(華池山) 정상이다 / 산행시간 : 30분
부산진구 양정동·초읍동과 연제구 거제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아주 오래전에 지금의 연지동 자리에 ‘화지언(和池堰)’이라는 못이 있어서 붙은 이름으로
화지산(和池山)을 화지산(華池山)으로도 쓰고 있다
MBC송신소 송신탑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사직운동장이 보이고
여기 이 갈림길에서는 부산의료원 방향으로 간다
저 앞에 보이는 쇠미산
시내버스 연제공영차고지
13:09 쇠미산이 마주 보이는 월드컵대로변에 내려 선다
월드컵 대로는 동래구 사직동과 부산진구 초읍동을 연결하는 도로로 옛날에는 '숯골고개'라 불리었다
옛날의 숯골고개는 산골같았는데 숯불구이 음식을 파는 촌집들이 몇몇 있었고
동료들과 고기 먹고 밤늦도록 고스톱으로 동료애를 나누었던 추억이 있다
사직동 쪽 모습
초읍동 방향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가야한다
화지산 날머리 쪽 모습
쇠미산 아래를 통과하는 함박봉로의 만덕초읍(아시아드)터널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100여m 쯤 가다가 오른쪽 계단으로 오른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부산광역시립 시민도서관을 지나 어린이대공원 앞으로 빠진다
13:15 금용산 들머리
산 위에서 내려다보니 저기 황령산이 조망이 되고
13:21 금용산(金湧山) 149.7m 정상에 닿는다 / 산행시간 : 1시간 9분
정상에는 정상석은 물론 그 흔한 코팅지조차도 걸려있지 않고
나뭇가지에 걸린 산악회 리본 몇 개가 바람에 날리고 있을 뿐이다
금용산(金湧山)이 '쇠 金'에 '샘솟을 湧'으로 쇳물이 많이 난다는 데서 유래한 쇠미산의 한자식 지명으로
나중에 갈 쇠미산의 이름이 쇠미산에서 금정봉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이 많던데
그 쇠미산이 쇠미산이 맞다면 이 산은 그냥 무명봉인 것이고
그 산이 금정봉이라면 이 산은 금용산이 되는 것인가?
Daum과 Naver지도에는 쇠미산을 금정봉으로, 이곳을 금용산으로 표시하고 있다
2009년 3월에는 쇠미산이었는데, 2009년 12월에는 금정봉으로 바뀌어 있다가
2013년 2월에 가서보니 다시 쇠미산으로 환원되어 있는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쇠미산이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13:30 금용암 갈림길
250m 거리의 금용암을 답사해 보기로 한다
금용암(金蓉庵)
금용암이라는 이름은 쇠미산의 별칭인 금용산(金湧山)에서 유래하였다고 하고
사찰 명에 걸맞게 ‘샘솟을 용(湧)’을 ‘연꽃 용(蓉)’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금용암은 금당인 염화전과 삼성각, 요사인 원통료·향적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후기 철종 때 이인덕행(李仁德行)이라는 보살이 쇠미산 기슭에 초막을 짓고 많은 사람에게 공덕을 베풀었다
보살은 1919년 10월 15일 해인사에서 출가하여 비구니계를 받고 대봉(大鳳)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이후 이곳에 기와집으로 인법당 3칸을 짓고 금용암(金蓉庵)이라 불렀다고 한다
금용암은 1964년 범어사의 승려 덕윤(德潤)이 중창하였는데
덕윤이 1966년 주지로 추대된 후에는 사찰을 정비하여 1967년 염화전과 향적당을 완성하였다
1992년에는 옛 염화전을 헐고 새로 지었으며, 삼성각·원통료·향적료를 완성하였다
마주보이는 화지산 자락에는 부산의료원과 교회, 개인택시조합건물이 보인다
옛날에는 저 교회자리쯤에 '금농(金農)'이라는 간판의 큰 중국식당이 있었는데.....
다시 돌아온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 큰길로 가도 쇠미산 정상으로 연결이 되는지... 될 것 같다...
13:58 어린이대공원에서 쇠미산을 오르는 주 등로와 만나고
이곳에서 넓은 길을 버리고 쇠미산 정상을 향하여 오른쪽으로...
복원되지 않은 산성의 흔적
가파른 오르막 .....
14:20 쇠미산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8분
이제는 금정봉이 아니라 쇠미산으로 고착화된 것 같다~
옛날 이산에 쇳물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쇠미산'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는데
'쇠솥이뫼'가 '쇠뫼'로 '쇠모'가 다시 '쇠미'로 와전된 것이라 하고
금정산맥 마지막 줄기의 꼬리 부분이라 쇠 금(金)에 꼬리 미(尾) 자를 써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임진왜란 때 왜군들을 피해 여인들이 피난했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생명산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면 덕석바위가 있다
덕석바위는 넓이가 약80여평이나 되는 넓직한 바위이고 밑에는 베틀굴이 있다
베틀굴의 환기통이자 비상탈출로인 바위 구멍
베틀굴
길이가 약 25m나 되는 자연동굴로, 임진왜란 당시 여인들이 피난와 있으면서
군포를 짜 전장에 나가 있는 낭군을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산 위에는 겨울 찬바람이 쌩쌩 불어 춥더니 굴 안은 따뜻해서 좋다
전쟁통에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애끓는 염원이 서린 곳
오늘은 여기쯤하고 사직동으로 하산을 한다
금정산 습지
습지 옆 데크를 따라가면 나오는 체육시설 공터에서 하산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잠시 돌길이 나오더니
그다음부터는 끝없는 내리막 비탈길이 계단길의 연속이다
옛날에 한 두 번 내려갔었던, 편안한 길에 무슨 사찰이 있었던 그 길이 아니다
이리로 내려가면 도대체 어디로 빠지게 되는지.....
눈 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
사직배수지다... 그러면그렇지 처음 내려와 보는 곳이다
사직배수지를 지나 골목길을 계속 내려서면 왼쪽에 학교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은 동인고등학교 담벼락이다
사직중학교 앞을 지나고 또 계속 내리막 길을 가면 사직동 국민시장이었다
옛날에는 삼정그린코아아파트 단지를 지나 사직야구장 쪽으로 하산을 했더랬는데 ^^
첫댓글 금용산, 쇠미산, 화지산이며
야트막한 산인데도 사찰이 있고, 거기다 덕석바위에
베틀굴까지.
그리고 정든 지명들, 사직동, 초읍, 성지곡,
양정동, 범전동이며 거제리,
인근에서 옛시절에 만났던 지명들이
낯익고 눈에 익었네.
덕석바위 아래에 있는 베틀굴이 묘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옛 사람들의 피어린 삶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어서
한 번 가볼만한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16년 전의 친구들의 모습들이 한층 젊어서
윤기들이 흐르는구나.
이런 사진들 채집하고 진설한 정성이 늘 놀랍기만하다.
양력 정월이구나.
이렇게 한 해를 헌걸차게 시작하니 올해도 멋진 흔적들을 남기는
산행이 되겠다.
잘 보고 가네.
부산의 추억 서린 지명들에 연연하는 자네의 글을 보면서 쇠미산 아래에 있던 망향비가 생각나네^
한가지 덧붙여도 될랑가 모리겠다.
금용암 석축옹벽이 수년 전 태풍에 무너져 큰 손해를 당했지.
그 옹벽에 '바위솔'이 엄청엄청 살고 있었는데..... 해마다 찍고 왔지. 못가본지 3년 쯤...
수고하셨네.
아~ 그래서 암자 옹벽이 유난히도 깨끗하더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