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윈우드의 '하이어 러브'와 셀린 디옹의 '마이 하트 윌 고 온' 등 수많은 히트곡의 가사를 쓴 윌 제닝스가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복수의 미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텍사스주 자택에서 숨졌다고 요양 돌봄이가 할리우드 리포터에 전했다.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텍사스 킬고어란 작은 마을 출신인 제닝스는 50년 이어진 작사가 경력을 자랑한다. 1976년 할리우드에 데뷔해 이듬해 리처드 커와 짝을 이뤄 배리 매닐로의 '룩스 라이크 위 메이드 잇'을 썼다. 둘은 2년 뒤 다시 뭉쳐 매닐로의 톱 10 히트곡 '섬웨어 인 더 나이트'를 함께 작곡했다.
제닝스는 BB 킹,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지미 버핏, 로이 오비슨 등 수많은 레전드 가수들을 위해 가사를 썼다. 또 많은 영화 사운드트랙에 들어간 다양한 음악들에 협업해 명성을 쌓는 데 일조했다.
첫 아카데미상을 1983년 수상했는데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영화 '사관과 신사'에 삽입된 '업 웨어 위 빌롱'이었다. 8년 뒤 영화 '러시'에 들어간 에릭 클랩튼의 '티어스 인 헤븐' 가사를 써서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골든 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그러나 이 모든 히트곡들 위에 우뚝 솟은 것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에 삽입된 셀린 디옹의 '마이 하트 윌 고 온'이다. 1998년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 그래미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래미상 후보로는 여섯 부문에 지명돼 이 중 셋을 차지했다. 2006년 그의 레거시는 작곡가 명예의전당에 입회함으로써 완성됐다.
J 가일스 밴드의 리더 겸 가수 피터 울프는 소셜미디어에 "마에스트로(거장), 똑똑한 마음과 다정한 영혼의 소지자 윌 제닝스가 세상을 떠나 슬픈 시간"이라면서 "윌은 나와 재능을 공유했으며 참을성 많고 관대했다. 그는 보물 같은 친구였으며 내 삶을 많은 방식으로 풍성하게 만든 교사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많은 해에 그런 음악 천재와 일했다는 것이 무한한 영예였다. 그가 좋아했던 시인 중 한 명인 W B 예이츠의 싯구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그런(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를 인용한다"고 덧붙였다. 예이츠의 싯구는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만찬에서 인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