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리더십
고 영 옥
사방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 모두가 초록이지만, 나름대로 약간씩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그 다름은 형체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초록의 진수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도 문학을 향한 열망은 모두가 초록의 동색이지만 각자 개성이 다르고 재능도 달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담되었고 부족한 점은 서로 보완하며 환상의 조화를 만들게 되었다. 하여 작가회 주관 제1회 MT는 화기애애한 가운데 1박 2일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교수님과 임원들이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흔히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같이 생각한다. 물론 옳은 말이다. 헌데 요즈음에 와서는 조직위에 군림하는 리더 보다는 섬기는 리더가 더 드러나는 시대이다. 섬김의 리더십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봉사와 헌신으로 남을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권위를 얻는 것을 말한다. 무작정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게 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성공을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는 ‘서비스형’이지 싶다. 여하간 ‘동기부여 능력’을 최고로 꼽게된다.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고 협력하다 보면 창조적이 분위기가 되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먼저 아이디어 박스이신 교수님의 행사기획은 작가회에 동기를 부여하셨다. 그리고는 작가회가 자발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성공을 지원하는데 역점을 두셨다. 중간중간 미흡함을 슬쩍 건드리듯이 짚어주시어 방향설정을 제대로 하게 해주셨다. 탁월한 리더십이 거기에 있었다. 그런가 하면 우산을 쓰고 비 서러지를 말끔하게 하시는 섬김의 모습도 보여 주셨다. 대부분 회원은 교수님을 어려운 분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다정다감한 어버이 같은 분이셨다. 우리가 즐거우면 덩달아 즐거워하시는 분이 교수님이 아니던가. 무엇보다 앞세울 수 있는 교수님의 리더십은 작품을 경청하는 자세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함께 대화하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하기에 바쁜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경청하는 자세는 리더십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작가회 회장님의 리더십도 돋보였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주장하려 하지 않고 맡은 이들이 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통이 크고 능력 있는 분이셨다. 그러면서도 청소를 한다던 가 풍선을 분다던 가 테이프를 자르는 등 잡다한 보조의 역할도 즐겁게 하셨다. 주방의 일은 전담인양 나중까지 말끔하게 정리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게 진정한 리더십이구나 생각하며 감동 하였다.
푸른솔 회장님, 오전반 회장님의 섬김 리더심도 빼놓을 수 없다. 회원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고기를 굽느라고 얼굴에는 검댕이를 칠하고도 마냥 즐거워 하셨다. 그 모습에서 앞니빠진 유년의 개구쟁이 모습이 살짝 엿보이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게임에서 여러 번 걸려 가운데 엎드려 모두의 안마세례를 받으면서도 시원하다시어 모두를 웃음의 도가니로 밀어 넣으시는 멋쟁이시다. 그런가 하면 주변을 정리하는 등 마당쇠 역할도 마다치 않으시는 영원한 젊은 오빠시다.
작가회 부회장님은 시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는 힘든 일을 담당하셨다. 언제나 넉넉하고 푸근하여 모두가 좋아하는 닮고 싶은 여인이다. 그런가 하면 분위기 메카시다. 반딧불이 축제에 반딧불이를 불러 모으는 심정으로 바람에 꺼지는 촛불을 줄기차게 붙이는 볼그레한 볼이 소녀처럼 예뻣다. 자신이 살짝 망가져서 모두에게 재미를 주는 탁월한 솜씨 이 모두를 일컬어 섬기는 리더십이라 하고 싶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그냥 심부름만 한다고 하시는 오전반 총무님의 섬김의 자세는 어디를 가나 돋보인다. 이번에도 부회장님을 도와 행사의 전반을 준비하느라 애썼고 차량봉사까지 확실하게 하고서 다음 날 아침 남편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밤중에 나가신 똑똑이! 작가회 회원으로서 아내로서의 사랑과 애정을 유감없이 보여주신 섬기는 모습을 어찌 아니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도울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다가드는 오후반 총무의 활약도 대단했다. 풍선장식으로 분위기를 높이고 개인 게시판을 마련하여 평소에 하고 싶던 말이나 느낌을 서로 교환하여 더욱 친밀감으로 뭉치게 하였다. 재치 있는 게임 진행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겉절이와 멸치볶음도 맛있게 만들어온 팔방미인이다. 누구의 마음도 살필 줄 아는 여인, 이 역시 섬김의 리더십이 탁월하지 않은가.
기동력이 필요하다는 SOS에 늦은 시간에 달려오신 청솔바람 주간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비가 오는 새벽에 물에 들어가 올갱이를 잡아오는 싱그런 젊음의 피가 우리에게 수혈되는 느낌이었다. 기념될만한 순간순간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재치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명자꽃이 필 때면 생각나는 멋쟁이 아빠! 청솔바람소리를 만들어 내는 저력 그것은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지면 관계상 한 사람, 한 사람, 다 말할 수 없지만 조화롭게 어울려주는 것도 사랑이요 배려였다. 모두의 끼와 재치, 나아가 섬김의 자세를 유감없이 보게 되었다. 모두 모두 너무 멋있어서 오래 기억될 게다.
진정한 리더심의 자세인 경청은 상대의 말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의 80%는 비언어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표정과 몸짓은 대개 말 속에 숨겨져 있는 실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청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호감이 가는 이나 사랑하는 이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의 무르익은 마음은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상대를 이해하는 경청의 자세를 유감없이 학습하게 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섬김을 실천한 장이기도 했다. 오늘의 MT는 우리 모두에게 알게 모르게 섬김의 리더십을 보게 했고 체험하게 한 귀한 시간이었다. (2012. 6. 29-30)
첫댓글 반딧불이로 쓰는 여름밤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쓰셨군요.
너무 잘 쓰셔서 더쓸게 없지만, 그래도 써야할 것 같아서 방향을 바꾸어 치하하는 입장에서 써보았습니다.
참석하신 모든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정상 못가신 분들도 2회에서는 꼭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교수님의 리더십은 작품을 경청하는 자세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함께 대화하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하기에 바쁜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경청하는 자세는 리더십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섬김의 리더십...저의 롤모델 좋은집선생님! 이번 행사에 함께하셔서 빛났습니다.
넘치지 아니하며 한발 물러 났다가 꼭 필요할때 자리를 지키시며 관조하시는 그윽한 지혜...진정한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함께했던 우리 푸른솔 작가님들 한분 한분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간 일박이일이었기에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색동저고리를 손수 바느질로 집듯 예쁘게도 단장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밉습니다.
글이 두번 올라갔네요 한편을 지우고 일곡 선생님의 댓글을 모셔왔습니다.
"심정을 경작하는 야유회요(心耕野遊會)요, 경치를 탐하는 문학의 모임(探景文學會)이 되셨군요. 눈으로 보는 글을 넘어서 마음으로 보는 글을 쓰셨군요. 심안(心眼)의 경지에 이르심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의 MT는 우리 모두에게 알게 모르게 섬김의 리더십을 보게 했고 체험하게 한 귀한 시간이었다. (2012. 6. 29-30) <--재미있고 추억의 시간, 저도 글을 읽으면서 같이 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선생님 글을 읽으니 작가회 선생님들의 모습과 행동까지도 훤히 다 보이는듯 하여 전체 행사 모두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저도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한 듯 좋습니다.
"진정한 리더심의 자세인 경청은 상대의 말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의 80%는 비언어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선생님에 대해선 이재부 선생님과 제월선생님이 아주 잘 표현해 주셨네요. 마음으로 보는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과찬 ㅎㅎ 고맙습니다^^
사분사분 조용조용 움직이시며 도와주시던 선생님! 어쩌면 관찰까지 하시며 고운 글 써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잊지못할 추억의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2회 3회... 더 멋진 행사로 거듭나겠지요. 고맙습니다...
고영옥 선생님의 리더십또한 그냥지나칠수 없는 능력이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도 야간반 고영옥 선생님 임미옥 선생님이 그날 MT의 크라이막스 스케쥴의 매끄러운 운영이었을것리라고요 맞지요? 푸른솔 문학 작가회 회원은 모두 모두 매력덩어리님들이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진정한 리더심의 자세인 경청은 상대의 말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의 80%는 비언어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표정과 몸짓은 대개 말 속에 숨겨져 있는 실제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알려면 함께 여행을 해보라는 뜻을 알겠군요^^*
선생님의 리더십도 누누나 인정하잖아요. 멋진 문학의밤 이야기 감상 잘 하였습니다
사방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 모두가 초록이지만, 나름대로 약간씩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그 다름은 형체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초록의 진수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도 문학을 향한 열망은 모두가 초록의 동색이지만 각자 개성이 다르고 재능도 달랐다.
선생님의 높으신 이상을 가지고 펼치신 MT 다녀오신글 잘 감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