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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며 날짜를 세고 날짜를 세며 나이를 계산하고 새해를 맞이하면 소원을 빌기도 하는 둥굴 둥굴 원위에서 사람들은 미끄러지지도 않으면서 잘도 살아간다 원 꼭대기에 올랐다가 쏟아질듯 아래쪽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쓰러질듯 아슬 아슬한 비탈길에 머물기도 하면서 사람들은 참으로 잘 살아간다
4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자연을 닮아
때는 바야흐로 너도 나도 자라목이 되는 겨울 하얀 설원의 풍경이 환상적인 쇼를 하고 동토는 꽁꽁 얼어 매서운 바람 불어온다해도 음지의 푸르름과 양지쪽의 쌓인 하얀 백설가루가 서로 이쁘다고 뽐내는 계절 겨울이 그리워서
진정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른 아침 차가운 기온도 무시한채 그림도구챙겨 길을 나섰다 밤새..설렘으로 잠을 설쳤다는 밤새..다가올 내일이 궁금해 미로속을 헤맸다는
가득찼던 기다림때문이었을까? 도착한 그곳, 장평 가는 한적한 그곳의 햇살은 부드럽기가 어머니 품속 같았으니 눈 위에 올라 앉았어도 손발도 시리지 않았으니 이런 날씨가 주어진 것에 대하여 우리들은 너무도 감사하고 너무도 감사하다고
볼록 볼록 돌멩이에 올라앉은 하얀 눈도 갈대밭 사이 사이 층층이 쌓인 하얀 눈도 그림쟁이들을 기다렸던가 정수리 위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이고 소슬바람 잠시 머물어 갈대 머리 흔들어 놓고 켜켜이 껴 입은 내 가슴에도 들어오겠다고 야단벅석 부리는데 졸졸 얼음장 밑으로 흘러가는 냇물소리는 청량함으로 한껏 멋을 부리며 벌써부터 봄을 오라 노래 하고 성질 급한 버들강아지 움트는 소리가 들리릴것도 같았던. |
그림이 정녕 아름답고 이쁜것은
손끝에서 그려지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름다워서는 아닐지?
새해 첫 스케치
용의 해도 모자라 흑룡의 해라고 촐랑이며 반겨맞던
그리하여 우렁찬 기운을 받고자 떠났던 스케치여행
양지바른 언덕위에 오순도순 앉았다
멀리 구부러져 흘러가던 시냇물이
추운 바람 핑계삼아 아예 자릴 잡고 꽁꽁 얼어 버렸다
하얗게 쌓인 눈위로는 사람들의 발자국도 보이지 않았고
태초 풍경이 이랬을것 같다
너무도 아름다워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볼수조차 없이 아름다워서
우리들 영혼은 껍데기만 남겨두고 어딘가로 훌훌떠나버렸다
잠시동안 환상의 그림세계에서
단꿈을 꾸는지
언듯 바라본 이젤앞 몸은 영혼없는 조각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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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염없이 자기 주인을 기다리만 했었다
겨울시간으로는 일찍 출발한 시간이어서였을까?
오후 두 시가 가까워질 무렵
작품들이 탄생했다
그토록 조용했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에 거세지고
눈밭에 그림자들 키가 커 보였다
알수없는 것이 겨울 햇살이이고 겨울 날씨다
주섬 주섬 그림도구를 챙기고.
이젠 뭔가 좀 먹여달라고
배꼽시계도 꼬르륵 꼬르륵 신호를 보냈다
면온 IC로 나가는 길목근처에서
황태찜을 하는 식당을 찾았다
왜 그리도 반갑던지?
커다란 나무등걸로 천장이며 기둥이며 만들어진 식당
중앙에 따스하게 지피어진 난로하며
토속적인 낭만이 보글 보글 된장찌개 끓을듯한 식당에서
황태찜을 먹는 순간 행복에 겨워 기쁨 만땅이었다
천국이 따로 있나
이곳이 천국인것을....하며
해거름이 아름다운 것인지
그림 한폭 타서 마신 막걸리 한잔에 붉으레해진
겨울나그네들 얼굴이 아름다운 것인지
돌아올 시간쯤에는
풍류객의 마음인지라
아희야~~
예가 어디냐?
아궁이에는 나무등걸은 더 넣었느냐
굴뚝도 막히지 않게 아궁 재는 파내었느냐
이몸이 행복하여 이곳에 어프러져 쉬어갈까 하노니
드러누운 등허리 허물허물 녹아 흐르고
꽁꽁 얼었던 계곡물도 졸졸 녹아 노래하도록
짧고 바쁜 겨울햇살 산너머로 숨기전에
아희야 ~~더 넣거라
툭툭 장작타는소리 자장가삼아
꿈나라 떠날테니....
얼어버릴듯 추운날 날개짓이 버거웠던가
내 허리는 주저앉을듯...며칠의 치료를 요하게 생겼다
2012.01.08 새해 첫 스케치를 다녀 온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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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지부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