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OHoeUYz8TQE&t=62s
세계유산 1호는 파르테논이 아니다
어제('23.11.23)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에 진출했다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는 글.
아마도 유네스코 로고 때문인 것 같은데,
인터넷의 많은 게시물에 '세계(문화)유산 1호 파르테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심지어 유력 일간지 기사에도!)
얘 때문인듯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르테논은 세계유산 1호가 아닐 뿐더러
단독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리스 세계유산 1호도 아니다.
1. 그렇다면 세계유산 1호는 무엇인가?
순서 매기기를 좋아하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그 순서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세계유산도 마찬가지여서, 공식적으로 등재 순서와 관련된 번호가 없고,
굳이 따지자면 신청서 제출할 때 문서번호를 부여하는데
이걸로 안건 등 상정시에 유산 구분용(번호가 아예 없으면 좀 허전할 때?)으로 사용한다.
즉 같은 해에 등재되었다면 순서를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 할 수 있다.
(회의 중간에 심의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러므로 제1차 세계유산위원회(1977년)가 열린 다음 해이자
등재 제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첫 해인 1978년에 등재된 유산들을 살펴보면,
https://whc.unesco.org/archive/1978/cc-78-conf010-10rev_e.pdf
12건이다.
L'Anse aux Meadows National Historic Park (Canada) 란세오메도스 국립 역사 공원 (캐나다) Nahanni National Park (Canada) 나하니 국립 공원 (캐나다) Galapagos Islands (Ecuador) 갈라파고스 제도 (에콰도르) City of Quito (Ecuador) 키토 (에콰도르) Simien National Park (Ethiopia) 시미엔 국립 공원 (에티오피아) Rock Hewn Churches, Lalibela (Ethiopia) 랄리벨라 암굴 교회군 (에티오피아) Aachen Cathedral (Federal Republic of Germany) 아헨 대성당 (독일) Cracow's Historic Centre (Poland) 크라쿠프 역사 지구 (폴란드) Wieliczka - salt mine (Poland)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폴란드) Island of Goree (Senegal) 고레 섬 (세네갈) Mesa Verde (United State of America) 메사 버드 국립 공원 (미국) Yellowstone (United State of America) 옐로스톤 (미국) |
1978년에 등재된 12건 중 회의 자료 기재순으로 맨 위의 유산은
캐나다의 '란세오메도스 국립 역사 공원'이라는, 우리에겐 심히 낯선 유산임을 볼 수 있는데
이 순서에는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국가 알파벳 순으로 적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청서 번호상 1번은 어떤 유산일까?
https://whc.unesco.org/en/list/1 (bis는 문서 편철 관련 표기)
즉 굳이굳이 따진다면 세계유산 1호는 갈라파고스라 할 수 있겠다.
2. 파르테논은?
https://whc.unesco.org/en/list/404
단독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고,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신청서 번호는 404번이고, 등재시점은 1987년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는 물론이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최상급인 이 유산은 그리스 최초의 세계유산일까?
3. 그리스 최초의 세계유산은 아크로폴리스(파르테논 포함)가 아니고
'밧세의 아폴로 에피큐리우스 신전'인데,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코린트식 기둥 머리가 남아 있는 유적이다.
즉 이후 '코린트식(Corinthian) 건축의 모델'이라는 가치 등이 인정되었다.
https://whc.unesco.org/en/list/392
Date;10/10/2007 Author: Yvon Fruneau Copyright UNESCO Source: UNESCO Photobank Permanent URL: whc.unesco.org/en/documents/111174
왜 더 유명한 아크로폴리스 말고 이 유산을 첫번째로 등재했냐고 그리스 정부대표단에게 물어봤더니
'나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라고 대답을...
*** editor's note ***
유네스코는 물론이고 유엔을 통털어 가장 성공한 사업이라는 세계유산은 애초 이집트 아부심벨사원이 아스완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도입된 제도로 애초 그 설립을 주도한 이들은 미국 국립공원 관계자들이었다.
세계유산협약이 자연유산을 앞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옮겨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