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언고시(四言古詩)>
朝餐赬霞 夕吸墜露
조찬정하 석흡추로
餐=먹을 찬, 밥말 손. 赬=붉을 정. 吸=숨들이쉴 흡. 마실 흡.
아침에 붉은 노을 먹고 저녁엔 떨어진 이슬 마시네
靑鶴翩翩 息我庭樹 청학편편식아정수
翩=빨리날 편(다른 표현: 나부낄 편) 翩翩=가볍게 훨훨 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푸른 학이 훨훨 날아 나의 정원 나무에 내려 앉네.
杜琴不理 風佩其淸 두금불리 풍패기청
佩=찰 패. 동자(同字)珮
거문고 타지 않아도 풍류는 더없이 맑다오.
靜觀調息 闃然無聲 정관조식 격연무성
闃=고요할 격
조용히 바라보며 호흡을 고르니 고요하여 소리가 없네.
抱樸含眞 與道爲隣 포박함진 여도위린
抱樸= 抱朴 =1.소박을 품다2.명예나 사욕이 없이 자기의 본분을 지키다
소박하고 참됨을 안고 도와 이웃하리.
九轉之熟 萬歲長靑 구전지숙 만세장청
아홉 번 익힌 탄약 먹으며 만세토록 길이 청춘을 누리세.
茶山病客 다산병객
다산이 사언체(四言體) 고시(古詩)를 초서로 쓴 6곡 병풍이다.
종이에 비하여 작은 붓, 혹은 붓끝을 이용하여 활달하게 썼다.
여백 속에서 세세한 운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정관(靜觀) 두 글자를 파격으로 썼다.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쓴
‘정운(停雲)’과 ‘권농(勸農)‘에 나오는
’翩翩飛鳥 息我庭柯‘
‘傲然自足 抱朴含眞“이라는 구절을 따오기도 했다.
다산은 추사보다 24세 위이다.
그는 외국으로 사신을 가지 않았지만
강진에 유배되어 18년 동안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김정희가 다산에게 답한 사찰이 ‘완당전집’ 권4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