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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 특집 인터뷰 ① 울산 현대 이종호
2016년 울산 현대는 또 한번 좌절을 맛봤다. 2014년과 2015년에 부침 심한 모습을 보였던 울산은 아시아 무대로의 복귀를 목표로 도전했다. 하지만 리그 4위, FA컵 4강에 그치며 AFC 챔피언스리그로 가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을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윤정환 감독은 2년 만에 팀을 떠났고 김도훈 감독이 부임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지난 시즌 울산이 갈증을 느낀 것은 골잡이 부재였다. 코바(7골 9도움), 김승준(8골 2도움), 김태환(4골 3도움) 등 측면과 2선의 공격력은 좋았지만 그 위력을 배가시킬 최전방 공격수의 활약이 늘 아쉬웠다. 기대를 모았던 이정협은 4골을 넣는 데 그쳤고, 한때 바람몰이를 했던 멘디 역시 후반기로 올수록 단점이 드러났다.
김도훈 감독과 2017시즌을 준비하는 울산은 백종철, 김현석, 김종건, 유상철, 도도, 마차도, 이근호, 김신욱 등 득점왕을 차지했거나 근접했던 간판 골잡이 확보가 우선 목표였다. 그들의 선택은 이종호였다. 이종호를 데려오기 위해 전북에게 이용, 이재성을 내주는 2대3의 대형 트레이드를 감행했지만 김도훈 감독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김창수, 최규백처럼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을 대체할 선수가 데려왔고 가장 욕심 냈던 이종호를 품을 수 있었다. 우리가 이득을 본 트레이드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남 소속으로 2014년 리그 10골, 2015년 리그 12골을 넣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탔던 공격 자원을 거머 쥐며 골잡이 갈증을 해소했다.
그런 기대감은 네이버 스포츠의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 특집 인터뷰를 위한 투표에서도 증명됐다. 이종호는 김도훈 감독, 정승현, 김창수, 박용우 등과의 경쟁을 뚫고 40.7%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인터뷰 대상자로 선택됐다.
하지만 울산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종호의 2016년은 앞선 시즌들과 비교하면 분명 흐림이었다. 리그에서의 기록은 5골 3도움으로 공격포인트가 반토막 났다. 전남에서 거둔 성공을 인정 받아 전북으로 이적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지만 그를 기다렸던 것은 시련의 터널이었다. 그의 곁에는 김신욱, 이동국이 있었고 여름에는 에두마저 합류했다. 후반기로 가서 이종호를 경기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결국 이종호는 출전 기회를 찾아 울산으로의 이적을 택했다.
광양에서 전주, 그 다음은 꽤 낯선 도시 울산으로 향하는 지난 1년은 20대 중반의 축구 선수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여정이다. 패배감이 있을까 우려도 했다. 그러나 이종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역경을 이겨내면 경력이 된다는 말처럼 그는 지난 1년의 아쉬움을 만회할 새로운 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울산 현대가 품은 것은 실패하고 폼이 떨어진 선수가 아닌, 여전히 자신감과 야망이 넘치고 그것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스물 다섯살 선수였다. 그런 이종호의 마음가짐은 지난 3년 간 실망의 연속이었던 울산의 운명을 바꿀 중요한 요소다. 호랑이굴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는 이종호를 팬들의 질문과 함께 만났다.
Q. 2016년은 이종호 선수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대부분은 아팠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첫 이적이 시련으로 끝났다고들 말하는데요.
A. 시련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전북에서 많은 걸 얻었어요. 선수로서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일조했고 그걸 통해 클럽월드컵에 가게 됐죠. 골도 넣었고요. 아무나 쉽게 잡을 수 없는 기회이고 경력이라 생각해요. 그건 전북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어요.
밖에서 ‘출전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적을 잘못한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한 거 알아요. 제 귀에도 시즌 내내 들렸어요. 전북 같은 팀은 한 시즌에 50경기를 해요. 제가 총 30경기를 뛰었어요. 절대적인 출전 시간은 물론 적지만요. 여름에 페이스를 찾으면서 공격포인트도 14개(10득점 4도움)를 했어요. 출전 시간에 비례해서는 높은 수치죠. 전북의 일원으로서 충분히 제 자신이 뿌듯함을 느낄만한 부분입니다.
다만 아쉬운 건 절대적인 출전 시간이 줄어든 거죠. 그 부분은 안타깝지만 전북에서 1년 동안 훈련이든 경기든 최선을 다해서 제 걸 이끌어냈어요. 2016년의 저는 부끄럽지 않아요.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하는 건 프로의 기본 조건이죠. 마지막 클럽월드컵까지 제게 주어진 기회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울산이라는 좋은 팀으로 오게 됐고요.
Q. 클럽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기다렸던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득점도 했지만 공교롭게 그날 오전에 3대2 트레이드가 발표됐죠. 어떤 기분으로 그날을 보냈나요?
A. 얘기가 진행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날 확정이 날 줄은 몰랐어요.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났는 데 팀 분위기가 싸한거예요. 그제야 기사로 알게 됐죠.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는 당사자인 저, 울산에 함께 가는 규백이와 창수 형, 그리고 다른 동료까지 모두 붕 뜬 느낌이었죠. 하지만 경기 시작하기 전 생각했어요. ‘종호야 넌 부끄럽게 않게 최선을 다했어. 마지막 경기지만 전북에서 했던 모든 훈련과 준비의 결과를 보여주자’고 다짐했어요. 그날 선발 라인업이 저랑 잘 맞는 선수들이었어요. 감독님이 최적의 조합으로 기회를 주셨던 거 같아요. 평소에 하지 않던 패스 플레이가 나왔죠. 저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짜 9번으로 뛰었고요.
순위 결정전이고 다른 경기에 비해 느슨해질 수도 있지만 제게는 그 멤버들과는 마지막으로 뛰는 거였으니까요. 무심코 형들에게 “언제 이 멤버로 다시 하겠어? 재미있게 하자”라고 말하고 경기에 들어갔어요. 그날 제 골은 30초 동안 짠 결과물이에요. 원래 저 보고 프리킥을 차라고 했는데 보경이 형, 재성이, 무열이 형을 불렀죠. 직접 차는 척 하면서 돌려 치는 걸 하자고. 즉흥적으로 했는데 마지막에 제게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 골이 전북에서 넣은 골 중에서는 수원전 역전골과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전북에 남겨 놓고 갈 수 있는 건 하나였죠. 끝까지 최선을 다 해서 가치를 증명하는 것. 그래야 진짜 멋지게 떠날 수 있겠다 싶었어요.
Q. 여름 이후 이종호 선수 컨디션도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용하는 방식은 김신욱 선발, 그 다음 이동국 교체 투입, 그리고 마지막 카드는 에두와 이종호 중 에두에게로 많이 갔죠. 마지막 순간 그렇게 갈릴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A. 제가 성격이 좋아서 마냥 웃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어요. 축구는 단체스포츠고 선수에겐 팀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각급 대표팀 생활을 하며 배운 게 팀이 존재하면 모든 선수가 행복할 순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각자의 위치가 있죠. 제 포지션에 4명의 선수가 있으면 거기엔 가장 신뢰받는 팀의 에이스가 있고, 전술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선수도 있죠. 그리고 로테이션으로 들어가는 선수. 스타일은 다 다르지만 전북에서 제 역할은 1번은 아니었어요. 그 다음, 혹은 또 그 다음이지만 충실히 몸을 만들고 몇 분의 시간이 주어지든 제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전북이라는 팀의 감독이어도 정말 선수들에게 미안할 거예요.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차고 넘치는 데 매 경기 나가는 선수의 숫자는 한정돼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제 상황을 이해하게 됐고요. 물론 그 상황이 안타깝죠. 저도 더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선수니까요. 잘 준비하고 있는데 기회가 덜 주어지니까 감독님이 미운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미련한 짓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제게 주어지는 경기가 5경기 중 1경기라면, 불평 불만하다 그 1경기마저 놓칠 때는 10경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저를 보고 미안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그 1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준비했어요. 제가 프로다운 마인드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걸 보고 동료들이 ‘대충 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했어요. 기회가 왔을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버틴 그 과정도 성장이에요. 다행히 경기에 나서면 어느 정도 증명을 해서 제 경쟁력에 자신감을 유지했고요.
Q.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트레이드로 울산에 왔는데 그 이적에 자신의 의지가 얼마나 비중을 차지했나요? 어떤 선수들은 경쟁에서 밀리며 도태되는 데도 많은 연봉에 만족하며 남는 경우도 있는데.(감자수제비님)
A. 지금 K리그가 토종 공격수 부재잖아요. 상위권 팀들 대부분 최전방에 외국인 선수를 세우고, 그나마 검증된 선수 중 저, 신욱이 형, 동국이 형은 다 전북에 모여 있었죠. 처음 전남에서 전북으로의 이적을 택한 건 AFC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국가대표팀에 가고 싶어서였어요. 기다리면 제 차례가 올 거란 그런 생각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프로에 기다린다고 오는 차례라는 건 없어요. 전북 2년차에도 만일 제가 경기에 못 나가는 일이 벌어지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요. 선수는 어디서든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지금 저는 한창 경기를 뛰어야 할 나이거든요. 저를 원하는 다른 팀에 가서 제가 가진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적을 결심했죠.
최강희 감독님께 여전히 감사해요. 전남에서 전북으로 갈 때 이적료가 많이 발생했어요. 그리고 5년의 계약 기간이거든요. 감독님과 구단이 “내년에도 같이 가야 해. 남아”라고 하면 무조건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최강희 감독님은 솔직하게 서로가 윈-윈이 되는 트레이드라고 얘기해주셨어요. “내년에 같이 가도 좋지만 종호 네 선택을 존중한다”며 선택권을 열어주셨어요. 면담 때 늘 제게 미안해 하셨죠. “열손가락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지만 종호 너는 특별히 아픈 손가락이다”라고. 그래서 저를 살려주기 위해 보내주신 거 같아요.
트레이드라는 개념이 한국은 못해서 내쳐지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울산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전북이 필요 없는 선수를 보냈다고 80%는 생각할 거예요. 그건 선수들이 이겨낼 문제인 것 같아요. 전 이겨내고 증명할 거예요. 그리고 트레이드든 뭐든 이적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EPL을 좋아하는데 항상 이적이 활발하잖아요. 그 선수가 잠재력이 있어도 당장 팀에서 쓸 수 없다면 과감히 보내주고. 누가 오면 팬들은 기쁘고, 가면 슬프고. 이적시장이 활발해져야 리그 전체가 다양한 이야기로 활력이 도는 것 같아요.
Q. 1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전북 이적과 전남 잔류 중 뭘 택했을까요?(이호형님)
전 그래도 전북 이적을 택했을 거예요. 해외에서도 제의가 있었지만 그때 전북을 택한 이유는 확고해요. 챔피언스리그 출전과 우승이었죠. 어떤 조건을 갖고 있을 때 우승을 할 수 있는지, 전북이라는 팀 안으로 들어가 그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고요. 큰 팀에서 제가 얼마나 경쟁할 수 있을지, 성장할 수 있을지의 좋은 상상만 하고 갔어요. 얻은 게 많아요.
Q. 사실 1년 전에 전북과 함께 울산도 제안을 했었죠?
그래서 울산에게 감사했고, 이번에는 택할 수 밖에 없었어요. 진심으로 저를 원한다는 의사를 다양한 채널로 전달 받았어요. 전 행운아인 것 같아요. K리그를 대표하는 팀들로부터 잇달아 영입 제의를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제가 폼이 떨어진 상태에서 온다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자신감과 감각만큼은 그대로입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그걸 증명하고 제게 믿음을 준 구단과 팬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Q. 만 25세. 1~2년 뒤부터가 전성기를 맞을 나이입니다.
A. 그래서 이적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전북에 남았어도 한 시즌에 30경기 나가는 건 보장됐겠죠. 일각에서는 동국이 형이나 에두가 나이가 있으니까 1~2년만 버티면 네 차례가 올 거라고 했지만 거기엔 제가 동의할 수 없었어요. 고작 1경기에 따라서 확 바뀔 정도로 성장하는 나이에요. 제 노력에 따라 지금부터 최소 5년 간 전성기를 맞는 시간과 마주했죠. 그러면 제가 K리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달라지고, 목표로 한 은퇴 시점과 기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어요. K리그에서 오래 기억될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주전으로 꾸준히 나서서 활약해야 해요.
Q. 김도훈 감독은 이종호 선수의 눈빛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훈련 중 볼 돌리기에서조차도 지기 싫어할 정도니까요.
A. 제가 눈이 좀 매서워요. 외모로는 콤플렉스 아닌 콤플렉스인데, 제 승부욕이 그 눈을 통해 전달된다는 점에선 이득이죠.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남달랐죠. 프로에 오는 선수라면 모두 그걸 갖고 있지만 제 집중력, 볼에 대한 집념, 이기려는 승부욕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만큼은 저를 칭찬하고 싶어요. 김도훈 감독님께서 그렇게 좋게 표현해 주신다니 앞으로 훈련장에서든, 경기장에서든 눈빛을 더 쏴야 할 것 같습니다.
:: 훈련 중 남다른 승부욕을 보이는 이종호 선수
Q. 이종호 선수 올해 몇 골 예상합니까?(sdj8****님)
A. 공격포인트 20개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득점 비중은 70% 정도로 잡고 있고요. 제 위치에서 그 정도 몫을 해야 울산이라는 팀이 잡은 목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득점왕 경쟁에도 뛰어들고 싶어요. 외국인 선수들이 계속 득점왕을 하다가 신욱이 형, (정)조국이 형이 득점왕에 올랐는데 토종 공격수들이 경쟁력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울산에 와서 각급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이)기제 형을 만나 가장 먼저 친해졌어요. 기제 형이 저한테 어시스트 9개 정도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워낙 크로스가 좋은 형이라 도움을 많이 받을 거 같아요.
Q. 울산 팬들이 모두 이종호 선수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그걸 실감하나요?(아랑님)
A. 이 투표 결과가 그 증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감독님이 될 줄 알았거든요. 전남과 전북 소속으로 울산 원정을 오면 경기장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골이 터지면 선수들과 함께 교감하는 팬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경기 끝나고 버스를 타러 갈 때 팬들 사이를 통과하는데 앞으로는 제 소속팀이니까 오랜 시간 그분들을 위해 있고 싶어요. 멋진 경기장으로 전보다 더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와 선수들이 힘이 나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Q. 이종호 선수 종아리 허벅지가 장난이 아니십니다. 자신만의 운동 비결이 있나요. 아니면 타고난 겁니까용? 경기장서 볼 때마다 경이롭습니다. (피파온라인님)
A. 이건 타고난 거예요. 부모님이 제게 물려주신 선물이죠. 사실 옷을 사러 갈 때면 불만이에요. 너무 태가 안 나고 짧아 보이거든요. 하지만 축구 선수로서는 누구보다 순간적인 힘을 폭발시키는 소중한 자산이고요. 부모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Q. 울산 팬으로서 어떤 골 세리머니를 보여줄 지도 기대됩니다. 전북전에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할 건가요?(임명자님)
A. 저는 축구 선수에게 골 세리머니는 자신을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라고 생각해요. 프로로서의 의미고요. 그래서 항상 표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리즈만 세리머니 같은 경우도 그냥 따라하기보다는 저만의 것으로 해석하려고 했고요. 울산에서 첫 골을 넣으면 뭐가 나올지 저도 기대되네요. 전북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음, 전남에서 전북으로 이적하고 전 소속팀과 경기를 치를 때 제 기준은 홈에서는 세리머니를 하고 원정에서는 자제하자는 거였어요. 이번에도 같은 기준이 될 거 같아요.
Q. 광양 루니, 봉동 루니가 별명이었는데 이번에는 울산 루니가 되는 건가요?
A. 루니는 여전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예요. 직접 만난 적도 있어요. 2007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국에 와서 친선전을 가졌을 때였는데요. 중학교 3학년이었네요. 그 당시 각급 대표팀에서 나이키의 토탈이라는 축구화를 지급 받았는데 그 모델도 루니였어요. 경기장에서 루니를 만나 사인을 받은 그 축구화는 지금 집에 있는데 가장 소중한 보물이죠. 어린 시절에는 그런 별명이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저도 루니와 같은 선수보다는 이종호 그 자체로서 많은 분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어야 할 거 같아요. 이번 울산 이적을 기점으로 제 정체성을 확실히 할 새로운 별명을 갖고 싶어요. 울산 팬들이 지어주셨으면 좋겠네요.
Q. 2015년 동아시안컵 이후 가지 못하고 있는 국가대표에도 도전해야죠?
A. 중요한 목표죠. 마음 속에 항상 있어요. 하지만 대표팀은 제가 갈 수 있다고 가는 곳이 아니에요. 제가 서 있는 위치에서 갈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해야죠. 전북으로 이적할 때 생각했던 중요한 도전이었어요. 이번에도 제게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을 위해 울산에서 도전할 겁니다. 그걸 위해 울산에서 먼저 달성해야 할 것이 있죠.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의 최소의 목표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와 함께 우승에 도전해 명가 울산을 확인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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